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웹 3.0 핵심 구성요소 암호화폐∙분산신원인증∙IPFS
경제 가치 지닐 수 있는 NFT… X2E로 돈번다
디파이로 쏟아지는 자금 2000조원…스테이블 코인 규제 움직임
금융, 웹 3.0시대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산업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2022년 웹 3.0 이라는 단어가 각종 언론과 유명인사들로부터 언급됐다. 웹 3.0이 실체가 없는 개념이자 마케팅 수단이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지되기 시작한 이상 하나의 이념이자 가야할 방향이라고 정의한 사람도 있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민간 우주선 개발사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웹 3.0은 명칭만 바뀐 중앙화된 인터넷으로 실체가 없는 마케팅 용어에 가까운 공허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창업자이자 결제 서비스 업체 블록(구 스퀘어) 최고경영자 잭 도시 역시 유명 벤처캐피털이 웹 3.0을 주도하며 투자를 선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는 웹 3.0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반면, 잭 도시는 특정 주체가 웹 3.0을 소유하고 돈을 벌어들이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웹 2.0이란 용어를 대중화시킨 장본인 팀 오라일리는 지난 2월 미국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을 겪고도 살아남은 기업이 성공한 것처럼 현재 암호화폐 시장 또한 버블이 붕괴된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웹 3.0은 버블이 꺼지기 전까지는 웹 3.0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2~3년이 지나고 나서야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웹 3.0을 표방하는 서비스 중 완전한 탈중앙화에 성공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웹 3.0이라는 이름으로 탈중앙 서비스를 선보여도 결국 누군가가 그것을 운영하고 관리해야 한다.

소비자경제는 에이블랩스 윤준탁 대표의 저서 ‘웹 3.0 레볼루션’을 통해 ▲웹 3.0의 개념 ▲ 웹 3.0까지 발전 과정 ▲웹 3.0이 불러올 경제적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사진=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웹 3.0,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웹 3.0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전 우선 웹 1.0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초창기 웹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당시 웹은 단순한 정보 열람과 저장 역할을 수행했다. 웹 1.0은 사용자 데이터를 따로 저장하지 않아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요즘 인터넷 같은 강력한 프로토콜이나 플랫폼도 없었다.

웹 1.0은 유선 음성 전화망인 모뎀을 이용했기에 느렸다. 당시 인기있는 서비스 중 하나는 방명록으로 사용자가 의견을 남기고 다른 사람이 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온라인 의사소통 욕구에 대한 해결책이 됐고 이 시기에 검색 서비스가 탄생했다.

검색을 통해 자료를 열람하는 웹 1.0 시대를 지나 적극적인 참여, 공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웹 2.0 시대가 열렸다.

밀레니얼 시대가 시작된 2000년을 전후로 웹 기술과 네트워크는 가파르게 발전했고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한 형태의 웹이 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는 싸이월드, 다음 카페 등이 나오며 본격적인 웹을 통한 의사소통이 시작됐다.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 등 대부분 IT 회사는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용자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 추적이 가능해졌고 사용자 정보와 취향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가 온전히 콘텐츠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중앙화된 웹 2.0의 IT 기업 것이 됐다는 점이다.

월드와이드 웹의 창시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팀 버너스리는 웹 3.0을 시멘틱(semantic) 웹으로 정의했다. 시멘틱 웹이란 기계가 인간처럼 학습해 인간의 사고방식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하는 웹을 의미한다.

지금 통용되는 웹 3.0 개념이 시멘틱 웹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 방식은 유사하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총괄 파트너이자 웹 3.0 전파자인 크리스 딕슨은 웹 3.0에 대해 사용자와 생산자가 토큰을 기반으로 공동소유하는 인터넷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웹 3.0은 NFT, 암호화폐, 스마트 콘트랙트, DAO, 디파이 등 개념을 모두 포괄한다.

이더리움의 공동 개발자였던 개빈 우드는 웹 3.0을 애플리케이션 제작자들이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토콜의 묶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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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작년 1월 도지코인으로도 결제를 받는다고 밝힌 아이용 사륜 오토바이 ‘사이버쿼드(cyberquad)’ [사진=연합뉴스]

웹 3.0 핵심 구성요소 암호화폐∙분산신원인증∙IPFS

웹 3.0 시대에는 ▲웹 3.0 핵심 요소를 품고 태어난 웹 3.0 네이티브 기업 ▲기존 웹 2.0 서비스에 일부 웹 3.0 요소를 반영한 기업 ▲웹 2.0 형태를 유지하는 기업 이렇게 셋으로 구분될 것이다.

