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3종, 개인 및 법인카드 단독 발급 진행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VVIP용 신용카드
[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현대카드가 최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프리미엄 카드 상품군을 국내에 독점 발급하기로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이를 토대로 VVIP(초우량 고객) 타켓으로 한 프리미엄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애플페이의 최초 제휴에 이어 여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카드는 지난 2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를 발급하는 국내 단독 파트너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오는 5월부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3종(플래티넘·골드·그린)의 개인 및 법인카드를 단독으로 발급할 예정이다.
기존 국내에서 발급되던 VVIP용 신용카드는 신한 ‘더 프리미어 골드 에디션’, 삼성 ‘라움 오’, 현대 ‘더 블랙 에디션2’, KB국민 ‘탠텀’, 하나 ‘클럽원’ 카드 등이 있다. 해당 카드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소수의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발급되는 카드로, 연회비만 200~250만원에 달한다. 카드 소유자들은 호텔, 항공, 골프 등과 관련한 다양한 혜택은 물론 전용 데스크 운영까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들 프리미엄 카드가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카드가 바로 ‘센츄리온 카드’로, 센츄리온 카드는 플래티넘·골드·그린 카드와는 다른 특유의 검은색으로 ‘블랙카드’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만화나 영화 등에 등장하는 블랙카드도 바로 이 센츄리온 카드에서 모티브를 따오거나 센츄리온 카드를 뜻한다.
센츄리온 카드는 미국에서도 부유층의 상징으로 통한다. 가입비만 1만 달러(약 1300만원)로, 매년 5000달러(약 650만원)의 연회비를 따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으로 유명인이 블랙카드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만 해도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이는 별도의 광고가 없어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브랜드 입지를 굳혀주고 있다.
이번 제휴는 현대카드의 오랜 목표를 이루게 된 셈이기도 하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3년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의 취임 직후부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의 제휴를 희망해왔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 2005년 첫 VVIP 카드인 ‘더 블랙’을 출시했을 당시부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프리미엄 전략을 표방했다. 이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3종의 단독 발급도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를 토대로 현대카드의 다음 목표가 앞에서 언급했던 센츄리온 카드, 블랙카드의 단독 발급처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블랙카드가 가지는 위상을 생각해봤을 때, 타사와의 프리미엄 카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두 회사는 원래 선택의 여지 없이 잘 맞는 콤비였으나, 처음에는 현대카드와 다이너스의 계약, 나중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타사의 계약 때문에 20년을 겉돌다가 이제서야 자기 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에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3종을 발급하고 있던 삼성카드는 4월을 마지막으로 해당 카드의 발급을 중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