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화재 발생 비율, 내연기관 차가 전기차보다 높아
85% 충전 권유…신고시 ‘전기차 화재’라 미리 언급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8063만 대이며, 이중 전기차는 802만 대가 팔렸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유럽연합은 2035년부터 휘발유∙디젤 등 내연 기관 신차 판매 금지를 의결했다. 우리나라도 2023년부터 내연기관 차 판매 금지에 대한 결의안이 국회에에서 제안됐다.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기차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현재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어떨까? 전기차와 관련해 연비∙성능∙충전∙가격 등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화두는 ‘화재’다. 전기차 이슈는 화재와 관련된 것이 많으며, 늘어나는 판매량만큼 화재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전기차=화재 위험’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화재발생 건수 [표=소방청]
화재발생 건수 [표=소방청]

대개 내연기관 차를 타면서 화재 위험을 걱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소방청 통계를 따르면 1만대 당 화재건 수는 내연기관 차량이 1.84대, 전기차가 1.12대다. 내연기관 차의 화재 발생 비율이 더 높다. 물론, 화재에 대한 규모나 강렬함은 전기차가 크다. 마치 비행기 사고도 사고 빈도는 적지만, 발생하게 된다면 그 피해 규모는 큰 것과 동일하다. 

전기차 화재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배터리 결함이다. 현재 전기차는 액체 상태인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구조적으로 양극과 음극이 분리막으로 나눠져 있다. 이 분리막에 손상이 생긴 경우, 두 극이 만나 전류를 생성되고 과부하가 발생하면 화재로 이어진다. 두 번째 원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손상이다. 전기차에 물리적 충격이 가해진 경우, 분리막이 손상될 수 있으며 그 후는 위 언급과 같다.

최근 3년간 전기차 화재 발생 장소 현황 [표=소방청]
최근 3년간 전기차 화재 발생 장소 현황 [표=소방청]

하나의 배터리에서라도 불이 붙으면, 주변 배터리로 연쇄 화재가 발생해 열폭주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때 내부 온도는 800도 이상 치솟으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진다.

모든 사고가 그렇듯,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전기차 화재는 여타 화재와는 다른 방법으로 진화해야 한다. 배터리에서 연소가 시작되는데,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팩으로 감싸져 있다. 배터리팩은 외부 충격이나 수분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에, 소화기나 수분 펌프로 진화할 수 없다. 배터리 전체를 물속에 담가 산소를 차단해 진압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이를 위해 이동식 수조가 개발되어 활용 중이다.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직접 진화하려 하지 말고 차량에서 내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그리고 신고할 때, 전기차 화재라는 것 미리 고지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화재 예방 측면에서는 100% 충전보다는 가급적 85% 정도만 충전, 급속 충전보다는 완속 충전이 효과적이다.

사고는 언제나 불시에 찾아온다. 전기차가 상용화되는 단계에 화재 위험이라는 주홍 글씨가 세겨졌다. 실제 화재 발생빈도는 내연기관 차보다도 낮았고, 지금까지는 화재에 대한 정확한 대처법이 몰라서 사고를 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전기차 화재 진압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화재를 미리 예방하고, 사고 발생시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전기차의 리스크는 줄고 장점은 더욱 크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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