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OKX, 테더 등으로부터 각각 10억달러 조달 협의
FTX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 모회사에 빚 100억 달러
바이낸스의 FTX 인수 불발로 파산 위기 처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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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뉴스통신사 로이터는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투자자와 경쟁사로부터 약 94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FTX 공동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암호 토큰 트론(Tron) 설립자인 저스틴 선과 경쟁 암화화폐 거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테더(Tether)로부터 각각 10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을 논의했다.

그는 벤처캐피털 펀드인 세쿼이아 캐피털과 같은 FTX 현 투자자들을 포함한 다른 펀드에서도 유동성을 공급할 자금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FTX 몰락의 전조는 뱅크먼-프리드가 몇 달 전 금리 인상으로 암호 시장이 붕괴됨에 따라 다른 암호 회사를 구하기 위해 개입한 후 저지른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소식통은 “뱅크먼-프리드가 일련의 손실 후 일부 고객 예치금을 포함하여 최소 40억 달러를 가상자산 투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 리서치가 FTX에 약 100억 달러 규모 부채를 가지고 있다”고 미국 증권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8일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경쟁업체 FTX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FTX는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위기에 처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1만 6000달러 선 밑으로 하회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은 대폭락했다.

미국 규제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처리와 관계사와의 거래 등을 놓고 조사에 나서서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하는데 부담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FTX 유동성 위기는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시작됐다. 지난 2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자산 대부분이 FTT토큰으로 채워져 있다고 공개했다. FTT토큰은 FTX거래소 토큰이다.

이 보도는 FTX가 FTT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 리서치가 대부분 사주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두 회사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던 와중 FTX 경쟁사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은 지난 7일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토큰을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다. 자오창펑의 FTT토큰 청산 발표는 FTX에서 ‘코인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현금화하는 상황)을 불러일으켰고 FTT토큰은 지난 8일 시가가 80% 폭락했다.

관계회사 재정 부실 우려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FTX에서는 지난 9일 기준 최근 72시간 동안 고객 자금 60억 달러 (한화 약 8조 2000억여원)가 빠져나가는 '코인런' 현상이 일어났다.

뉴욕타임스는 “대중이 암호화폐에 신뢰를 상실하는 것을 암호화폐 경영진은 두려워한다”며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와 법무부에서 FTX가 보안을 위반 했는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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