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2580억원 투자 …울산 온산산업단지 내 2026년 완공 예정
윤석열 대통령 “S-OIL과 울산시의 새로운 도약, 강력 지지 및 응원”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엔씨·롯데건설, 시설·설비 건설 참여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의 첫삽을 뜨고 있다. [사진=S-OIL]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S-OIL(이하 에쓰오일)이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인 샤힌(Shaheen∙아랍어 ‘매’)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투자액만 무려 9조 2580억원으로 석유화학산업과 탄소중립 정책, 그리고 제조업에 새로운 변화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울산공장에서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두겸 울산시장,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를 비롯해 정부와 지자체, 건설업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에쓰오일 역사의 새 장을 여는 출발을 축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공식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때 양국의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고, 특히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의 경제협력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하고 투자 계약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성과인 샤힌 프로젝트의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에쓰오일과 울산시의 새로운 도약을 강력히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도 “지금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 최적기라는 믿음으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면서 “우리의 이해관계자들과 훌륭한 임직원들의 지원을 통해 또 다른 신규 투자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후세인 CEO는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우리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 성장을 이끌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다”고 덧붙혔다.

후세인 알 카타니 S-OIL CEO [사진=S-OIL]
발언하고 있는 후세인 알 카타니 S-OIL CEO [사진=S-OIL]

샤힌 프로젝트는 광범위한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에쓰오일의 야심 찬 계획으로,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공사를 진행해 2026년 6월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지난 2018년에 4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완공한 1단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포함하면 14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루어진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되는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이다.

특히 본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인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완공 후 생산 가능한 기초유분은 연간 에틸렌 180만톤과 프로필렌 75만톤으로, 이를 통해 연간 120만톤의 HDPE·LLDPE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될 시 자사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 비중이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되어 연료유 중심의 정유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샤힌 프로젝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지원하는 최신 기술들이 적용된다. 스팀크래커가 폐열(스팀)을 재활용해서 정유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그 예다. 여기에 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TC2C’는 단순화된 공정과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통해 탄소 배출 저감에 도움을 주게 되는데, 에쓰오일은 이 기술의 세계 최초 상업화를 통해 원유와 저부가가치 중유제품들을 스팀크래커의 원료로 전환할 예정이다.

샤힌프로젝트 기공식 기념사진 [사진=현대건설]

이번 샤힌 프로젝트는 경제적 파급효과로 울산지역을 넘어 국내 제조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건설 과정에서 하루 최대 1만 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동 이후에도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3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울산지역 에틸렌 생산능력 2배 이상 확대하고, 인근 올레핀 하류시설 산업체에 모노머 제품을 배관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각 시설의 건설에는 프로젝트 주간사인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가 함께 공사를 수행한다. 이들 건설사는 지난달 22일 발주처 및 참여 컨소시엄사 간 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이 중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는 스팀 크래커 및 TC2C 설비를 건설하는 ‘패키지1’을 수행한다. 이들은 아람코의 독보적 기술이 도입된 TC2C와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 설비 건설을 공동 수행함으로써 K건설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이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천연가스 산업분야 품질경영시스템 ‘ISO·TS 29001’ 국제규격 인증을 취득하고 아람코가 발주해온 석유 및 가스 플랜트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카란 가스처리시설, 마잔 오일처리시설 등을 건설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2021년 현대건설과 함께 아람코가 발주한 2조원 규모의 자프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주간사로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사우디 얀부 정유공장, 오만 소하르 정유공장 개선 사업 등을 수행한 경험과 함께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에 앞서 진행한 5조원 규모의 울산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과 사업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에쓰오일 울산 공장의 잔사유고도화시설과 올레핀 하류시설 건설 공사를 주도해 2018년 성공적으로 상업가동을 이뤄낸 점과 건설 과정에서 모듈제작 방식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설계 및 시공 기술을 도입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수행은 석유화학과 가스플랜트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우수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면서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도 “세계 곳곳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사업능력을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증명할 것이다”면서 “DL이앤씨의 EPC 수행 역량을 집중해 세계 최초로 TC2C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준공한 울산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준공한 울산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DL이앤씨]

‘패키지2’는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생산설비 및 자동화 창고 등을 설치하는 작업으로, 롯데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진행할 예정이며, ‘패키지3’는 LPG·에틸렌·프로필렌 등 원료와 제품 저장 탱크로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시공한다. 

롯데건설은  플랜트 사업에서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총 사업비 24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를 수주해 총 사업비 39억 불 규모로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찔레곤 지역 약 110만㎡ 부지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패키지2에서 에틸렌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제품 생산 설비에 더해 기존 에쓰오일 공장 및 신규 공장 연결에 필요한 관로 설비와 자동화창고를 건설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설치되는 자동화창고는 국내 최대 규모로, 출하품 보관 용량을 증설함과 동시에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재고 관리와 다품종 출하 등 작업 효율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패키지3인 저장 탱크 설비는 총 21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시공사로 참여한 만큼 모든 역량을 발휘하여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준공한 여수 화공플랜트 단지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준공한 여수 화공플랜트 단지 [사진=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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