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Xbox의 구독 서비스 게임 패스 [사진= Xbox Game Pass]
마이크로소프트 Xbox의 구독 서비스 게임 패스 [사진= Xbox Game Pass]

[소비자경제=김민진 기자] 200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구독 경제는 정액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단어 자체는 201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정립되었지만, 실제로 구독 경제와 비슷한 개념의 경제 활동은 2000년대 이전부터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우유나 신문, 휴대폰, 인터넷은 애초에 구독 경제를 기반으로 발전했으며, 게임 산업 내에서도 정액제 온라인 게임이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이처럼 특정 분야에만 존재하던 구독 서비스는 2020년대 초반, 코로나 팬데믹과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수많은 분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게임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이 주로 활용하는 구독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으며,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어떤 것인지, 기획기사를 통해 살펴본다.

게임 업계의 대표 구독 서비스

게임 업계에서 구독 서비스라고 하면 과거에는 대부분 정액제 플레이를 떠올렸다. 블리자드의 ‘와우’처럼 한 달에 일정금액을 지불해야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최근에는 콘솔 게임 시장과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수십, 수백 개의 게임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의 구독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구독 서비스 모델로 평가받는 건 Xbox의 게임패스다. 2017년에 출시한 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제공 서비스로 월 7,900원에 게임 패스 목록에 올라간 게임을 무제한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게이머가 주로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고, ‘코어’와 ‘얼티밋’ 두 개의 등급으로 서비스 중이다.

등급에 따라 게임 패스의 리스트가 조금씩 달라지고, 게임 패스에 포함되지 않는 게임들의 할인율이 달라지는 등, 혜택에 차등이 존재한다. 월 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수백 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작들도 대거 게임 패스에 포함시킨 덕에 출시 초기부터 게이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게임 업계에서 가장 먼저 구독 서비스를 실시한 데다가 혜택도 좋아 게임계 구독 서비스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서비스다.

콘솔 시장에서 Xbox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은 Xbox가 구독형 서비스를 실시할 때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지만, Xbox가 구독형 서비스로 엄청난 성장을 거두자, 2022년, 프리미엄 계정 서비스였던 플레이스테이션(PS) 플러스를 개편하며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PS 플러스는 에센셜과 스페셜, 디럭스 등급으로 구분되며 에센셜은 이달의 게임 2개만 제공받지만, 스페셜 등급부터는 약 400개의 플레이스테이션 4,5의 인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할인율도 PS 플러스 회원 등급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여러모로 Xbox의 게임 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은 서비스지만, PS 플러스에 대한 게이머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일단 게임 패스와 달리 신작을 PS 플러스에 넣어주는 경우가 많지 않고, 포함되는 게임 역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게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분야에서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실시한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9년 9월, ‘애플 아케이드’라는 이름의 게임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이용료 6500원을 지불하면 애플 기기에서 100개 이상의 독점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였다.

대상이 되는 게임들은 매월 추가되며 한 명만 가입해도 최대 5명이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어 초기에는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국내에서는 앱스토어에 밀려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애플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만족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PC에서는 EA 플레이와 유비소프트 플러스 등이 있다. 각각 자사의 게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구독에 포함되는 게임의 가짓수가 제한적이고 많지 않아 구독자가 많지는 않다. 이 외에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과 혐블초이스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존재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구독 서비스 PS 플러스 [사진= PS 플러스 홈페이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구독 서비스 PS 플러스 [사진= PS 플러스 홈페이지]

연이은 가격 인상과 불만족스러운 게임 리스트

게임 구독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당연히 초기에는 게이머들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지금은 그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측면이 있다. 일단 구독 서비스에 포함되는 게임의 면면이 그렇게 매력적이지가 않다.

트리플 A급 게임이나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게임들이 리스트에 포함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의 게임은 출시된 지 최소 2~3년 지난 게임, 혹은 평가가 좋지 않아 흥행에 실패한 게임들이 많다. 최신 게임은 리스트에 거의 포함되지 않으며 고티(GOTY) 게임들은 출시 3~4년이 지나도 구독 서비스에 등장하지 않는다. 괜찮은 게임이 리스트에 떴다고 해도 추후에 리스트에서 사라지면 플레이가 불가능해지기에 쫓기는 마음으로 최대한 빨리 즐겨야 한다.

가격도 문제다. 최근 구독 서비스 시장에 불어닥친 바람처럼, 게임 구독 서비스 역시 계속해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Xbox의 게임 패스는 신규 회원 기준 7월, 기존 회원은 9월부터 약 20% 가격을 인상했다. PS 플러스 역시 지난 2023년 8월에 가격을 등급별 2~3만원 가량, 약 30% 대폭 인상했다. 가격 인상 자체는 전 세계적인 구독 서비스 시장의 경향이니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가격이 인상된 만큼 서비스가 나아지길 바랐지만, 그런 기조는 전혀 보이지 않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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