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채권에 투자했을 경우에 채권가격도 주식처럼 시장상황에 따라서 등락을 하므로 채권투자에서 매각이익이나 매각손실을 낼 수 있다. 채권투자는 일반적으로 안정성이 높다고 한다. 채권매입일 부터 만기일까지 보유기간 동안 채권가격은 등락하지만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와 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을 매입해서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채권 매입일자에 얻었던 수익률을 만기까지 확보하는 수익률을 만기수익률(YTM; Yield to Maturity)이라고 한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만기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채권발행자의 채무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겨서 만기일에 채권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 만기수익률을 얻을 수 없다.

채권을 투자할 때는 채권가격 등락을 전망하는 것 보다 발행자의 채무상환능력을 검토하는 것이 가격등락 예측 보다 더 중요하며, 채권발행자 신용도를 분석하는 신용분석(Credit Analysis)이 투자에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투자자들이 발행자의 신용분석을 스스로 실시해서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분석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므로 채권발행자는 일반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채권신용등급을 평가받아서 공시하는 발행제도를 두고 있다.

주식은 주식회사만 발행하지만, 채권은 국가 및 지방정부·정부투자기관·금융기관·회사 등 발행처가 다양하므로 시장규모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더 크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21년말 2203조 원 ▲2022년말 1767조 원 ▲2023년 9월말 1947조 원이고, 채권시장 상장잔액은 ▲2021년말 2230조 원 ▲2022년말 2351조 원 ▲2023년 9월말 2484조 원이다.

채권의 종류는 발행처에 따라 구분하는 데,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은 국채,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은 지방채, 정부투자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은 특수채,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은 금융채,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은 회사채이다. 채권투자는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신용분석기법에 숙달되지 않은 일반투자자는 어떤 종류의 채권을 사야할지가 어려워서 채권 매입이 주식처럼 활발하지 않으며, 수익률은 높지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는 매입을 꺼리고 리스크는 낮지만 금리가 낮은 국공채를 매입하게 된다.

일반채권 매입의 어려움을 극복해 줄 수 있는 투자대상이 채권 ETF이다. 채권 ETF는 주식처럼 매매하므로 채권가격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만 예측해서 매입 또는 매도하면 된다.

채권이 발행된 이후 채권가격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변화한다. 이론적인 채권가격은 채권매입 후 받게 되는 경과이자와 만기수령 원금을 시장금리로 할인해서 산출하므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올라간다. 따라서 채권은 시장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을 때 매입하는 것이 좋다. 채권매입 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을 매각해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채권을 중도에 매각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한 경우에는 고금리에 매입한 채권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채권 ETF는 가격이 상승해야 매각이익을 획득할 수 있으므로 일반채권과 동일하게 금리가 높은 시점에 매입해야 한다. 최근에는 유가상승 및 국제정치 불안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시장금리의 벤치마크로 불리는 10년 만기 미국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10월 4일 4.80%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준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더 뒤로 밀리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Fed)가 2024년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을 4.6%에서 5.1%로 올리면서 금리 상승에 불을 붙였다. 빠른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시장과 달리 Fed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만기가 긴 국채보유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높은 물가상승 압박에 Fed 인사들이 한꺼번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2.972%로 2011년 유럽재정위기 발생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미국국채 금리를 따라 오르고 있다. 국내 채권금리 기준물인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4%를 돌파하여 10월 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1%, 10년물 금리는 4.35%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김선제 교수]
[자료=김선제 교수]

한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ETF 종류는 국내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국고채 10년 ▲국고채 30년 액티브 ▲CD 금리투자 ▲CD금리 액티브 ▲단기채권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종합채권(A-이상) 액티브 ▲단기통안채 ▲은행채 ▲국고채 액티브 ▲회사채(A+이상) 등 투자대상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해외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해서도 ▲미국달러 단기채권 액티브 ▲미국 30년 국채 액티브 ▲미국채 10년 선물 ▲미국종합채권 액티브 ▲미국투자등급 액티브 ▲미국단기우량 회사채 ▲미국달러 단기채권 액티브 등 다양하게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다.

채권 ETF의 매각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할 시기는 시장금리가 높은 시점인데, 향후 1년 뒤 물가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여전히 물가목표치 2% 보다 높아서 당분간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고금리시기가 1여 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채권 ETF에 대한 투자기회는 더 기다렸다가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점에 국내 또는 해외 채권 ETF를 매입해야 한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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