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4년 들어 미국과 일본의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지속하여 주가지수가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작년 말 주가지수보다 낮은 2600p 전후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다우 지수는 지난해 말 3만 7689.54p에서 금년 2월 12일 3만 8797.38p로 사상최고를 기록하였고, S&P500 지수는 작년 말 4769.83p에서 금년 2월 12일 5021.84p로 사상최고 기록 및 5000p를 돌파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작년 말 3만 3464.17p에서 금년 2월 9일 3만 6897.42p로 사상최고를 기록하였다. 한국 KOSPI 지수는 작년 말 2655.28p에서 올해 2월 8일 2620.32p로 하락하였는데, 이는 1월 17일 2435.90p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결과다.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디커플링(decoupling, 탈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기업실적 하락과 더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기업들의 주주중시 경영의 미흡으로 발생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장내부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므로 적정한 주식가치 평가를 위해서 미국기업처럼 주주중시 경영을 적극 실행해야 한다.

정부도 증권시장 저평가를 개선하기 위하여 기업들의 주주환원율 제고를 적극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주주환원율이 높은 종목의 주가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주주에게 얼마만큼 수익으로 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주주환원 방법은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이다. 배당금은 주주에게 보유지분에 따라 이익을 나눠주는 것이며,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주가부양 및 안정목적으로 해석하는 데다 자사주를 소각해서 유통주식량을 줄이면 주식가치는 EPS(earning per share, 주당순이익)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자사주 소각의 주가부양 경우는 Apple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56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돈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했는데, 애플 주가는 12배 올랐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주주환원율 평균이 미국 92%·선진국(미국 제외) 68%·신흥국 37%·중국 32% 이지만 한국은 중국보다 낮은 29%에 불과하였고, 순이익 중에서 배당금 지급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이 KOSPI는 2012년 15.6%에서 2022년 25.2%로 높아졌지만 선진국에 비해 낮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 자사주 매입률도 7%에 그쳤다. 한국기업이 주주환원에 인색한 것은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대주주 지분율을 확고히 확보한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좋을 게 없다. 경영권을 승계할 때 상속세를 더 많이 내야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굳이 돈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정책은 저평가된 가치주의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저평가 가치주는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로 평가할 수 있다. PBR은 주식가격을 BPS(bookvalue per share, 주당순자산)로 나누어 산출한다. 어떤 종목의 자기자본이 1조원인데 시가총액이 1조원이라면 PBR은 ‘1’이다. 일반적으로 시장가치는 자기자본보다 크므로 PBR이 1보다 큰 것이 정상적이다. PBR이 1 보다 낮은 저평가종목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PBR은 0.9배로써 ▲미국 S&P500 4.6배 ▲일본 2.0배 ▲대만 2.1배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금융시장 개방이 떨어진 중국 1.2배 보다 낮다. 코스피 시가총액 20위 안에서 PBR 1미만인 회사는 ▲현대자동차 0.7배 ▲기아자동차 0.99배 ▲포스코홀딩스 0.6배 ▲삼성물산 0.8배 ▲KB금융지주 0.5배 ▲신한금융지주 0.4배 ▲현대모비스 0.5배 ▲삼성생명 0.4배 ▲하나금융지주 0.4배 ▲LG전자 0.9배 등 10개 회사에 달한다.

국내기업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관심이 크고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어서 PBR을 올리려는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이다. 일본은 2023년에 PBR 1배 이하 기업에게 주가저평가 원인과 개선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주가부양 및 안정에 실패하면 상장폐지를 경고해서 주가상승을 달성하였는데, 우리나라도 상장폐지 경고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기업들이 따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업들이 주가상승에 소극적이다 보니 한국증시의 투자수익률은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다. MSCI에 의하면 2012년∼2022년 코스피 누적수익률은 25%(배당 13%·주가 12%)로 미국 S&P500 130%(배당 31%·주가 99%), 유럽 유로스톡스 55%(배당 39%·주가 16%)에 한참 못 미쳤다. 주주환원율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주주가치 상향방법 및 이행여부를 공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므로 기업들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율 제고에 전념하면 한국증시의 상승이 전망된다.

주주환원율 제고와 더불어 고객친화적 경영방식을 실행해야 단골고객들이 확보되고 영업실적도 향상될 것이다. 미국기업들의 고객친화적 사례를 보면, 애플은 Visitor Center를 두고 고객방문을 유도하고, 구글은 Google Campus를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거닐도록 하며, 아마존은 주말에 예약자에 한정해서 본사 방문을 허락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입장료를 받으면서 공장 tour를 실시해서 고객에게 자동차 조립과정을 보여주며, NASA도 입장료를 받으면서 우주실험 tour를 실시해서 국민들에게 우주탐방의 유용성을 이해시키고 있다.

반면에 한국기업은 고객들과 단절되어서 고객친화적 면모를 볼 수 없고 장기적 측면에서 고객이탈을 가져와 실적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도 PBR을 올리고 고객친화적으로 변해야 지속해서 성장하므로 주식투자자들은 PBR이 낮은 저평가 가치주를 선별해서 투자하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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