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했던 게임 중 최악의 사례로 기억되는 음양사. 2016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현재 중국과 일본 등에서 여전히 상위권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서버에서는 잘못된 운영으로 유저들이 이탈하면서 지난 2020년 서비스가 종료됐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했던 게임 중 최악의 사례로 기억되는 음양사. 2016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현재 중국과 일본 등에서 여전히 상위권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서버에서는 잘못된 운영으로 유저들이 이탈하면서 지난 2020년 서비스가 종료됐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오딘과 함께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되었던 우마무스메가 잘못된 운영 행각과 유저들의 성토에 대한 대처로 인해 비난을 받고 있다. 출시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우마무스메로서는 최대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는 소통 부족과 성의 없던 공지, 마땅히 배포되어야했던 무료 재화의 미지급 등이 꼽히지만, 사실 유저들 사이에서는 해당 원인을 아우르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그 궁금증이란 “왜 외산 게임을 들여왔으면서 원래 서버만큼 서비스를 못하냐”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운영을 잘하라’는 것이 아닌 ‘적어도 똑같이 따라는 가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번 사건의 모든 원인을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힘들지만, 직접적인 트리거가 되었던 이벤트 공지 시점 등의 정보 공개에 대해 살펴보자. 일단 외산 게임의 국내 서비스의 특징으로는 원래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던 국가와의 어느 정도 시간의 격차가 있는 대신, 내용물이 동일하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이 나름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열정적인 게이머들, 소위 ‘선발대’·‘할배’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일부 게이머들이다. 이들은 타국의 게임이 자국에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재미만 있다면 자체적인 연구와 분석을 거듭해 어떻게든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이다. 당연하게도 이들이 해당 게임의 이슈가 무엇이며, 해당 게임이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 자연스럽게 접하고 이를 게임 플레이에 활용한다. 

게이머가 찾는 정보는 대개 어떤 게임이 재미가 있고,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며, 콘텐츠를 공략할 때 유의해야 되는 점 등 여러가지다. 네트워크가 발달한 현 시대에서 작정하면 찾지 못하는 정보는 없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고단하다는 점은 그러한 정보를 찾기 꺼리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게이머들은 열정으로 가득찼기 때문에 기꺼이 그런 피로함을 감수한다. 

이들이 만들고 정리해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면 일반 사람들로서는 ‘게임하는데 이렇게까지 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놀랄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는 후에 외산게임의 국내 출시가 확정되었을 때 다른 유저들에게 공략이라는 중요한 자산으로서 기능한다. 연구와 분석을 하던 게이머들은 이 재미를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튜브와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올린 공략을 보면서 나머지 유저들은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지 게임 플랜을 짜게 되고, 이는 곧 얼마의 돈을 써야 되는지 계산하게 된다. 즉, 단순히 픽업 뽑기 정보만 있을 때에는 돈쓰기를 주저할 수 있지만, 이러한 공략을 통해 언제·어디에·어떤 아이템에 돈을 질러야 하는지 알게 되기 때문에 기꺼이 이를 위한 돈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적인 게이머들조차도 모르는 것이 있다. 바로 국내 서비스를 진행할 때의 콘텐츠 업데이트 일정이다. 우마무스메의 경우 카카오게임즈만이 일정을 알고 있는데,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면 공략을 가지고 있어도 대비하는 것 자체가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콘텐츠 자체가 기간이 설정되어 있는 게임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절대적인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서버를 운영하던 우마무스메의 개발사 사이게임즈는 중요한 콘텐츠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2주에서 3주라는 상당히 앞선 시기에 일정 공지를 해왔었다. 이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나 블루 아카이브, 명일방주와 같이 한정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가 큰 영역을 차지하는 서브컬쳐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로스트아크나 던전앤파이터같은 PC온라인 게임에서도 로드맵의 형식으로 중요 콘텐츠를 공지해 유저들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즉 카카오게임즈의 이벤트 공지 시점 문제는 유저들을 위한 기본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소리이며, 이러한 행태는 이미 일본 서버의 운영과 일정이 알려진 상황의 유저들에게 당연히 비교당할 수 밖에 없다. 추가적으로 기간한정 PVP(Player vs Player) 콘텐츠이자 최중요 콘텐츠인 ‘챔피언스 미팅’ 관련 공지는 기본적인 정보도 적혀있지 않아 더욱 성의없게 느껴지고, 유저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다수의 인기 외산 서브컬쳐 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한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교도 당연히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과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는 카카오게임즈가 운영으로 ‘갓카오(GOD-KAO)’라는 칭송을 받았기 때문에 ‘우마무스메는 왜 이러냐’는 소리를 듣고 있으며, 더 이전에 서비스했던 ‘음양사’의 경우에는 ‘음양사 운영도 이랬구나. 지금도 똑같네’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작 게임이었던 음양사는 2017년 출시 당시 우마무스메처럼 기대를 받았음에도 운영으로 인한 문제로 인해  3년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는 점에서 더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다.

현재 유저 일각에서는 ‘운영진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은 억측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떠돈다는 것에서부터 유저들이 얼마나 카카오게임즈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언론을 통해 조금씩 답변할 뿐, 사과문과 챔피언스 미팅 공지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가디언테일즈 유저들이 트럭시위를 보냈을 때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해당 시위에 대한 소식은 조용히 묻혔고, 이후 올해 상반기에서야 간담회를 통해 조용히 해결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마무스메 팬덤과 유저들, 파급력의 크기는 가디언테일즈 때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여러 국내 게임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일본 우마무스메 유저들에게까지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로서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서비스하던 넷마블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지난해 한바탕 곤욕을 치뤘던 넷마블은 혼이 나더라도 유저와의 대화에 나서 산적한 문제들을 제대로 마주봤고, 결국 게임 정상화는 물론이고 유저들을 되돌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타입문이라는 20년 이상의 거대한 팬덤과 인내심이 강한 팬들 덕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마무스메도 2016년 PV(프로모션 비디오)가 처음 등장한 이후 형성된 거대 팬덤이며, 2021년 게임 출시까지 오랫동안 인내해왔던 팬들이 많다. 그렇다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른 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선택에 따라 우마무스메가 중요한 기로에 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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