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규모 쇼핑 할인 행사인 중국 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4일) 막이 오르자 국내에서도 직접구매(직구) 할인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후정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지원팀장

언제부터인지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박싱데이 등과 같은 외국의 대규모 할인행사 이벤트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할인 판매에 더욱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특히 이러한 할인 행사가 선물 구입 등으로 쇼핑 수요가 증가하는 연말과 맞물려 있어 소비자의 해외직구도 함께 증가한다.

실제로 지난해 접수된 해외직구 온라인 물품구매 관련 소비자불만을 살펴보니, 11월(948건)과 12월(1121건)에 접수된 불만이 월 평균 접수 건수(800.8건)보다 최대 40%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가 늘어나면 이를 노리는 사기성 상술로 인한 소비자피해의 증가도 우려된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 유형은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유명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유인한 후, 실제로는 배송을 하지 않거나 저급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쇼핑몰의 경우이다.

특정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 디자인과 도메인 주소(URL)를 비슷하게 모방하는 유사 사이트 피해도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에 world 혹은 vip 등의 단어를 붙여서 만든 쇼핑몰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사이트 소개나 이용약관이 어색한 번역 투의 한국어로 되어 있는 경우, 사업자의 상호와 주소·전화번호·취소 기간·반품 절차·반품처·반품 배송료 등이 없거나 애매하게 표시된 경우는 사기성 쇼핑몰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상 광고를 통해 사기성 쇼핑몰에 접속하는 사례가 많다. 간혹 SNS의 인지도를 믿고 거기에서 광고하는 상품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불만도 접수된다. 그러나 SNS 사업자가 광고의 내용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외직구를 이용할 때, 온라인 쇼핑몰의 신뢰도를 신중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유명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때는 공식 홈페이지가 맞는지 살펴보고, 인터넷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쇼핑몰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검색 포털에서 관련 피해사례가 없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주문한 상품이 장기간(30일 이상) 배송되지 않거나 광고와 상이한 상품이 오배송되는 경우, 신용카드사에 ‘차지백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카드사를 통해 비자, 마스터 등 해외 브랜드사에 승인된 거래 취소를 요청하는 제도인데,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주문내역·결제내역·피해 사진 등)를 충분히 제출해야 유리하다. 상품 발송이 지연되는 경우, 발송 예정이라는 판매자 답변만 믿고 기다리다 차지백 신청 기한이 경과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 해결이 쉽지 않은 사기성 해외직구는 쇼핑몰 가격보다 판매자의 신뢰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올 연말에는 깐깐한 소비자가 되어 보자.

이후정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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