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행복’이었다면 뉴스를 진행하는 지금은 ‘보람’
“뉴스 통해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껴”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표지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표지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라는 책은 언론인 또는 예비언론인이라면 한 번정도는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 내용에는 김현정PD, 앵커가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낮 시간대에 진행하는 한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발탁되면서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과의 소통을 했던 스토리가 담겨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라디오 피디를 꿈꿔왔다. 초등학교 4학년때 어머니께서 라디오 기능이 있는 조그만 카세트를 사줬는데 그 카세트는 가운데에 테이프를 넣을 수 있고 양옆으로는 조그마한 스피커가 달린 빨간카세트 였다고 한다.

신기하게 생긴 그 물건에 홀닥 빠져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때부터 저자의 꿈은 시작된다. 그 당시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당대 톱스타들이 모두 출동해 디제이를 맡았다.

저자는 ‘ 김희애의 인기가요’, ‘채시라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을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텔레비전으로 보면 멀게만 느껴졌던 엄청난 톱스타들이 라디오에서는 본인과 대화를 나누는 옆집 언니처럼 친근하게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여러분, 오늘 얼마나 힘드셨어요?”라며 말을 거는 디제이 한마디가 바로 옆에서 건네는 위로로 느껴졌다고 한다. 진행자들이 불특정한 다수의 청취자를 향해 인사말을 던진 것인데도 친근하게 들렸다며 김현정 pd는 그런 점이 라디오의 ‘매력’이라고 한다.

그 이후 1995년 대학교 입학 후 3학년이던 1997년 IMF외환위기로 방송국 신입사원을 채용할 시기였는데 졸업할 무렵 많아야 5명 채용하거나 혹은 아예 안 뽑았다고 한다. 그랬던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CBS라디오 피디가 됐다고 했다. 책에서는 저자는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돼 그때부터 라디오 피디를 꿈꿨고 그 뒤로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음악이 흐르는 조그마한 스튜디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여기가 천국이구나 라며 비가오면 빗줄기가, 눈이 오면 눈송이가 톡톡톡 스튜디오의 넓은 창문을 두드리며 차 한잔을 옆에 두고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던 2005년 어느 날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편성국장님이 김현정 pd를 불렀는데 당시 라디오 낮 시간대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2주 동안 휴가를 간다고 진행 대타를 하게 됐다. 여기서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설명이다.

편성국장이 김현정 pd를 지목한 이유는 “네가 지적인 것 같다든지 뭔가 해박할 것 같다”라는 스마트한 이유보다도 “네 목소리가 시사 프로그램에 잘 맞을 것 같아”라는 심플한 이유였다고 한다.

저자는 본인이 연출하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교통체증으로 두 번 정도 지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자가 직접 오프닝을 했다며, 그걸 편성국장님이 듣고 기억했다. 결국 그 제안이 운명의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시사프로그램 지행 대타를 승낙했다며, 그리고 그게 계기가 돼 2005년 가을 개편과 함께 그 시사 프로그램의 진짜 진행자가 됐다.

뉴스쇼가 만들어지기 전 뉴스레이다라는 정통 뉴스 프로그램이 자리하고 있었다. 뉴스 리포트들이 이어지고 중간에는 전화 인터뷰가 하나 정도 들어가는 전형적인 뉴스 프로그램이었는데 긴 역사와 전통이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청취율은 저조했다.

CBS도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회사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하며, 뉴스쇼를 론칭하자는 논의까는 순탄했으나 진행자로 누구를 앉히느냐를 결정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한다. CBS가 그 어떤 방송국보다도 진보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새 시도 앞에 모두 주춤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시사 프로그램 인터뷰 대상은 50~70대 남성 정치인, 공무원 학자 등인데 “과연 여자피디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될 법도 했다. 하지만 CBS는 과감했다. 밑져야 본전이다. 한번 새롭게 가보자는 결론을 냈고 저자를 진행자로 결정하게 된다.

어찌 보면 당시 청취율이 워낙 바닥이었기에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뉴스쇼였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뉴스쇼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것을 일궈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음악 프로그램 피디로서 제 삶이 ‘행복’이었다면 뉴스를 진행하는 지금은 ‘보람’이라며, 뉴스로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이 ‘보람’으로 오늘도 새벽4시에 일어난다고 한다.

이제 뉴스를 보면 이 뉴스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이 잡힌다.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눈이 뜨이고 길이 보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천하의 뉴알못이었던 음악 프로그램 피디가 이제는 뉴스를 전달하고 만들어내고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뉴스가 필요한 이유? 왜 뉴스를 보고 듣고 알아야 하는가? 등의 근본적인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신문을 안 읽고, 뉴스를 시청을 전혀 안 해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처럼 말하지만 세상과 원활한 소통을 하고자 한다면 얘기는 아주 달라진다.

뉴스는 현재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기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뉴스를 보며 과거의 뉴스를 떠올리고 미래의 뉴스를 예상할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하자면 과거의 기록을 참고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뉴스가 우리에게 주는 힘이지만 과거를 통해 오늘을 읽어 보내고 나아가 미래도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뉴스에는 프레임이 있다. 우리가 눈으로 양옆을 볼 수는 있지만 뒤에는 뭐가 있는지 보지를 못한다. 기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기사로 전달 할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뉴스가 기자의 눈, 앵커의 눈, 어떤 저널리스트의 눈을 통해 여러분께 전달된다. 전달자가 설정한 프레임이 있는 셈이다. 뉴스를 보는 대중은 그 프레임 속에 같힐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저가 쓴 글 중에서 뉴스 사진의 사실과 진실, 선입견을 깨고 균형 있게 뉴스 읽기 당사자의 목소리로 이슈를 보다 등등 사연·인터뷰들이 있다. 그 사연들을 보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찬반 양측의 의견에 골고루 귀를 기울이면 시간을 전달하고 마이크를 건네는 일을 10년을 했다고 한다.

인터뷰에 공감하고 최대한 말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 인터뷰를 진행한다. 더 큰 반향을 이끌어내는 것을 누구의 말에도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한 사건을 놓고 각 언론사들이 어떻게 접근해 보도하는지 조금이라도 더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이 보일 것이다.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그것이 곧 뉴스를 보는 훈련으로 이어질 것이다.

출판사 : 창비
저자 :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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