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부부가 무자본 기업인수(M&A)에 개입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5천억원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의 장본인 윤석호(43) 변호사와 아내 이진아(36) 변호사는 2019년 3월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M&A에도 개입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사기 권력형 비리?

서류조작 변호사 부인은 청와대 행정관

2019년 무자본 M&A에 관여

옵티머스자산운용과 해덕파워웨이는 기업사냥꾼이 회삿돈을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무자본 M&A를 성사시켰다고 알려졌다. 금융기관을 활용한 신종 사기적 부정거래란 비판이 있었지만 검찰과 금융당국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탓에 해덕파워웨이는 상장폐지 직전에 몰렸다. 당시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였던 이진아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하게 되자 해덕파워웨이에서 물러났다.

권력형 부정부패?

상장폐지 직전인 해덕파워웨이는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기업사냥꾼이 경영권을 장악하자 회삿돈을 사모펀드에 투자했는데 회삿돈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돌고 돌아서 기업사냥꾼 손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소비자경제신문 4월 24일 보도 참조)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내이사였던 윤석호 변호사는 2019년 2월 12일 ㈜화성산업 감사로 임명된다. 이틀 뒤 화성산업은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였던 이종희씨에게 300억 9,317만 850원을 주고 주식 117만 9,405주와 경영권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화성산업 박윤구(61) 대표는 다음달인 3월 26일 해덕파워웨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 이진아 변호사는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가 됐다.

화성산업이 당시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했지만 사실상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인수 주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셉틸리언이 화성산업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50) 대표는 올해 4월 소비자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셉틸리언과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했었다. 게다가 윤석호 이사 부부가 화성산업 감사와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까지 차지했었다.

검찰은 2018년부터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M&A와 관련한 사건을 수사했고, 금융감독원도 2019년부터 신종 무자본 M&A에 대한 진정을 접수했다. 당시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5천억원대 옵티머스 펀드 사기도 막을 수 있었다. 특히 해덕파워웨이 무자본 M&A 관련 기업사냥꾼들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올해 5월까지 옵티머스 펀드 자금에 대한 진정을 수사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런 까닭에 옵티머스 사건이 터지자 권력형 비리가 있었을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정관계 인맥이 대단하다고 알려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까지 막을 정도였다는 소문도 있다. 윤석호 변호사 아내가 청와대 행정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옵티머스 사건이 권력형 비리다”는 의견과 “청와대 검증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진아 행정관은 옵티머스 사건이 터지자 지난달 말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고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 부부는?

윤석호, 이진아 부부는 부부는 2009년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2012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청와대 행정관 부부는 2012년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를 선언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법조인 350명 가운데 두 명이었다. 이진아 변호사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2017년부터 서울시 고문변호사와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국가정보원 법률고문을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다.

윤석호 변호사는 2018년 3월 21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당시 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인 옵티머스자산운용레포연계 BIG&SAFE전문투자형사모신탁, 옵티머스안정형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출시했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는 “헤지펀드가 전문투자자 용도로 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했지만 안정한 매출채권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투자를 발굴이란 역할을 맡았던 윤석호 변호사가 합류한 2018년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했다. 그러나 펀드 자금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동산 개발 또는 비상장기업 회사채에 투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올해 6월 18일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한 뒤 윤석호 변호사가 공공기관 매출 채권 서류를 위조했다고 시인했다.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무실이었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화빌딩 4층을 사용하고 있다. 김도균 기자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무실이었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화빌딩 4층을 사용하고 있다. 김도균 기자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지난달 30일 윤석호 변호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윤석호 변호사 휴대전화를 압수한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자료와 비교해서 수사하면서 윤석호 변호사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고 알려졌다. 윤석호 변호사는 김재현 대표 지시를 받아서 서류를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윤석호 변호사 소유의 법인에도 투자된 정황도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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