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와 관련된 운영 이슈로 유저들이 소송을 시작한 이후, 카카오게임즈가 드디어 개선 작업의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 모양새다.

유저 간담회 당시 가장 중요한 안건이었던 ‘키타산 블랙: 다가오는 열기에 떠밀려(이하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의 픽업 조기 종료에 대해 당시 보유한 뽑기 포인트를 전액 재지급하고, 해당 픽업을 일시적으로 재개방(복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 유저들 사이에서 ‘소가 다 도망가니 이제야 외양간을 고친다’는 표현과 함께 어느정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우마무스메 운영 개선 TF장)은 27일 공지를 통해 “간담회 이후의 후속 진행 사항들 중 소위 키타산 블랙 픽업 관련 방안이 우선 마련되어, 별도의 공지를 통해 상세 방안을 안내해 드린다”고 밝혔다.

공지는 곧바로 올라왔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진행된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와 ‘사토노 다이아몬드: 그 뒷모습을 넘어서’의 서포트 카드 픽업과 함께 해당 기간 함께 진행되었던 ‘토카이 테이오: 비욘드 더 호라이즌 ’· ‘메지로 맥퀸: 엔드 오브 스카이’를 함께 복각할 예정이다. 

복각 예정 일자는 오는 10월 11일 정기 점검이 끝나고 서버가 열린 직후부터 12일 오전 11시 59분까지다. 여기에 이전 픽업에서 보유했던 교환 Pt(이하 마일리지) 역시 그대로 복원되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해당 픽업기간이 끝난 이후 지급되었던 교환 재화였던 클로버 역시 차감되지 않는다.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 픽업의 조기 종료 문제가 간담회 당시 핵심 안건이었던 이유는 해당 카드가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였기 때문이다. 해당 카드는 지난 7월 픽업 시간이 시작된 직후 일매출 150억원을 달성하면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던 리니지M 시리즈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해당 픽업은 고지된 시간보다 일찍 점검을 시작하면서 미처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못한 유저들이 피해를 입었다. 해당 문제는 유저 간담회에서도 유저대표단이 필수적으로 짚었던 사항으로,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의 특성상 픽업 기간중 쌓아올린 마일리지를 사용해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를 한장이라도 더 뽑아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마일리지가 클로버로 전환될 경우 사용가치가 전무했기 때문에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이 절실했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 측은 간담회에서 해당 문제와 함께 키타산 픽업 전후로 지급되었어야 할 재화에 대해 제대로 지급을 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답변이나 문제 해결을 제대로 약속하지 못하고,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 픽업의 조기 종료로 피해를 본 유저들에게 ‘피해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라는 발언을 하게 되면서 유저들이 소송에 나서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김 본부장은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나머지 사항에 대해 “사투리 건이나 파카라이브TV 컨셉 같은, 추가 협의에 좀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구체적인 안을 협의한 이후에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을 포함한 간담회 사항들은 목록들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협의하여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안내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 본부장은 “저희가 비록 문화와 언어가 다른 두 나라의 회사가 협업하기에 더디고, 게임 유저들의 문화도 달라서 유저들에 대한 이해도 다를 수 있으나 최고의 우마무스메 IP에 부끄럽지 않도록 지적해주신 부족한 부분들과 더 나아가서는 저희가 더 잘해볼 수 있는 것들까지 먼저 챙겨서 우마무스메 IP에 걸맞은 서비스와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 더 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의 해당 조치를 확인한 유저 대표단 중 마차 시위를 이끌었던 일부는 카카오게임즈가 이제는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다고 여기고, 해산을 공식 선언했다. 

시위담당 유저 대표 유니짱즈는 27일 저녁 우마무스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통해 “저희가 지금까지 유저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마차시위부터 간담회, 소송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있었기에, 비로소 카카오게임즈의 개선의 여지가 보이기 시작하는 답변이 왔다 생각한다”면서 “모든 유저들의 정상화에 대한 만족도와 지향점은 다르겠지만 간담회가 끝나고 소송이 진행된 시점에서 정상화에 대한 판단은 이제 총대진(유저 대표단)이 아닌 게임 소비자분들이 하여야한다 생각하여 시위쪽 유저 대표 측은 이제 해산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유니짱즈는 “많은 분들의 지지 덕분에 마차시위에 이은 간담회까지 모두 다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 “자율협의체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작 중요했던 갤러리 이슈에 대한 처리를 진행하지 않아 주말에도 많은 분들이 실망스러우셨으리라 생각한다. 책임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드렸어야했고, 신속한 대응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함으로써 많은 불편을 끼쳐드렸다”고 그동안의 역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니짱즈는 앞으로 갤러리 관리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으로, 그동안 도움을 주시고 관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송 담당 유저 대표단은 그대로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서울중앙법원을 통해 201명의 소송장을 우선 제출했으며, 소송을 원하는 나머지 유저들에 대한 부분도 피해액이 산정되는 대로 소송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소송을 위임받은 LKB파트너스 변호인단 측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은 카카오게임즈의 귀책 사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이다”면서 “게임에 대한 계약을 맺은 주체는 카카오게임즈와 유저로, 카카오게임즈가 불완전하게 계약을 이행해 손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해당 공지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진작에 했으면 사태가 악화될 일이 없었다는 반응이다. 일부 유저들은 만화를 만들거나 글을 통해 “소들이 다 떠났는데 이제야 외양간을 고친다”고 지적했으며, “솔직히 아직도 못믿겠다”면서 카카오게임즈의 태도 변화를 산하 개발사인 라이언하트 상장 등 여러 요인을 들어 의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시위담당 유저 대표들이 너무 성급하게 해산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은 카카오게임즈가 신뢰를 찾으려면 최고 6개월 이상은 노력해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유저는 지난해 비슷한 운영문제로 트럭 시위를 맞이했던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가 최근에는 좋은 운영로 커피 트럭을 선물받은 것을 예시로 들며, “열심히 한눈 안팔고 노력하면 넷마블처럼 커피트럭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벌여놓은 것들이 있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우마무스메 등 게임 업계의 운영 이슈에 대해 국회에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들여다보고,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5일 열릴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은 증인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대신 해당 이슈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뤄온 대형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가 참고인 자격으로 참여해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에 대해 문체위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한편 증인 출석 명단에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거론되었으나 여당의 반발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