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기업 상대로는 낮고 가계 상대로 높아…잔액 기준 2.29%
DSR 비율 14%로 증가…원화대출 평균금리도 5.58%로 5대 은행 중 최대

지난해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사건이 논란이 되고 은행들은 저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사건이 논란이 되고 은행들은 저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지난해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사건이 논란이 되고, 은행들은 저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횡령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상반기 가장 많은 횡령이 발생했던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횡령 액수는 전체의 44.5%를 차지했다. 특히 신한은행 강남중앙지점에서는 직원이 고객의 예금을 횡령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횡령이 직접 고객의 돈을 훔쳐가는 불법 행위라면, 과도한 대출금리는 비교적 눈에는 덜 띄지만 더욱 대규모로 고객의 자산을 갉아먹고 있다. 특히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은행이 정당하지 못한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최근 가계의 금융부담이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와 함께 신한은행의 대출이자와 예대금리차를 조사했다. 또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신한은행의 평균적인 대출이자와 예대금리차 수준이 적절한지를 조사했다.

최근 10년간 한국은행 자금순환표상의 △가계·비영리단체 금융부채·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국가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조사했다. 또 은행별 경영현황 공개보고서를 통해 5대 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 △대출금리 △예대금리차를 각각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지난 2013년 1223조 원에서 지난해 2326조 원으로 10년간 90.3% 증가했다.

가계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013년 10.9%에서 지난해 14.0%로 증가했다. 이는 연간 소득의 14%를 대출 상환에 사용한다는 뜻으로 한국의 지난해 가계부문 DSR은 17개국 중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조사 결과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지난 2013년 1223조 원에서 지난해 2326조 원으로 10년간 90.3% 증가했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 결과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지난 2013년 1223조 원에서 지난해 2326조 원으로 10년간 90.3% 증가했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신규취급액 기준 신한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 평균금리는 5.58%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의 가중평균금리인 4.29%보다 높다.

가중평균금리에는 5대 은행보다 통상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지방은행·외국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은행의 대출금리는 대형 은행에서 독보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 평균금리가 4.91%로 2번째로 높았다.

잔액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 평균금리가 4.91%로 2번째로 높았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잔액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 평균금리가 4.91%로 2번째로 높았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지난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신규취급액 기준 1.40%로 가장 높았으며, 원화대출 예대금리차와 차이가 크다.신한은행의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은 50.9%·기업대출은 47.7%를 차지하므로 이는 기업대출의 예대금리차가 가계대출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한은행이 가계를 상대로 이자마진을 극대화하고 기업 상대로는 매우 적은 이자마진을 가져감을 의미한다. 잔액 기준으로도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2.29%로 가장 높았다.

잔액 기준으로도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2.29%로 가장 높았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잔액 기준으로도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2.29%로 가장 높았다. [표=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신한은행의 △원화 대출금리는 은행 전체 가중평균금리보다도 높으며 △5대 은행 중에서는 독보적으로 높으며 △가계 대출금리도 잔액 기준으로는 5대 은행 중 높은 편이다.

소비자주권은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신규취급액과 잔액 기준 모두 5대 은행 중 가장 크며, 가계 금융부채와 상환부담이 누적되는 현재 가계에 큰 금융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서비스 품질의 향상 없이 높은 대출금리는 정당하지 않으며, 대출금리를 5대 은행과 과도한 차이가 없도록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한은행은 기업에 비해 유독 가계 대상으로 예대금리차를 극대화해 이자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가계 금융부담이 심화하는 현재 기업 고객과의 차별 대우는 온당하지 않으며, 기업과 가계를 상대로 차별적인 예대금리차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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