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 거부로 인해 현금사용선택권 저조
디지털 취약 고령층·통신망 장애 시 ‘현금 필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1차 모의 실험 종료·결과 분석 중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발족회의 사진 [사진=한국은행]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발족회의 사진 [사진=한국은행]

 

코로나19가 화폐 수요·사용자, 화폐 공급과 유통에서 화폐유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지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한국은행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발족회의를 열어 최근 화폐 수급 동향, 코로나19가 국내 화폐유통시스템에 미친 영향, 화폐유통시스템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협의회 의장인 김근영 발권국장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국민들의 비현금지급수단에 대한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현금사용이 줄어들고 있지만 현금은 금융 포용, 개인정보 보호, 가치저장 수단 등 측면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가 화폐 수요·사용자, 화폐 공급과 유통 양 측면 모두에서 화폐유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금융기관 점포·ATM 수 감소폭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대되는 중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 현금 없는 버스 등 현금결제 거부 사례가 발생하면서 소비자의 현금사용선택권이 침해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로 인해 고령층과 저소득층과 같이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현금수송과 ‘정사 물량(발행 지폐 중 한국은행이 수거한 지폐)’이 감소하는 등 화폐 취급업무 수행기관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화폐유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려워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급결제수단으로서 현금은 여전히 중요하다. 카카오 먹통 사태처럼 통신망이 문제를 일으킬 시 디지털 금융 자산 사용이 어렵고 전통시장 등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현금 사용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 참석자는 현물 화폐 뿐 아니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추진 동향에 대해서도 정보공유 차원에서 함께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연구팀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내 CBDC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 “(한국은행이)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유사해서 기본적인 기술연구, 제도연구를 수행해 왔다”며 “그 일환으로 CBDC 기본 기능을 구현한 모의 실험을 지난 8월부터 10개월 간 수행했고 실험 종료 후 현재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CBDC가 발행한다는 게 확정된 게 아니기에 CBDC 도입이 필요하다는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 되서 국회나 정부에서도 결론이 나기 전까지 실제 도입이 언제 될 지 모르겠다”며 “지난 실험은 블록체인 이더리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바하마나 동카리브안 연안, 나이지리아 같이 결제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는 이미 CBDC를 도입한 상황이다”며 “주요국 중에서는 (CBDC 시스템 발전 정도에 있어) 중국과 유럽중앙은행(ECD)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수급여건 개선, 국민 현금사용선택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으며 협의회 참가기관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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