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은 지난 5일 국회 부산 도서관 2층 영상세미나실에서 '자녀와 함께 배우는 슬기로운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해당 교육은 초등학생 4∼6학년과 학부모 7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예산계획 세워보기, 합리적인 소비 방법, 용돈 사용 습관 점검해보기 등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사진=연합뉴스]
BNK부산은행은 지난 5일 국회 부산 도서관 2층 영상세미나실에서 '자녀와 함께 배우는 슬기로운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해당 교육은 초등학생 4∼6학년과 학부모 7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예산계획 세워보기, 합리적인 소비 방법, 용돈 사용 습관 점검해보기 등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경영학박사)

사회적으로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장점은 효율성이 높은 경제주체가 경쟁우위를 갖게 되고 경제적 부(富)를 키울 수 있다. 경제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를 말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효율성이 높아지도록 연구하고 노력했을 때 성과를 거두고 국가경제는 성장할 수 있다. 노력의 결과로 얻게 되는 성과를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하는 사유재산제도가 자본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은 형평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형평성은 모든 사람이 동일 수준으로 살게 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에서 형평성이 유지될 수는 없다. 누구나 동일하게 산다면 누가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겠는가?

자본주의 경제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경제주체가 생기게 되고, 이 중에서 극히 일부가 「나 자신의 미흡」보다는 사회체제에 반감을 가져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결국 사회문제의 발생은 내부적으로 상실감을 가져오는 빈부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부(富)의 축적은 소득을 늘리거나 보유재산을 증대시키는 방법이 있다. 소득이 동일하더라도 보유재산에 따라 부(富)의 크기는 틀리게 된다. 부를 축적하려면 금융생활을 슬기롭게 해야 하고, 슬기로운 금융생활의 실시는 경제교육을 받는 것이 기본이다.

국가경제 규모는 나날이 확대되고 경제현상도 복잡해지고 있어서 사회활동 과정에서 경제지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흐름 속에 있다. 경제가 돌아가는 기본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사회적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앨런 그린스펀 前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융맹(金融盲·financial illiteracy)이 문맹(文盲)보다 더 무섭다. 글을 모르는 것은 사는 데 다소 불편하지만 금융을 모르는 것은 생존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금융은 이제 더는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을 모르면 생존할 수 없는 필수상식이 됐다는 뜻이다.

어려운 금융을 왜 지금 굳이 배워야 할까? 세상이 변해서이다. 낮은 임금상승률과 저금리 시대에서는 예금과 저축을 통해 보유재산의 수익증대가 불가능하다. 돈에 일을 시키는 금융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국민의 금융지식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 중에서도 금융의 문외한인 금융맹이 적지 않다. 월급을 받을 줄만 알았지 제대로 관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금융교육 부재가 원인이다.

청년재단이 지난해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2명 중 1명은 무리한 대출을 통해 투자한 경험이 있었다. 고교 때까지 경제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투자가 어렵게 느껴지고, 개인들의 투자실적도 좋지 않다. 투자불안을 해소하고 투자전망의 신뢰를 높이려면 스스로 금융을 배워야 한다.

타인에게 맡기는 투자는 사도 불안하고 팔아도 불안하며, 가격이 올라도 내려도 불안하다. 금융투자에 대해 확신이 없으니 투자금액을 키울 수 없고, 운이 좋아 기회를 잡는다 하더라도 수익이 좋을 수 없다. 중·고교에서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성년이 되어도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고령자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과 청년층도 금융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무리한 투자, 불완전판매, 금융사기 등 경제관련 각종 문제에 휘말리고 있다.

최근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여러 금융사들이 각기 어린이·청소년·청년층·중장년층·노년층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메트라이프생명 소속 재무설계사들이 최근 자사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전주 효천초등학교에서 어린이 맞춤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매트라이프생명]
최근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여러 금융사들이 각기 어린이·청소년·청년층·중장년층·노년층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메트라이프생명 소속 재무설계사들이 최근 자사 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전주 효천초등학교에서 어린이 맞춤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매트라이프생명]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일본은 고등학생들이 2022년 4월 새 학기부터 학교에서 주식투자와 펀드의 개념과 활용법을 배우고 있다. 일본은 가정 교과서에 이전에도 저축을 비롯한 기본적인 경제교육을 했지만 기본적인 내용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2014년 이후 모든 주에서 경제교육을 표준 교육과정에 포함했으며, 영국도 2014년에 경제교육을 의무화했다. 캐나다는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과 소비생활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교육을 확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실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제와 금융교육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은행 계좌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법,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방법 등 개인의 금융수요에 중점을 둔 경제·금융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진다. 경제교육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금융청과 증권회사가 고등학교에 파견 교육을 하고, 미국은 경제교육협의회와 교육전문기관인 점프스타트 등이 교육내용을 개발하고, 교사 연수프로그램을 만든다.

금융생활의 기본은 경제교육을 이수하는 것이다. 경제교육의 기초는 경제원론이다. 경제원론은 진리의 내용만 담는다. 경제법칙은 과거에 적용했고 현재도 적용하며 미래에도 적용이 가능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경제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결정 과정을 보여준다. 수요는 사고 싶은 욕망을 지칭하고, 공급은 팔고 싶은 욕망을 지칭한다.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는 것을 균형이라고 한다. 수요량과 공급량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된다. 경쟁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원리는 수요량이 공급량 보다 많으면 균형가격은 상승하고, 공급량이 수요량 보다 많으면 균형가격은 하락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이 증가한다.

금융상품의 가격결정도 동일하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하락한다. 경제기초에 대해서 이해력이 커졌을 때 금융생활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투자자산의 수익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금융소비자들은 경제교육 수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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