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존재하지 않는 요정의 왕국…얽혀있는 다양한 인물
잘 자아낸 천과 같은 악의…요정 관련 다양한 설정 공개
5월 말 후편 공개…스토리 속 숨어 있는 의문 풀릴 예정

아발론 르 페이 애니메이션 광고 영상 [영상=페이트 그랜드 오더 한국서버 공식 유튜브]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넷마블이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이하 FGO)는 모바일 게임 중 스토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으로, 사실상 게임 플레이의 목적이 새로운 스토리를 읽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기대만큼 FGO의 스토리는 장대한 분량과 탄탄하게 채워진 설정, 그리고 이어지는 감동 등으로 유저들과 FATE 시리즈 팬들을 감동 시켜왔다. 

그리고 한국 FGO에서는 지난달 2부 ‘코스모스 인 더 로스트 벨트’의 후반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장 ‘요정원탁영역 아발론 르 페이’의 전반부가 업데이트 되었다. 해당 장은 20여 년의 타입문 스토리에서도 언급만 되었지 다루어지지 않았던 ‘요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스토리로,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나스 키노코가 직접 집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FGO 2부 6장 전반부에 대한 스토리를 읽어보고, 그에 대해 감상과 분석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아발론 르 페이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영국으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없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만이다. 이는 추후 업데이트 될 후반부에서 중요한 진실로 돌아온다. [사진=페이트 그랜드 오더 인게임 캡쳐]
아발론 르 페이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영국으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없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만이다. 이는 추후 업데이트 될 후반부에서 중요한 진실로 돌아온다. [사진=페이트 그랜드 오더 인게임 캡쳐]

인류사가 존재하지 않는 요정들의 세계

이번 스토리의 무대는 아서왕 전설의 무대가 되는 영국이지만, 2부에 등장하는 여러 세계, 즉 이문대들이 늘 그렇듯 어딘가 뒤틀려 있다. 우선 인간이 없다. 아니, 인간은 있으되 인간이 쌓아올린 문명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대지의 주인들은 사실상 요정이 차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요정들에게 인간은 사실상 노예이며, 가축으로서 다루어지고 있다. 

‘요정’이라고 정의되는 존재들은 판타지 세계에 의레 등장하던 종족들이 한데 묶여 있다. 보여지는 주요 종족으로는 엘프·페어리·드워프·늑대인간 등이며, 스토리에서는 각 종족을 씨족의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난쟁이들은 땅의 일족, 수인은 송곳니의 일족 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이들이 여왕 ‘모르건’의 통치 아래 사회를 이루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요정 왕국은 없어져야만 하는 곳이다. 주인공 일행의 목적은 범인류사의 복구인데, 요정들이 넘쳐나는 이곳의 이문대는 애초에 인류사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이 곳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범인류사는 그대로 소멸할 가능성이 있었다. 애초에 이곳은 주인공 일행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도 이 곳을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던 상황에서 24시간 내로 지구를 멸망시킬 가능성이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엘프, 드워프, 수인 모두 '요정'으로 한데 묶인다. 추후에도 이런 설정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사진=페이트 그랜드 오더 인게임 캡쳐]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악의 

요정들의 행동 원리는 목적성이다. 이는 태어날때 한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해당 목적을 삶을 이어나갈 원동력으로 삼는 것으로, 수백년이란 시간을 버텨내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을 잃어버리게되면 기억을 시작으로 이름과 몸이 마모되면서 검은 형체인 ‘모스’로 전락하게 된다. 반대로 목적성이 너무 강해지면 자아와 형체가 무너져버린다. 

즉 이러한 목적성만 적절히 유지하면 ‘사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목적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여흥’이라는 것이다. 밥을 먹는 것도,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친절을 베푸는 것도, 그리고 남에게 고통을 주거나 차별·모욕하는 것도 말이다. 여기에 자신이 한 일로 인해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서 그 책임과 악행을 떠넘기고, 자신이 피해자가 되면 남을 원망하고 툴툴대는 것이 일이다. 

