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3高시대 여신전문금융산업 전망과 대응방향’ 포럼
카드사, 간편결제·송금 주도권 상실…테크사 금융 서비스 확대 중
은행점포·앱 아닌 디지털 채널 금융 서비스 사용자 증가추세
유럽 은행, 브랜드 활용·허가증 발급으로 기존 시장지위 유지
카드사 주 수입원 ‘카드론’, 수익성 유지·생존 가능할까
금융위원장 “카드사, 306만개 가맹점 바탕 플랫폼사업자로 전환 중”

 

제11회 여신금융포럼 개최 참석자 기념 촬영 [사진=여신금융협회]
제11회 여신금융포럼 개최 참석자 기념 촬영 [사진=여신금융협회]

카드 산업이 수익성·성장성·건전성에 모두 위험 수준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간편결제·송금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 주도권을 대형 IT사 금융서비스에 내주게 돼 전면적인 사업 쇄신과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신금융협회는 13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3高 경제시대의 여신전문금융산업 전망과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백혜련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이영진 신한카드 대표 등 여신금융협회 회원사 대표 30명이 자리했다. 여신금융포럼은 지난 2014년 제1회를 시작으로 이번에 11번회를 맞이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신용카드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안전하고 편리한 지급 결제망을 운영해 왔으며 연간 카드 이용금액 3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경기 위축과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여신금융업계가 혁신과 도전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백혜련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여신금융포럼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가 경제위기 파고를 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다”며 “여신전문금융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발전 정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사는 국민과 306만개 가맹점을 잇는 지역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모바일 카드,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확장해가면서 플랫폼 사업자로 나아가고 있다”며 “급변하는 대내외 변화하는 여건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일지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유창우 비자코리아 상무가  ‘카드업의 미래 및 지속 성장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재호 기자]
유창우 비자코리아 상무가  ‘카드업의 미래 및 지속 성장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재호 기자]

앞으로도 지금처럼 카드론이 주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유창우 비자코리아 상무는 ‘카드업의 미래 및 지속 성장 방향’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카드사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고민할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짚었다.

유 상무는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 등 모든 부분이 지금 빨간 부분(위기)인 게 사실이고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성장성 둔화다”면서 “수익성은 당장 고금리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카드사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성장성 또한 거시 경제 변동으로 인해서 둔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유 상무에 따르면, 특히 2022년 고성장 대비해서 카드 이용액의 상대적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은행·카드사 외에도 금융 서비스를 시행하는 빅테크 등 사업체·앱 서비스 등이 사업을 더 확대함에 따라 추가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이자 수수료 압박으로 인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와 간편현금 시장은 이미 주도권을 상실했다고 보고 있고 기존 금융사들의 미래성장 동력인 MZ 세대들의 첫 금융 경험이 카드사나 은행이 아니고 테크사를 통해서 시작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기존 금융사 입장에서 20~30대 세대와 접점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경고했다.

유 상무는 세 번째 전망인 건전성 측면으로 바라볼 때 ▲카드론 같은 카드사 주요 금융 서비스의 수익성이 리스크 관리가 된다는 가정하에 수익성이 유지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이런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여전사들이 ‘시장 주요 업체로 시장을 확대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제대로 답하는 혁신을 구현해야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금융업 더이상 규제산업 아냐한 단계 진화 필요

많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금융산업은 변곡점에 있다.

유 상무는 “기존에 금융사들은 최대한 기존에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게 현재 상황이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가 금융 상품을 접하는 접점이 기존의 은행점이나 은행 앱이 아닌 경우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로 인해 기존 금융사의 역할 및 사업 모델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는 유럽 같은 다른 선도 금융사들의 대응 전략을 보면 크게 ▲기존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해서 별도의 시장에서 면역력을 유지 ▲우리나라 제도의 경우 ‘마이 페이먼트’ 라이선스를 만들어 새로운 핀테크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최소 동일한 시장 지위를 유지 ▲ 더 나아가서는 뱅킹에서 플랫폼으로 진화 등 세 가지 대응책을 언급했다.

