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무자본 M&A] 금융기관 사모펀드 이용 상장사 인수 의혹
[신종 무자본 M&A] 금융기관 사모펀드 이용 상장사 인수 의혹
  • 이상준 기자
  • 승인 2020.04.24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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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이 금융기관을 활용해서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무자본 기업인수(M&A)로 코스닥 상장사 경영권을 차지한 일당이 회삿돈을 사모펀드에 투자했는데 그 돈이 금융기관을 통해서 돌고 돌아서 기업사냥꾼 손에 넘어갔다는 제보는 충격적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23일 진정인에게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해덕파워웨이 회삿돈을 활용해서 무자본 M&A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 히든 챔피언이었던 해덕파워웨이는 선박방향타 부문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기업이다. 그러나 2018년부터 무자본 M&A로 최대주주를 잇따라 바꾼 탓에 2018년 11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최대주주가 화성산업으로 바뀌었지만 2019년 10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가 타당하다고 의결했다.

해덕파워웨이 소액주주인 제보자는 “해덕파워웨이가 기업사냥꾼들의 전쟁터로 전락했다. 개선기간이 아직 남았지만 금융회사가 개입된 사기적 부정거래(신종 무자본 M&A)로 멀쩡했던 회사가 상장폐지되기 직전이다”고 주장했다. 기업사냥꾼이 2018년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 M&A했고 2019년 금융기관을 활용해 최대주주를 바꿨다는 뜻이다. 해덕파워웨이 회삿돈이 옵티머스자산운용▶페이퍼컴퍼니(셉틸리언)▶화성산업을 거쳐서 기업사냥꾼인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에게 넘어갔다는 것이 제보의 요지이다.

남의 돈으로 남의 회사 인수?

검찰 수사의 핵심은 해덕파워웨이 회삿돈이 사모펀드(옵티머스자산운용)와 셉틸리언을 거쳐서 화성산업에 들어갔는지를 파악하는 데 있다.

해덕파워웨이 2019년 3월 20일 공시를 살펴보면 “변경된 최대주주 ㈜화성산업은 옵티머스자산운용 박◯◯ 고문과 관련이 있는 회사이며 옵티머스자산운용에는 해덕파워웨이 자금이 신탁되어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박 고문은 2018년 4월 이지앤성형외과 이종희 원장 등과 함께 무자본 M&A로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차지했다고 알려진 장본인이다.(소비자경제신문 3월 23일자 보도 참조) 그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부산지검으로부터 수사를 받을 때 해덕파워웨이 경영권 인수를 위해 실사했었다는 사실을 진술했다.

해덕파워웨이가 2018년 옵티머스자산운용에 410억원 이상을 맡겼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해덕파워웨이 사업보고서와 ㈜세보테크 감사보고서를 입수해서 분석한 결과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설정한 사모펀드에 약 370억원을 신탁했다. 세보테크도 약 40억원을 투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박◯◯ 고문이 사실상 운영했던 해덕파워웨이와 자회사가 41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옵티머스자산운용(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사실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의심쩍은 구석이 많았다.

회삿돈이 사모펀드에 들어가자 곧이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현재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는 ㈜화성산업이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2월 14일 이종희 원장에게 300억 9,317만 850원을 주고 주식(117만 9,405주)과 경영권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화성산업의 최대주주는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이었다. 셉틸리언과 화성산업, 해덕파워웨이의 관계는 공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내이사가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가 바뀌기 이틀 전인 지난해 2월 12일 화성산업 감사로 취임했다는 사실도 석연치 않다.

옵티머스와 셉틸리언 관계?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였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화성산업에 투자했냐”고 물었던 해덕파워웨이 주주에게 “저희 회사와 관련이 있는 회사 쪽에서 했다”고 대답했다. 해덕파워웨이의 실질적인 인수자가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관련이 있는 페이퍼컴퍼니(셉틸리언)란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제보자는 기업사냥꾼이 해덕파워웨이 회삿돈을 금융기관인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했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페이퍼컴퍼니와 화성산업을 통해 해덕파워웨이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주식양수도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이사는 “셉틸리언이 3~4개월 브릿지 역할을 했을뿐이다”고 해명했다. 셉틸리언이 화성산업에 투자한 약 200억원의 출처도 사모펀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들어온 투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대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화성산업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해덕파워웨이 회삿돈이 셉틸리언에 들어가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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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무실이었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화빌딩 4층을 사용하고 있다.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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