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대형 영화관, 보여주기식 영양표시
메뉴보드, 표시사항 없거나 큰 열량 격차로 표시 의도 무색해
[소비자경제=최주연 기자]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대형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식품들이 영양표시가 없거나, 있어도 큰 열량 차이로 표시의도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 영화관 식품들은 특히 대부분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많아 소비자들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식품영양표시는 소비자가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식품영양표시를 통해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의 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고, 생산자 역시 식품위생관리법에 따라 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소비자들이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피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
그러나 대형 영화관 측은 구색만 갖춘 보여주기식 영양표시로 국민건강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2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15년 대형 영화관 판매 식품의 자율영양표시가 시행된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영화관 내 메뉴보드 및 영양성분 포스터는 제대로 게재되지 않고 있다”면서 “영화관 식품은 홈페이지, 공식 어플, 키오스크(무인단말기) 등에서도 판매하지만, 어디서도 식품 영양성분 표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밝힌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CGV ‘시그니처팝콘세트 및 시그니처팝콘 콤보’ 메뉴보드는 총 열량을 370~2744kcal로 기재했지만 일반세트와 콤보세트는 구성 제품이 다른데다가 팝콘 및 탄산음료의 변경에 따라 총 열량 격차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함께 표시했다.
롯데시네마 ‘반반콤보’는 총 열량을 1193~1251kcal로 기재했다. CGV와 마찬가지로 팝콘과 탄산음료 변경이 가능해 총 열량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탄산 외의 음료로 변경할 경우 달라지는 열량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메가박스 ‘새우칩스’의 메뉴보드는 총 열량 표시가 없었다. 영화관 내 영양성분 포스터 표기사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CGV의 경우 영양성분 포스터가 2m 상당의 높은 곳에 부착되어 있고, 포스터가 부착된 외벽의 바로 앞은 키오스크가 여러 대 놓여 있어서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또한, 영양성분표시 게재일도 적혀 있지 않아 어느 해에 작성된 영양성분표시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롯데시네마 영양성분 포스터는 소비자의 시야에 적절한 위치에 부착돼 비교적 찾기 쉬웠다. 하지만 게재일이 지난 2020년 06월 01일로 신규 식품에 대한 영양성분 표시는 물론 그동안 자율영양표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박스 영양성분 포스터도 소비자의 시야에 적절한 위치에 부착돼 확인하기 쉬웠다. 하지만 팝콘메뉴와 스낵, 음료 메뉴가 뒤섞여 기재돼 있어서 소비자가 한눈에 영양성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게재일은 2023년 3월 14일로 비교적 최근이었다.
이밖에도 식품매장에서 판매하면서 영양성분 포스터에는 게재되지 않은 식품도 있었다.
CGV는 순후추팝콘, 시그니처팝콘, 맛밤, 오징어(완제품)의 영양정보 표시가 없었으며, 롯데시네마는 어니언팝콘, 직접구운오징어(몸통), 직접구운오징어(더블몸통)의 영양정보가 없었다. 또한 메가박스는 HBAF와사비마요팝콘, 즉석구이(다리), 즉석구이(몸), 순살치킨, 버터구이팩의 영양정보가 없었다.
영화관 식품은 상영시간 등에 쫓겨 소비자가 현장에서 영양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온·오프라인에서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위의 사례처럼 대형 영화관은 누락되거나 업데이트되지 않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등 소비자의 건강과 먹거리 안전을 소홀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형 영화관 업체는 각 지점의 자율영양표시 시행을 재점검하고, 온라인을 통해 영화관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알 권리·선택할 권리 보장을 위해 영양성분 표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지난 10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대형 영화관 자율영양표시제를 소비자의 현실에 맞게 전면 재검토하고, 대형 영화관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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