마이페이먼트는 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지급지시만 하는 방식을 뜻한다. 은행과 카드 등 금융사들은 최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뱅킹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은행이 일종의 플랫폼 사업으로 변화한다는 뜻이다.

유 상무는 은행이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를 하는 도구 중 하나로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짚었다.  은행이 플랫

비자카드가 수백가지의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서 이러한 서비스가 필요한 다양한 생태계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비자 글로벌 사업들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자사 기술력을 과시했다. 

예를 들어 개인 간, 기업 간 필요한 경우 비자 다이렉트, DPV 솔루션 같은 API를 활용하시면 쉽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 해외시장의 트렌드를 해외시장의 트렌드 분석 데이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을 경우에도 비자의 다양한 데이터 API를 활용하면 된다.

또한 각종 리스크라든지 보안 관련된 솔루션이 필요하거나 현재 시스템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싶을 경우 비자의 다양한 관련 솔루션을 손쉽게 API 형태로 기존 데이터 생태계에 연동하실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비자 API를 가지고 여러 형태의 디지털 생태계를 지원하고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스퀘어 홈페이지]
[사진=스퀘어 홈페이지]

글로벌 카드·금융사, 타 데이터 생태계 참여·사업 지원·직접 조성 중

유 상무는 “플랫폼이 플랫폼 사업 정의에 따라서 조금 다르겠지만 ▲타 데이터 생태계에 참여 ▲사업 생태계 지원 ▲직접 생태계를 조성하는 세 모델로 은행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예시로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의 사례를 꼽았다. 우버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모태로 시작된 플랫폼 서비스인데 최근 음식배달과 여행 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유 상무는 “최근 2~3년 전부터스페인 은행인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은행(BBVA)는 우버 생태계에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우버 드라이버 및 가족을 대상으로 한 계좌나 카드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첫 사례를 설명하면서 두 번째 예시로 “시티은행이 호주 콴타스(Qantas) 항공사에 오픈뱅킹을 포함한 뱅킹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티은행 입장에서 보면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콴타스가 운영하는 데이터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될 거 같다는 후문이다. 또 유 상무는 직접 생태계 조성 예로 미국 결제기업 블록(구 스퀘어)을 짚었다.

블록(Block, Inc)은 직접 중소상공인을 위해서 생태계를 조성해서 여기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제 단말기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포함한 생태계부터 고객 관리, 선불카드 발급 등 다양한 고객 마케팅 서비스 그리고 개인용 할부 서비스를 포함한 경영지원, 인사, 온라인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직접 구성해서 고객들을 모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규고객 모집 어떻게? 고객이 누구? … AWS가 좋은 예

첫 번째로 신규 고객 유치관련 전략이다. 은행 지점 통한 모집이나 네이버·애플 같은 빅테크 또는 대형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제휴를 통해서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방식의 영업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과연 이러한 방식의 신규 고객 모집 전략이 계속해서 통할지 카드사들은 고민일테다.

두 번째 질문은 고객에 대한 정의다. 유 상무는 “꼭 고객에게 신규 카드를 발급해야 고객이라고 정의를 해야 건가? 카드를 받기 이전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이 고객은 우리 고객이 아닌가?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시기다 고객에 대한 정의 방식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 번째 질문은 핀테크 등 기존 디지털 생태계에 대비해서 우리 파트너가 가지고 있는 비교 우위 역량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걸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다. 지난 20~30년 동안 사실 4차산업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여신 금융사는 고객 관리, 매출 관리 등 다양한 부분에 4차산업의 효율화를 위해서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유 상무는 여태껏 투자해 온 게 여신금융사의 역량이 될 수 있을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장 좋은 비교군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이다. 전에 글로벌 사업을 위해서 서버에 투자한 부분이 그 이후에 아마존의 역량으로 재정의하고 이를 극대화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카드사도 아마존의 AWS처럼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해야 한다.

끝으로 유 상무는 “우선 금융사가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를 제대로 정립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각각 산업군별 디지털 생태계를 정의하고 각각의 데이터 생태계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여신금융사마다 빅테크 기반 금융 앱서비스와 자사 금융 앱서비스의 기술적인 보다 본질적인 경쟁력을 먼저 재고하라”고 당부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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