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망 사용료는 국내 사보다 39% 저렴
인원 감축 등 드러난 경영난…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영향

[김성지의 지그재그]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한다는 트위치… 과연? [사진=트위치]
[김성지의 지그재그]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한다는 트위치… 과연? [사진=트위치]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아마존닷컴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한국에서 철수한다.

트위치는 지난 5일 한국 트위치 블로그를 통해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 사업을 종료한다고 알리며, 다른 나라보다 10배가량 높은 망 사용료로 인해 운영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CEO는 “한국에서 트위치 운영 비용은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라며 “그동안 한국에서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며 노력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이미 트위치는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최대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조정했고, 이후 12월 다시보기 서비스를 종료하며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7일 후, 한국 트위치 시청자는 더 이상 트위치의 유료상품을 구매할 수 없고, 스트리머들은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트위치의 한국 사업 종료 원인은 딴 곳에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선 망 사용료와 관련해서는 트위치와 통신사 간 기밀유지 협약이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며, 구체적으로 공개된 자료가 없다.

김성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위치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 비해 39% 낮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 사용료는 비단 트위치만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내 플랫폼에 비해선 부담이 적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김성지의 지그재그]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한다는 트위치… 과연? [사진=스토리셋]
[김성지의 지그재그] ‘망 사용료’ 때문에 철수한다는 트위치… 과연? [사진=스토리셋]

다른 상황을 살펴보면, 트위치는 2022년 스트리머와 플랫폼의 수익 배분 기준으로 갈등을  빚으며 스트리머와 사용자가 대거 이탈했다. 또한 올해 지난 3월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고 400명 가량의 직원을 해고하며 인력을 감축했다.

워커 제이콥스 트위치 CRO는 “CEO교체·대규모 인력 해고·광고시장 변동 등 트위치에게 2023년은 매우 힘든 시기였다”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경영 악화와 운영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내년 초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에서 네이버가 가진 영향력을 감안하면 기존 플랫폼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 자명하다. 

우리가 아는 격언 중에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라는 말이 있다. 트위치에서 아직 자세한 설명을 하지도 않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트위치가 단지 망 사용료 때문에 한국 사업을 종료한다는 것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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