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시작된 규정, 시멘트의 20%가 폐기물로 구성
발암 물질로 규정된 구리·비소 다수 포함…제재 규정 미비

[소비이슈] 국내 시멘트에서 발암물질 다수 검출 [사진=unsplash]
[소비이슈] 국내 시멘트에서 발암물질 다수 검출 [사진=unsplash]

[소비자경제=김성지 기자] 환경부는 1999년 8월부터 시멘트 공장에 쓰레기 소각시설 설치를 허가했고, 이후 폐기물은 시멘트의 원료가 됐다. 폐기물이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된지 24년이 지났고, 시멘트 제조사들은 생산 원가 절감을 위해 폐기물 사용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의 안전하고 깨끗한 시멘트에 대한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내 시멘트의 비소구리 함유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까지 대한민국 인구 중 약 58%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만큼, 아파트를 구성하는 시멘트의 성분은 중요하다. 그런데 시멘트 원재료의 20% 이상이 발암물질을 발생하는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멘트로 지어진 건축물에서 일정 기간이상 거주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쓰레기를 사용하는 시멘트 공장 소성로의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과 관련해서는 현재 시멘트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성로는 2007년 1월 이전 기준인 270ppm을 적용 받는다. 그러나 관련법인 대기환경보전법이 점차 개정되며 현재는 80ppm이 됐다. 이를 준수하기 위해선 시멘트 제조사는 폐기물 사용량과 종류를 줄어야 한다. 그럼에도 시멘트 제조사는 예전 기준을 적용받기 위해 기존 노후한 소성로를 수리해 사용하고 있으며 환경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1년간(매월 합산) 비소·구리 함량 검출된 시멘트 순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1년간(매월 합산) 비소·구리 함량 검출된 시멘트 순위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삼표시멘트, 가장 많은 비소 검출

지난 1년간 매월 합산 비소(As) 함량이 가장 많이 검출된 시멘트는 강원 삼척공장에서 생산된 삼표 시멘트로 208.052mg이 검출됐다. 두 번째는 충북 제천 공장에서 생산된 아세아 시멘트 170.08mg, 세 번째는 강원 영월공장에서 생산된 쌍용 씨앤이로 147.455mg이 검출됐다.

이처럼 비소 검출량 1위인 삼표 시멘트(208mg)는 가장 적게 검출된 한일현대(영월) 시멘트(40mg)와의 함량 차이가 무려 5배가 많다.

쌍용 시멘트, 가장 많은 구리 검출

지난 1년간 매월 합산 구리(Cu) 함량이 가장 많이 검출된 시멘트는 강원 동해공장에서 생산된 쌍용 시멘트로 2531mg이 검출됐다. 두 번째는 강원 옥계공장에서 생산된 한라 시멘트 2013mg, 세 번째는 충북 제천공장에서 생산된 아세아 시멘트로 1816mg이 검출됐다.

이처럼 시멘트에서 구리 함량이 다량 검출됐다는 것은 구리가 검출되는 폐기물을 다량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했다는 의미다. 구리가 가장 많이 검출되는 쌍용시멘트(2531mg)와 가장 적게 검출되는 한일현대 시멘트(980mg) 와의 구리성분 성분 차이는 무려 2.6배다.

비소에 대한 발암특성 규정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비소에 대한 발암특성 규정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비소·구리의 위해성

한국대기환경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비소(As)는 근육경련심실성부정맥설사피부 짓무름정맥염증근육약화식육감쇠를 유발할 수 있는 중금속 성분으로 인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비소는 암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며, 그외에도 피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신경계 질환 등의 발병을 유도한다고 보고됐다.

사람이 구리를 소량씩 장기간에 걸쳐 흡입 또는 입을 통해 섭취하면 충혈부식비충격 천공정신변조만성위장염피부궤양간경변혈색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구리섭취량이 6~637mg/kg이 되면 쇼크, 간부전, 신부전, 중추신경계 억제로 인한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소·구리 시멘트 함량기준 확립

그동안 각종 폐기물을 사용한 쓰레기 시멘트의 문제점이 일부 제기됐으나,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각종 폐기물의 사용량은 증가되며 시멘트의 폐기물 함량이 20%에 이르렀다. 정부는 그 동안 중금속 함량 기준치에 대한 특혜, 대기오염물질의 기준 방치 등으로 인해 시멘트 업계의 이익만을 올려 줬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중금속 시멘트의 유해성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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