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투자의 3분법은 투자를 할 때 투자자금의 1/3은 리스크는 없으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획득할 수 있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자산인 예금과 채권에 투자하고, 투자자금의 1/3은 리스크는 높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며, 투자자금의 1/3은 리스크가 중간정도이면서 수익률도 중간정도를 얻을 수 있는 미들리스크 미들리턴 자산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부동산은 거래가격이 크기 때문에 소액으로 매입할 수 없어서 시드 머니라고 불리는 종자돈이 클 때는 투자의 3분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종자돈의 규모가 작을 때는 부동산에 투자하지 못하고 예금이나 채권, 주식, 선물옵션 등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에 대한 신용도 분석과 가격등락 원리 등 채권투자기법이 미흡하여 채권투자를 망설이고, 선물옵션은 가격변동이 심하여 위험이 매우 높음에 따라 쉽게 접근할 수 없어서 보수적 투자자는 주로 예금상품에 가입하고, 공격적 투자자는 주식시장에 참여해서 고수익을 추구한다.

투자자금을 확보했더라도 대형 또는 중형 건물을 매입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소규모 임대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대부분 투자자들의 투자형태이다. 소규모 임대용 부동산은 5억원 전후에서 매입할 수 있는 소형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대상으로 한다. 소규모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법은 부동산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나, 신규 분양하는 물건을 사는 것이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을 사는 것은 즉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매입자금을 일시에 지불하는 부담이 있으며, 신규분양 물건을 사는 것은 계약금만 지급하고 계약금을 뺀 잔여 분양대금은 건물 완공시점에 지급하므로 당장은 자금 부담이 없지만 건물 완공 후 임대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문제점이다.

부동산을 분양하는 시행회사나 중개업자들은 임대전망과 임대수익률을 매우 낙관적으로 예측해서 투자자들을 유인한다. 부동산이 상승국면에 있을 때는 분양회사들의 예측이 맞을 수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 때는 분양회사들의 예측이 틀리고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은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

소규모 부동산을 매입하는 이유는 임대수익률을 얻는 목적이 대부분이고, 노후대비를 위하여 중장년층이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노후의 소득감소에 대비하여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자 한다. 부동산 매입자금을 마련하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임대료 대비 매입대금을 비교하여 임대수익률을 계산한 후 매입여부를 결정하면 되지만, 신규부동산을 분양으로 매입하는 것은 2∼3년 후의 부동산시장과 임대시장을 예측하고 분양받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건물 완공시점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투자손실을 초래한다.

서울 중심지에서 최근 완공된 오피스텔 건물을 3년 전에 분양받아서 어려움에 처한 투자사례를 살펴보았다. 분양당시는 부동산가격이 상승 시점이어서 분양을 받지 못하면 손해를 볼 것 같은 FOMO(Fear of Missing) 증후군에 빠져서 매입했지만 지금은 시세가 분양가격 보다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중도금과 잔금을 은행차입금에 의존하면서 어려움에 처한 경우이다. FOMO는 흐름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으로 빚 테크로 주식투자, 영 끌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다.

임대료를 어느 정도 받아야 적정한 임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지를 분양 당시에 면밀하게 검토하고 매우 보수적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분양업자들도 분양고객들에게 임대수익률을 제시하는데, 매우 낙관적으로 수익률을 평가하고 이 수치를 근거로 투자자들을 유인한다.

만일 임대수익률 5%를 목표로 했다면 월간 임대료가 어느 정도일까? 언급한 소형오피스텔의 분양대금은 5억 3000만 원이지만 취·등록세와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총 매입금액은 5억 5000만 원이다. 총 매입금액에 임대수익률 5%를 적용하면 연간임대수입은 ‘5억 5000만 원×5% = 2750만 원’이 산출된다. 연간 2750만원을 월간으로 환산하면 월 임대수입은 230만원이 된다. 소규모 임대부동산의 투자자 입장에서 월 230만원을 월세로 받아야 연 5%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오피스텔의 임차인 입장에서 소형 오피스텔 임차에 매달 ‘월세 230만원 및 관리비’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정도의 임차료를 부담하려면 월급여가 세전 1000만 원·세후 600만 원은 되어야 하는 데, 소유주택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 연소득 1억 원이 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규모 임대용 부동산을 분양받았지만 적정수익률로 임대를 하는 것은 단시간에는 임차인을 구하기도 어렵고, 적정한 수익률 획득도 어렵다. 월세를 100만 원 이상 지급할 수 있는 오피스텔 수요자는 많지 않다. 분양대금을 자기자금으로 지급하지 못하고 은행차입금으로 충당하는 경우에 은행대출이자율이 5%이다. 임대수익률이 은행대출이자율과 비슷하므로 투자수익률은 Zero이다.

월세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전세를 준다면, 언급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희망금액은 3억 8000만 원이지만 전세수요자를 구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매입금액과 전세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므로 당장은 투자손실이 발생한다. 소규모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매입할 때, 가격상승을 전망하고 매입하는 것은 인구감소 추세를 고려해서 10년 후를 예측해야 하며, 임대료를 고려해서 매입금액 3억 원 이하의 물건이 적절하다.

중장년층이 노후대비를 위해 소규모 임대용 부동산을 분양받는 경우에 준공시점에서 적절한 임차료를 지급할 수 있는 수요자가 있을 것인가를 임차인 측면에서 검토하고 투자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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