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수도권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운전석에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격벽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지방에서 운행하는 버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전남 나주에서 농어촌버스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폭행을 당해 고막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버스운전자에 대한 가해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은 21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이하 버스 운전자 보호법)’을 대표발의했다. 조오섭 의원 외에도 김승남, 박용진, 송갑석, 안민석, 양향자, 오영환, 윤호중, 이동주, 이용빈, 이형석, 조응천, 최기상, 최종윤 등 국회의원 13 명이 이번 버스 운전자 보호법 발의에 함께 참여했다.

버스 운전자 보호법의 내용은 버스운전자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시내버스, 수요응답형 승합차 이외에 지자체 소관의 마을버스, 농어촌버스와 국토부가 관할하고 있는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도 국토부 장관 시행령으로 격벽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조 의원이 국토부·경찰청·지자체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내버스 격벽 미설치율은 9.2% 인 반면 마을버스는 60.9% 달했고, 농어촌버스도 87.2% 가 격벽이 미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현행법이 시내 일반버스와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 운영되는 수요응답형 승합차만 격벽 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고 농어촌버스·마을버스·고속버스·시외버스 등은 누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토부는 직접 관리해야 하는 시외버스, 고속버스의 격벽 설치 실태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경찰 자료에 따르면 실제 운전중인 기사를 폭행해 신고 접수된 건(택시 포함)은 최근 5 년간 총 1만 6533건에 달한다. 특히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은 2018년 2425건에서 2022년 4368 건으로 5 년새 약 80% 가 증가했다 .

조오섭 의원은 “버스 운전자의 안전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이다”면서 “단순히 경제성 논리로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