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내 요소 수급 우선…대외 수출 비공식적 제한
中 시장 공급 부족 현상…12월 들어 요소 잠정 중단

국 세관이 최근 한국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요소 수급을 우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외 수출을 비공식적으로 제한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중국 세관이 최근 한국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 요소 수급을 우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외 수출을 비공식적으로 제한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요소수 통관 지연이 있었던 것을 팩트로 확인했다”며 “여러 요로를 거쳐 확인한 결과, 정치적 배경은 없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돌연 중단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2년 전 요소수 대란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요소 공급 부족 현상…대기업 수출 보류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돌연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시켰다.

요소 상품은 크게 디젤 차량에 주입되는 요소수를 만드는 산업용 요소와 농사를 짓는 데 쓰이는 비료용 요소로 나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는 요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설인 춘절 전까지 요소 공급량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12월 들어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베트남·일본·중국 외 국가로부터 수입될 물량 등을 합쳐 3개월분의 재고가 확보된 상황이어서 중국의 이번 실질적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 수급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20% 이하로 낮은 비료용 요소와 달리 차량용 요소에 주로 쓰이는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90%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정부는 오늘 산업·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요소 수입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요소 수입선 다변화·정부의 차량용 비축 확대 등의 대책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대체 수입처를 통한 요소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차량용 요소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업계 “차량용 요소 수급 안정화, 신속 대응”

이에 정부는 지난 4일 오후, 산업통상자원부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정부-업계 합동 요소 공급망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환경부 △관세청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롯데정밀화학·금성이엔씨 등 차량용 요소 수입‧유통업체 7개사·소부장 공급망센터(KOTRA 등)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차량용 요소 재고 현황 △우리 기업의 중국 통관 애로사항을 면밀히 점검했다. 또 베트남 등 대체 수입처를 통한 요소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차량용 요소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공공비축(조달청)을 확대하고 업계는 대체 수입국가와 추가 물량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국내 재고·중국 외 국가로부터 도입 예정물량이 3개월분 확보돼 있다. 동남아·중동 등으로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차량용 요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협력해 수입 대체품의 신속한 품질검사를 지원하고 관세청은 수입 요소에 대한 신속 통관을 지원하는 등 관련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 세관에서 검역이 완료된 물량이 국내로 차질없이 도입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신속하고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포함해 한중 간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우리 기업의 통관 애로 해결과 공급망 안정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또 국내 차량용 요소수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요소수 생산·유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그간 업계와 요소 공급망 위기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온 만큼, 요소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중국 주요 비료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수출 총량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요소수 2차 대란 우려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중국 주요 비료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수출 총량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정부와 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자국 내 요소 수급 문제로 요소의 통관을 막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또 중국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에서는 요소 수출 기업들이 수출 제한에 나선 정황도 확인됐다.

중국의 푸야난 비료업계 분석가는 지난 1일 올린 게시글을 통해 “중눙그룹(CNAMPGC)과 중화그룹(Sinochem) 등 주요 요소 비축·무역기업 15곳이 오는 2024년 수출 총량 94만 4000t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고 오는 2024년 요소 수출 자율 (제한) 협의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수출을 불허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일부 항구에선 (수출) 증빙서류를 갖고도 수출을 할 수 없고 화물이 항구에 쌓여있으며, 항구 화물이 회수됐다”고 전했다.

푸야난의 주장이 맞다면 중국의 요소 수출길은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막히는 데다 1년간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돌연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한국 외교당국은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수급을 우선 해결하려고 이번 통관 보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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