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의 비위 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천명의 게이머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모였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29일 오후 12시 20분부터 국회 제 1정문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비위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민감사청구 서명을 받았다. 해당 서명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30억~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게임 등급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고,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오던 게임물의 등급 심의 과정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감사청구는 약 300명의 인원이 있다면 진행될 수 있지만, 이날 현장에는 오후 7시까지 무려 5489명이 서명에 나섰으며, 긴 대기줄이 2열 종대로 국회 외부를 넘어 국회 내부까지 이어졌다. 또 미처 서명하지 못했더라도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주변을 지나가던 타 의원실 관계자와 일반인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헌 의원실 측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 못했던 것인지, 처음에는 작은 테이블 하나만을 마련했으나 쏟아지는 서명 동참에 급하게 추가 책상과 서명 참여지를 계속 가지고 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서명을 마치거나 현장을 지켜보던 일부 참가자는 자원봉사를 자처하면서 참가자들에게 긴 기다림에 지치지 말라고 주변 편의점과 마트에서 생수를 나누어주는 한편, 쓰레기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깨끗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서명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정리를 도왔다.  

5489명의 서명은 31일 감사원으로 전달됐다.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
5489명의 서명은 31일 감사원으로 전달됐다. [사진=이상헌 의원 페이스북]

이상헌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국회 앞을 찾아주신 게임 이용자분들의 열기가 정말 뜨거웠다”면서 “5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음에도 사소한 잡음 하나,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은 게임 이용자들의 시민의식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접수된 감사청구는 31일 감사원에 전달됐으며,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최종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상헌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개시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점쳤다. 국민감사는 시작전 실제 서명에 참여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개시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종결될 예정이다. 

다만 이상헌 의원은 “초고수도 ‘매우 쉬움’ 단계에서 공략에 실패할 때가 있듯이,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유로 진행이 막힐 수 있다. 꾸준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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