이는 먼 과거부터 요정을 묘사해 온 설화나 소설들과도 일맥상통하는 성격이다. 중세나 근세의 설화에서는 페어리나 난쟁이의 성격을 ‘친절을 베풀다가도 화가 나게 만들거나 푸대접하면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린다’식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요정이 ‘아이처럼 순수하다’는 이미지와 겹쳐져 FGO서 ‘너무 순수해서 선도 악도 개의치 않고 이를 즐긴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전체적으로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주요 적 세력으로서 등장한 요정기사들과 여왕 모르건은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욕구가 엿보인다. 이들은 스토리 공개와 함께 소환이 가능해지면서 마스터(주인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개되었다. ‘요정기사 가웨인’은 순수하게 좋아하기에 먹어치우고 싶다면서 식인욕구를 드러냈으며, ‘요정기사 트리스탄’은 순수하게 주인공을 싫어하고 괴롭히는 걸 좋아한다. 모르건의 경우에는 순수하게 주인공의 유일한 존재가 되고싶어함과 동시에 독점욕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주인공 일행과 충돌하게 되는 여왕 모르간(왼쪽 위) 요정기사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리스탄, 랜슬롯, 거웨인이다. [사진=타입문]

수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2부 6장의 스토리는 일반적으로는 서사가 직관적으로 쭉 이어지듯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인물들의 입을 통해 여러가지 의문점을 유저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우선 이번 스토리 이전에 나온 FATE 시리즈의 여러 작품을 통해 ‘요정은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스토리에서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범인류사와 동등한 개념을 가진 행위들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부분에서는 범인류사와 똑같은 행위를 함에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단지 반복한다. 심지어 여러 행위들은 굉장히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묘사도 있다. 이러한 사회생활은 모르건이 통치를 시작한 이후부터 지속되었다고 하는데, 주인공 일행과 적대하는 또다른 인물인 ‘베릴 거트’가 개입한 것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FGO의 스토리 타임은 현실의 시간과 동등하게 흘러가기 때문이고, 이를 감안하면 아무리 길어도 1~2년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주가 너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요정들이 모스로 변하는 것도 일종의 저주이며, 송곳니의 일족을 옮아매고 있는 증상인 ‘블랙독’도 저주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저주가 만연하고 있으며, 심지어 전반부 마지막 전투였던 노리치에서 맞닿드린 거대한 손모습의 재액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저주다. 모든 저주들이 요정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힌다는 점에서, 이 역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거울의 씨족장이었던 ‘에인셀’의 예언도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일행과 동행하는 ‘알트리아’와 엮여 있는 ‘낙원의 요정’·‘예언의 아이’를 포함해, ‘붉은 재앙’과 ‘검은 재앙’, 그리고 모르건의 몰락과 미래를 바라는 듯한 마지막까지 지금까지의 스토리와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를 관통하고 있다. 현재 조사 메모를 통해 볼 수 있는 연대기에는 숨겨진 이야기들도 많은데, 모두 이 예언과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0년에 한번씩 발생한다는 손 모양의 재액. 스토리상에서는 노리치에서 맞아 싸우게된다. [사진=페이트 그랜드 오더 인게임 캡쳐]
100년에 한번씩 발생한다는 손 모양의 재액. 스토리상에서는 노리치에서 맞아 싸우게된다. [사진=페이트 그랜드 오더 인게임 캡쳐]

기대를 누적시키는 스토리 

이번 스토리는 단지 전반부가 공개되었을 뿐이지만, 스토리량은 이전 2부 5장 ‘신대거신해양 아틀란티스/성간도시산맥 올림포스’의 스토리 전반부에 해당할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필요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같은 역할을 해준 조연들과 어두운 분위기 일변도를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휴식같은 개그를 보여준 것이 크다.

특히 모르건과 요정기사들, 무라마사, 알트리아, 오베론, 요정 행상단, 스프리건, 오로라와 같은 여러 인물들의 얽히면서도 어디 모난 곳없이 때로는 호감을, 때로는 비호감을 안겨주면서 이들의 결말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특유의 흡입력이 느껴졌다. 또 수많은 의문에 힌트를 주는 요소들로 다음의 스토리를 유추 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최근 넷마블은 FGO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토리 후반부의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수많은 의문이 해소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기꺼이 기대하며 기다려본다. 

스토리를 관통하는 거울의 씨족의 예언은 과연 후반부에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스토리를 관통하는 거울의 씨족의 예언은 과연 후반부에 어떤 스토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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