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로 힘든생활 버텨…열광하던 감독·선배님 작업 할 기회 생겨

‘쓸 만한 인간’ 표지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쓸 만한 인간’ 표지 [사진=교보문고 홈페이지]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쓸 만한 인간이라는 에세이 책은 배우 박정민이 쓴 책이다.

박정민 배우는 지난 2011년 3월 3일 개봉된 ‘파수꾼’이라는 독립영화로 데뷔해 ‘주먹’, ‘들개’, ‘동주’ 등의 영화에 출연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저자는 연기를 해보겠다고 극단에 들어간 2005년, 극단 형과 함께 포스터를 붙이다가 가슴에 꽂히는 한마디를 듣게 됐다고 한다.

극단 형이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너 같은 놈 많이 봤어. 발 좀 감 그는 척하다가 다 없어져”

그 순간 저자는 화가 치밀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화를 낼 수는 없으니 애먼 포스터만 쓰다듬었다. 그 이후 배우가 되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순간마다 그 형의 말을 되새겼다고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마음이었던 같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싸움은 그 형이 이긴다.

뭐 어찌 됐든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잘한다”,  “최고다”라는 말보다는 어쩌면 그 말이 더 큰 거름이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저자는 그렇게 오기로 하다 보니 학창 시절부터 열광하던 감독님, 선배님들과 작업을 할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충남 예산 출신인 우리 엄마는 드라마 넝쿨당을 볼 때마다 자기 고향 친구가 유준상 사촌 형이라며 내 귀에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 2013년 강우석 감독님의 영화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유준상 선배와 같은 작품을 할 기회가 생긴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덧 영화 시사회 날 저자는 “엄마 내가 시사회 유준상 소개해줄게!” 했더니, 엄마는 “아이고 우리 아들 최고다. 뭐 입고 가야 되니?”라고 하시며 예쁘게 차려입고 유준상 선배에게 다가가 아주 단호한 어투로 “내 친구가 그쪽 사촌 형이에요. 유을상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날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유준상의 사촌 형이 유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아주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한다.

저자는 일도 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남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 뒤 그것들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 또 그로부터 3년 뒤 개정판을 만들겠다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저자는 “그렇게 하세요”라고 했다.

그 옛날의 글들에 묻어 있는 책 한 권은 작가분만이 아니라 기획, 디자인, 편집 홍보 등의 인적자원들이 동시에 만드는 것이기에 이래라저래라 할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들도 권한이 있었고 다수결로 하면 저자가 손을 들지 않아도 만들어질 것이었다.

배우도 캐릭터를 잘 만나야 하지만 캐릭터도 그에 맞는 배우와 맞춰 (마치 한 몸이 된 것 마냥) 다른 캐릭터를 만난 배우분들과도 호흡을 맞춰 나간다. 배우가 되기 위해 연영과 들어가서 그 현장을 연구하면서 배우고, 배우와 관련된 알바부터 시작해서 스태프일과 오디션 준비까지 끝없는 미래를 향하는 신인 배우분들과 배우 지망생들이 많다.

배우라는 일을 시작하다면 좋은 작품, 좋은 사람, 좋은 캐릭터, 좋은 감독님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여러 캐릭터를 만나보면서 본인과 맞는 인생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맞지 않는 캐릭터라도) 꼭 주인공이 아니면 어떠한가? 조연활동이라도 조금씩 조금씩 하면서 주연급 캐릭터를 만나 필모그래피를 쌓아간다. 그렇게 본인만의 커리어가 완성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 다 그런 것이 아닐까?
 
출판사 : 상상출판
저자 :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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