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로 적자…미래 대비 투자 늘려
삼성SDI·삼성물산은 활발한 시장 성장세 힘입어…수익성 개선 노력
삼성엔지니어링·삼성SDS, 매출 증가로 안정적…중장기 지속성 강화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최근 각 기업의 1분기 성적표가 속속들이 발표되면서 각 글로벌 산업계와 시장의 상황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인플레이션과 달러 금리 상승으로 인해 침체가 진행되면서 일부 기업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졌으며, 또 다른 기업들은 안도의 숨, 어떤 기업들은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삼성 소속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고, 2분기 실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들과 전망을 알아본다.
삼성전자,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
삼성전자는 27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 6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4분기(-6900억원)와 2009년 1분기(-71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640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3조 7454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조 5746억원으로 86.1% 줄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은 13조 73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가 재고 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속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다만 낸드플래시는 수요 약세에도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 밖에도 시스템LSI는 모바일과 TV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하락했으며, 파운드리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 2200억원, 영업이익 4조 2100억원을 기록했으며, 모바일경험(MX) 사업은 갤럭시 S23의 판매 효과로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만회했다.
또 네트워크·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은 매출 감소와 수요위축, 비용부담 등으로 부진했고 디스플레이(SDC) 부문 역시 매출 6조 6100억원, 영업이익 7 800억원을 기록했으나 QD-OLED TV 신제품 출시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에 대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요가 부진하고 재고가 늘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 대비를 위한 투자는 크게 늘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인 6조 58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시설 투자에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 7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서버용 신규 CPU 출시와 AI 수요 확대에 따른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면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2나노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파운드리는 고용량 메모리 집적 기술인 8단 HBM3 2.5D 패키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향후 생성형 AI용 제품을 지원할 예정이며, DX 부문도 스마트폰과 TV 신모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전기차 시장 성장세 힘입어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SDI는 27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직전분기 대비 2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5조 35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 10.2% 감소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양쪽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에너지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에너지 부문 매출은 4조 7978억 원·영업이익은 31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6%·91.7% 증가했다. 다만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2%·11.9% 감소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고부가 제품인 P5 배터리를 탑재한 신차 출시 효과로 전 분기 대비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매출은 전력용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소형 전지는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에 비해 매출이 줄었고, 원형전지도 전동공구 수요 둔화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파우치형 전지는 주요 고객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이 늘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570억 원, 영업이익은 59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7%·62.4% 감소한 것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55.1% 감소했다. 삼성SDI는 이에 대해 IT 수요 둔화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및 반도체 공정 소재는 매출과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SDI의 2분기 실적은 중대형 전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최근 텔란티스와의 협력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설립 추진해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원형 46파이(지름 46㎜)와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 가동 등을 통해 차세대 전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주요 제품인 전지류는 자동차 전지가 고객의 신모델 출시 효과로 P5 판매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ESS 전지는 전력용 및 무정전전원장치(UPS)용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형 전지도 점진적인 수요 회복에 따라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실적 견인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건설 부문에서의 활발한 해외 수주에 힘입어 60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 분기와 작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10조 원 규모는 유지했다.
삼성물산은 27일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 역시 751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8% 늘었으며, 매출은 10조 2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9%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실적에 대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이익 성장세를 유지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사업별로는 먼저 건설부문이 수주 호조세를 보였다.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2920억 원·4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4%·52.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 동기인 5.1%와 직전 분기인 6.0% 보다도 높았다.
삼성물산은 1분기 수주가 6조 1000억 원대에 달해 이미 연간 계획이었던 13조 8000억 원 대비 44%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삼성물산은 2분기부터 중동 신재생에너지 사업, 동남아 빌딩 사업 등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사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990억 원과 3조 6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9%·37.7% 줄었으나,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 매각 수익 등의 효과로 전 분기 영업이익인 180억원 보다는 올랐다.
패션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570억 원·5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11.0% 증가했다. 또 리조트 부문의 1분기 매출은 78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조트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70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삼성엔지니어링, 기술혁신 성과 기반 견고한 실적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225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7일 연결기준 2023년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2조 5335억 원·영업이익 2254억 원·순이익 175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1%·29.2%·54.7% 증가한 수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같은 실적에 대해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 관리와 철저한 원가관리 노력으로 시장 전망치(약 1800억원)를 상회했다”면서 “멕시코, 말레이시아, 사우디 등 주요 해외 프로젝트의 안정적 수행과 모듈화, 자동화 등 기술혁신 성과를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UAE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 초기업무를 수주하면서 수주액 2조 1027억 원·수주잔고 약 18조 원을 기록해 2022년 매출 기준 1년 9개월에 해당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FEED 참여를 통한 EPC 연계수주 전략과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수행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신사업 추진도 가속화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삼성SDS, 클라우드·HPC기반 서비스로 분기 매출 경신
삼성SDS는 27일 1분기 매출액 3조 4009억 원·영업이익 1943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IT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조 4699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클라우드 사업이 기업 맞춤 클라우드와 고성능 컴퓨팅(HPC) 기반 서비스 매출의 증가로 최초로 분기 매출 4000억 원을 상회했다.
또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 기반의 CSP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36%, 클라우드 운영·앱 현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MSP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성장했다. 다만 물류 부문 매출액은 글로벌 수출입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한 1조 93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S는 앞으로도 최적화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 맞춤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과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올인원 매니지드 서비스(MSP)’ 사업 확대를 위해 데이터센터 내 서버 장비 증설과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물류 사업에서는 올 1분기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의 가입 고객 회사를 5300개 확보했으며, 플랫폼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북미와 유럽 등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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