트위터 잭 도시와 같은 웹 2.0 서비스 창업자들이 웹 3.0 변화에 민감한 이유는 그들이 웹 2.0 플랫폼 최대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웹 3.0에서는 디지털 경제체제를 순환하는 매개체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가 된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2022년 1월 아이용 사륜 오토바이 ‘사이버쿼드(cyberquad)’ 결제를 도지코인으로도 받는다고 발표했다. 미국 결제 기업인 페이팔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한다. 국내에서도 전자결제 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국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

웹 3.0 시대에는 사용자 중심의 데이터 경제 생태계가 확대된다. 따라서 특정 서비스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사용자 자신의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분산신원인증(DID-Decentralized Identity)이 중요하다. 웹 2.0에서는 어느 데이터가 누구 것인지,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불명확했다면 웹 3에서는 블록체인으로 이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웹 3.0 서비스 및 제품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블록체인 기반 월렛이다. 월렛은 단순한 자산 저장 수단을 넘어 소유자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대다수 블록체인은 자체 월렛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블록체인 월렛인 이더리움 지갑 서비스 메타마스크는 2022년 2월 기준 월간 3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기록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인 크롬, 엣지 외에도 웹 3.0를 고려해 설계하거나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웹 브라우저들이 있다. 현재 약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오페라는 2017년 모바일 웹 브라우저로서는 최초로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도 월간 사용자 5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웹 3.0 시대에 새로 등장할 웹 브라우저는 데이터를 분산해 보관하거나 데이터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의 시작은 분산형파일시스템(IPFS) 프로토콜이다. IPFS는 HTTP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토콜로 손꼽힌다.

[사진=STEPN]
[사진=STEPN]

웹 3.0서 경제 가치 지닐 수 있는 NFT… X2E로 돈번다

웹 3.0에서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건 아바타다. 아바타는 디지털 세상에서 나를 대신하며 나의 또 다른 자아를 담는다.

아바타의 가치는 아예 없을 수도 있고 수백억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자신이 소유한 NFT로 아바타를 변경하면 프로필 사진 형태로 사용하는데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실제로 시가총액 상위 10개 NFT 중 7개는 PFP(ProFile Picture) NFT다.

또한 X2E는 어떤 행위를 통해 보상을 얻는 모델, 혹은 경제 활동을 일컫는다. 플레이투언 (P2E)가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뜻이다.

한편 게임사는 P2E와 NFT를 게임 요소로 받아들여 게임에서 새로운 금융-경제 시스템인 게임파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최근 사례로 M2E(MOVE TO EARN) OR W2E(WALK TO EARN)라 불리는 개념을 도입한 스테픈 STEPN이 있다. NFT 운동화를 구입하고 실제로 실외에서 걷거나 뛰면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방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디파이로 쏟아지는 자금 2000조원…스테이블 코인 규제 움직임

2020년 후반부터 2021년, 엄청난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한 기업, 암호화폐를 발행한 재단,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어졌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나 패러다임 등의 암호화폐 펀드는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은 아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선물 이티에프가 승인되어 전통 자산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 총액은 2000조원에 달하고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중앙화 거래소의 수익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디파이(Defi·Decentralized Finance)라 불리는 탈중앙화 금융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는 금융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일컫는다. 디파이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은 은행, 증권사 등 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디파이는 중앙화된 금융 씨파이(cefi·Centralized Finance)와 다르게 중개 기관 없이 작동한다. 사용자는 자신의 자산을 직접 통제하며 저렴한 수수료와 높은 이자율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디파이에는 예금, 적금처럼 암호화폐를 맡기고 이자를 받는 서비스도 있고 보험 서비스도 있다. 이러한 디파이 서비스의 확산에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통화와 동일하게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이 큰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으로 달러와 1:1 연동되는 암호화폐인 USDT, USDC가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 통화를 담보로 삼아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암호화폐를 담보로 삼아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마지막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단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가 민간이어서, 최근 스테이블 코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여러 국가에서 CBDC와 같은 자국 통화 기반 암호화폐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이러한 문제의 영향이 크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과 USDC [사진=써클]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과 USDC [사진=써클]

웹 3.0시대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산업, 금융

금융은 웹 3.0 시대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이다.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각종 디지털 화폐와 자산이 이미 금융 시장에 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전 사명인 스퀘어로 더 친숙한 블록은 미국 대표 핀테크 기업으로서 금융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블록은 디지털 결제 서비스인 캐시앱과 결제 플랫폼 스퀘어를 주력 서비스로 제공한다. 기존 서비스와 별개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블록’을 진행하며 기존 프로젝트인 스퀘어 크립토는 스파이럴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블록은 원래 신용카드 결제를 간편하게 하는 오프라인 솔루션에서 시작해 기업형 대출과 개인 예금, 주택 관련 자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현재는 캐시앱을 통해 송금, 주식 거래, 암호화폐 구매 등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록은 웹 3.0 시대를 대비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웹 2.0 시대를 이끈 핀테크 기업이 블록이었다면, 웹 3.0 시대에도 눈에 띄는 핀테크 기업이 많다.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중심 핀테크 기업은 그 수가 많은데 특히 주목할 기업으로는 서클이 있다. 서클은 미국 골드만삭스의 자회사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이다.

서클은 2018년부터 USDC라는 미국 달러에 연동(페깅)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화와 1:1 가치 연동을 목표로 하는 암호화폐다. 기존에는 테더 사에서 발행하는 USDT라는 스테이블 코인이 가장 많이 사용됐으나 테더가 불투명한 운영 구조로 논란이 일면서 USDC가 USDT를 제치고 공급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문재호 기자]
[사진=문재호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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