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진행되려던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간담회가 불발되면서 게임위가 결국 오프라인 간담회로 1월 중 진행하는 모양새다. 게임위에서는 이러한 오프라인 간담회를 올해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이나, 유저들은 도대체 누가 참여하는 것인지 어떤 이야기가 나올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간담회 진행은 1월 중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울역 인근에서 ‘게임 이용자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장소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시간과 장소는 이전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참석자들의 응답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게임위는 “최대한 많은 이용자분들의 참석과 의견 반영을 위해 간담회 개최 시간 및 장소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면서 “그 결과 가장 많은 이용자분들이 선호한 시간은 ‘평일 오후’, 장소는 ‘서울’로 나타남에 따라 개최일자와 장소를 아래와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게임위가 함께 고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시의 경우 평일오후(46.3%)·주말오후(41.5%)·평일저녁(39%)·주말오전(36.6%)·평일오전(34.1%)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장소는 서울(61%)·부산(19.5%)·대구(4.9%)·인천 등 기타(22%)로 고지됐다. 

유저들의 의문 ‘도대체 누가 참여하나?’

이번 게임위 간담회의 참석 신청 기간은 오는 5일 17시 59분까지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와 루리웹·인벤·아카라이브 등 종합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도대체 ‘누가 참가하나?’라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해 12월 간담회와 관련해 게이머들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유저들이 스스로 거부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게임위는 각 커뮤니티 사이트의 운영진에게 유저 대표를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보냈으나, 이마저도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극구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또한 게임 크리에이터(유튜버·트위치 스트리머·아프리카BJ)들도 게임위의 초청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머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게임위가 그동안 일으킨 이슈들 때문이다. 게임위는 지난해 하반기 블루아카이브 등 여러 모바일게임들의 직권재분류 논란을 시작으로, 과거에 진행했던 사업들에 대한 비위 논란과 국정감사 및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 등으로 게이머들의 불신을 폭발시켜왔다.

특히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에서 게임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신청하고 서명을 국회 앞에서 진행한다는 소식을 알리자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5489명이 서명을 하기위해 몰려들 정도였다. 이에 따라 현재 감사원에서는 게임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저들 사이에서는 ‘간담회보다 나중에 감사 결과를 보면 된다’는 반응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유저들 사이에서는 “모바일·온라인 게임과 관련이 없는 엉뚱한 사람들이 가는 것이 아니냐”·“게임위가 아르바이트생 써서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냐”·“혹시 아케이드 업자들이 게이머를 빙자하고 신청넣은 것이냐” 등 참여자들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위가 다시 자체 모집을 진행한다는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 게이머는 소비자경제신문에 이번 일에 대한 의문을 제보하면서 “게임위는 과거 언론을 통해 평일 오후에 진행한다는 점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준 것과 자체모집이 공정성에서 어긋난 방법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평일 오후에, 그리고 자체모집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게임위 홈페이지에서는 구체적인 진행방식에 대해서도 공지되어 있지 않아,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참가신청이나 설문을 구글 설문조사로 진행한 것에 대해 “사람 1명이 계속 신청 넣을수 있는 등 조작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데 왜 쓰는 것이냐”는 비판 역시 나오고 있다. 

의문에 답한 게임위

게임위 관계자는 3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러한 유저들의 의문에 답했다. 현재 사전 설문조사에서 간담회에 참여하기로 밝힌 인원은 약 40여 명 정도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 개최에 대해 “올해부터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이 첫번째 간담회라고 보면 된다. 앞으로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면서 “게이머들을 최대한 배려해 진행을 하려고 하는데, 참여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찾아가는 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호남권과 영남권 등 권역별로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진행방식에 대해 “공개·비공개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참여를 희망한 게이머들(이하 참석자)이 먼저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추가로 ‘게임위 쪽에서 사회를 진행하면 안된다’ 말하고 있는 상황이며, 공개적인 영상 송출이나 취재 역시 곤란하다고 말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어떤 의견이 나오고 있냐면 간담회 당일 참석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오픈을 해도 되느냐’고 허락을 구하게 된다면 공개하려고 한다”면서 “아무래도 간담회 참석자들이 신상 노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간담회 형식이 질의응답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계자는 “이번에도 사전조사나 기자간담회때 뭘 할지도 안 알려주었다고 컴플레인 하신 분들이 계셨는데 간담회 참석자들의 의견과 질문이 있을 것이고, 저희가 거기에 대해서 답변을 해야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정할 수가 없었다. 저번 기자간담회처럼 짧은 PPT 자료 발표이후 전부 질의응답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 대한 게이머들의 양해도 구했다.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게이머들 입장, 특히 참석자들 입장에서 진행된다. 지난번 외부 협조를 통한 간담회 진행도 잘 안됐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올린 것인데, 이렇게 오시는 분들은 정말 어렵게 오시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 분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시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전했다. 

공정성에서 어긋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위가 다시 자체 모집을 진행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아직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 우리는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고 간담회에 나오게 되는 게이머들이 주인공인데 우리가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면서 “그래서 이번 간담회도 참석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임의대로 해버린다면 그 분들이 안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입장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참석자들이 게이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유저들의 의문에는 “참석자들에게 어떤 게임을 하는지 조사할 것이다”면서 “사실 참가 신청시 작성하게 되는 설문조사에는 어떤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넣을 수가 없었다. 특정 게임 유저만을 모신다, 아니면 특정 플랫폼만을 모신다는 식으로 편협하다고 비춰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간담회 참석자들이 게이머라는 전제 하에 참가신청 설문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게이머들이 하반기에 있었던 이슈에 대해 소통이 안된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이다”면서 “게이머들이 또 간담회를 통해 실망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제일 두렵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오해를 풀고 이용자들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고 호소했다. 

누리꾼의 공분을 산 출산 비하 글

지난 1일 블라인드에는 게임위 소속이라고 기재된 한 이용자가 출산을 비하 하는 글을 작성했다. [사진=블라인드]
지난 1일 블라인드에는 게임위 소속이라고 기재된 한 이용자가 출산을 비하 하는 글을 작성했다. [사진=블라인드]

한편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게임위 소속이라고 기재된 한 이용자가 쓴 글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이용자는 “여성이 노산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중증 자폐증 환자 1명이 사회에서 -5명의 역할이라는데 말이다”는 글을 작성했다.

또 해당 글 작성자는 반박·항의하는 이들에게 “난 내 세대부터 큰일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면서 “사회적 관점말고 난 여성들이 어떤 생각으로 노산을 불사하면서 애를 낳고 싶은지 알고 싶을 뿐이다. 사회적 책임? 국가를 위한 애국애족의 마음? 글쎄, 한탕주의가 팽배한 현 대한민국이라 저출산 30년 세월 해결 못한 나라인데? 나라가 망하더라도 잘 망하자라는 게 내 취지다”고 조롱했다. 이내 해당 글 작성자는 “나한테 따져봤자 어쩌겠냐. 의견은 민원으로 신청해달라”면서 면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글은 그대로 다른 커뮤니티로 전파됐다. 누리꾼들은 “공공기관 소속 직원으로서 하지 말하야 하는 말을 수차례하여 인간의 도리를 저버렸다”면서 분노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마도 퇴사한 인원이 한 것 같다. 최근 퇴사한 직원들이 있었고, 수시로 퇴사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다. 이 때문에 여기를 거쳐간 직원이 그런 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지난번 모 전 위원장의 유튜브 방송 건도 그렇고, 이번 블라인드 건도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말 게이머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심의 등 각종 제도 개선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