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단 낸드 이전 세대 대비 에너지 사용량 21%↓
2011년부터 행복나눔기금 누적 275억원, 6만5천명
장애인 400명 고용 창출한 ‘행복모아’
ESG 전략 프레임워크 PRISM 개발, SV 창출 극대화 나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써,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책임투자’ 혹은 ‘지속가능투자’의 관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중요시 되는 부문이다.

기업의 가치가 재무적 성과만으로 판단하던 예전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ESG 성과를 바탕으로 한 투자는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선한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기업의 ESG활동은 기업과 국가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마땅히 해야할 사회적 책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내 친환경 문화가 조성되면서 임직원들이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ESG 경영을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주체자로 변모해 가면서 사회적 파급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경제는 산업계를 비롯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ESG활동을 재조명, 미래 친환경사회를 위해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최고 사양의 D램 반도체인 'HBM3'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최고 사양의 D램 반도체인 'HBM3'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1년 10월 열린 ‘CEO 세미나’에서 탄소 감축을 필두로 한 ESG 경영을 강조했다. SK그룹이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 210억톤의 1%인 탄소 2억 톤을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 또한 기술 혁신을 통해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및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공정 기술과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개발, 친환경 생분해성 제품 포장 등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공정부터 소비자에 전달되는 과정까지 전방위에 걸친 탄소 감축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행했던 ESG활동을 짚어 나가본다.

저전력 메모리 기술혁신으로 탄소 배출 최소화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증가로 발생하는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반도체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10월,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하며 HBM 제품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했다. HBM3 D램은 TSV(Through Silicon Via,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D램이다. TSV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사용되던 패키지 방식보다 크기는 30% 이상, 전력소모는 50% 이상 줄어들게 된다. 또한 패키지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아 제조 공정에서의 폐기물 저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2021년 12월에는 24Gb DDR5 샘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10나노 2세대(1y) DDR5 제품 대비 칩당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향상돼 생산효율이 개선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모가 약 25% 줄어들었으며 생산효율 개선에 따라 제조과정에서의 에너지 투입량 또한 줄어들었다.

지난 2월에는 연산 기능을 갖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PIM을 적용한 첫 제품으로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 샘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GDDR6의 기존 동작 전압인 1.35V보다 낮은 1.25V에서 구동된다. 또 자체 연산을 하는 PIM이 CPU/GPU로의 데이터 이동을 줄여 소모 전력을 줄여준다. 그 결과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소모를 80% 가량 줄일 수 있다.

지난 8월에는 최근 238단 512G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해 생산성을 높이고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 238단 낸드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이 21% 감소했다.

2022년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사진=SK하이닉스]
2022년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사진=SK하이닉스]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창출

SK하이닉스는 지역사회 및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위기 상황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Social Safety Net)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 사회문제 해결을 이끄는 마중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연 200억원 규모의 세이프티 펀드(Safety Fund)를 조성하여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자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1년부터 ‘행복나눔기금’을 통해 사회공헌사업을 이어오며, 지역사회와 온정을 나누고 있다. ‘행복나눔기금’은 구성원이 기부한 만큼 동일한 금액을 회사가 함께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조성되는 기금으로, 현재까지 누적된 기탁금액은 총 275억원이고, 수혜 인원은 약 6만 5500명에 이른다. SK하이닉스의 행복나눔기금은 ‘하인슈타인’, ‘행복 IT Zone’ 등 아동과 청소년 대상의 미래인재 육성 사업과, ‘행복GPS’, ‘실버프렌드’ 등 노인과 장애인 대상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6개 분야에 활용된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서 ICT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팬데믹,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Social Safety Net)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임직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교육 및 생활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

행복만빵 구성원 사진과 행복만빵 전경[사진=SK하이닉스]
행복만빵 구성원 사진과 행복만빵 전경[사진=SK하이닉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 장애인 고용 확대

‘행복모아’는 SK하이닉스에서 100% 출자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여 경제적 자립 및 생활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되었다.

행복모아의 주 사업 내용은 반도체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방진의류와 부자재를 제조 및 세탁, 포장하는 일로, 비교적 쉽고 안전한 업무이기 때문에 다수의 장애인 고용이 가능하다. 행복모아는 작업장, 휴게실, 화장실 등 모든 공간을 장애인 사원들에게 최적화했으며 2018년 정부에서 인증하는 BF(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더불어 전담사회복지사를 고용해 고용 안정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활동 및 자립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장애인의 자립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행복모아는 22년 현재 약 400여 명의 장애인(발달장애인 비율 약 90%) 고용을 창출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2020년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에 선정된 데 이어 ‘2021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4월에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최고 영예인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행복모아는 장애인 자립 선순환 모델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행복만빵’이라는 이름으로 ‘제과제빵’ 사업에 도전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SPC삼립, SPC행복한재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행복모아와 ‘장애인 고용 확대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행복모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증자 받은 300억원을 포함한 총 400억원을 제과제빵 공장 건축과 운영에 투입하고,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빵과 쿠키를 사내식당에 간편식으로 제공한다.

SPC삼립과 SPC행복한재단은 제과제빵 노하우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장애인 제빵공장 설립과 운영, 품질향상을 위한 자문을 제공하여 안정적인 운영을 돕고, 구성원에게 제과제빵 기술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공장에 적합한 직무를 개발, 구인과 맞춤훈련 등 장애인 고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PRISM[사진=SK하이닉스]
PRISM[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ESG 전략 프레임워크 ‘PRISM’

SK하이닉스는 ESG 활동 관련 세부 목표를 담은 ESG 전략 프레임워크(Framework) ‘PRISM’을 개발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RISM’은 2021년 사회적가치(SV)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립한 중장기 로드맵 ‘SV2030’ 목표를 모두 포괄하면서도 ESG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새로운 요구까지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ESG 전략 프레임워크다. PRISM이라는 명칭은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핵심 메시지들을 다섯 개의 글자(P, R, I, S, M)로 압축한 약어다.

첫 글자인 ‘P(Pursue a brighter future based on our philosophy)’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근간으로 더 밝은 미래를 추구한다는 뜻을 포함한다. 이는 PRISM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로 ESG 경영을 통해 DBL 경영을 강화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SK하이닉스의 의지를 나타낸다. DBL 경영은 기업 경영 활동에 있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경영을 일컫는다. 

‘R(Restore the environment to preserve the planet)’은 환경을 복원해 지구를 지키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로 SK하이닉스가 친환경 기업으로서 발돋움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I(Innovate our technology for tomorrow)’는 미래를 생각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함축됐다.

‘S(Synchronize sustainability efforts with our partners)’에는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녹아 들어갔다. 마지막 글자인 ‘M(Motivate our people toward excellence)’은 구성원이 다양성에 기반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탁월함에 이를 수 있도록 동기 부여하겠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PRISM의 다섯 가지 메시지에 부합하는 ESG 활동과 각 활동을 통해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