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모델 대비 커진 차체…50km/h 이하 EV 주행
19인치 휠로 연비는 다소 낮지만 주행감·안정성 높여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연비·친환경·간편성 등 전기차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차량 인프라는 내연기관 위주로 구축됐다. 전기차는 인프라 부족한 것이 현실이며 배터리 화재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내연기관차 베이스에 전기차의 장점이 가미된 친환경 차량인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일 혼다의 11세대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이하 어코드 HEV)를 타고 서울 일대를 주행했다.
어코드 HEV는 외부 디자인에서부터 혼다의 약 50년간 이어온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었다. 롱노즈 타입의 프런트와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된 차체로 인해 어코드 특유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또한 기존 4905mm였던 전장은 4970mm으로 65mm 커지며 실용성을 더했다.
전면부 라이트는 블랙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해 모던함을, 후면부 라이트는 수평형 디자인의 풀 LED 테일라이트로 구성해 세련된 느낌을 가미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직관성이 느껴졌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에어컨∙음량 조절∙시트 등의 버튼이 사리지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해야 했는데, 어코드 HEV에는 기존의 버튼들이 탑재돼 있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더불어 10.2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인해 시인성을 강화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경우에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강화한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엔진(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kg∙m)과 모터(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kg∙m)는 이전 모델 대비 성능이 업그레이드됐으며,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 가 추가돼 EV 구동 범위가 확대됐다.
어코드 HEV는 혼다 최초로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를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파워트레인 및 브레이크를 통합 제어해 코너링 시 추가되는 감속도를 최적으로 조절해, 안정된 핸들링을 지원한다.
주행 시 느낀 이 차의 최대 장점은 연비였다. 50km/h 이하 속도 범위에서의 EV 주행을 가능했는데, 도심의 특성상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50km/h 이상을 낼 상황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EV 모드로 주행 시 모터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한다. 또한 고속 주행에서도 직분사 엣킨슨 엔진으로 인해 스포츠 세단인 것 같은 경험을 제공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HEV 차량하면 바로 연상되는 것은 ‘연비’다. 대개 20km/l 이상을 기대하지만, 어코드 HEV의 복합 연비는 약 17km/l 정도다.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일 수 있지만, 어코드 HEV는 주행감과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동급 세단이 16~17인치 휠을 사용한 것과 달리 19인치의 휠을 장착했다. 휠이 커지면 차량이 지면과 닿는 면적이 넓어져, 제동력은 높아지고 연비는 낮아진다.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은 실제 주행시 공인 연비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19인치 휠을 선택한 혼다의 선택은 탁원한 판단으로 볼 수도 있다.
이번에 시승한 어코드 HEV는 하이브리드 그 자체라고 느껴졌다. 요즘은 하나의 디스플레이에서 차량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되고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클래식 차의 버튼들이 직관성이 그릴울 때가 있다. 직관적인 버튼과 대형 디스플레이, 모터와 엔진을 탑재한 어코드 HEV는 내연기관에서 EV로 넘어가는 가교를 충실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