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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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재미는 캐릭터 육성과 스토리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마 게임이기 때문에 가장 큰 재미는 내가 키운 캐릭터의 능력을 다른 사람과 겨루는데서 온다. 기존에는 유저끼리의 PVP 콘텐츠였던 팀레이스가 있었지만 사실상 1:1 경주였기 때문에 재미가 떨어졌고, 유저가 아닌 강력한 NPC 캐릭터와 겨루는 레전드 레이스는 단순히 내가 육성한 캐릭터들의 쓸만함을 재는 척도일 뿐이였다.

그러던 중 지난달 22일 우마무스메의 종결 PVP 콘텐츠이자 막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대회인 챔피언스 미팅 공지가 떴고, 공식적인 일정이 이번달 12일 시작됐다. 기자는 이번 기사를 쓰면서 기분이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했는데, 챔피언스 미팅 직전 업데이트 된 룸매치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 고려했던 역병마 조합. 당연하지만, 쓸 수가 없었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처음에 고려했던 역병마 조합. 당연하지만, 쓸 수가 없었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룸매치 업데이트: 하하 내 3역병마로…어림도 없잖아?

챔피언스 미팅이 시작되기 전, 우마무스메는 5일 경기장을 커스텀하여 다른 유저들과 즐길 수 있는 룸매치를 업데이트 했다. 이에 유저들은 며칠 남지 않은 첫번째 챔피언스 미팅인 ‘타우러스 배’와 유사한 환경인 ‘일본 더비(중거리 2400M)/경기장: 도쿄/계절: 봄/마장 상태: 양호/코스라인: 좌회전/참여 인원: 9명(유저 3인)’ 등을 설정해 연습에 나섰다. 필자 역시 그동안 육성한 캐릭터들이 어디까지 통할 지 기대하면서 룸매치를 시작했다. 

필자가 타우러스 배를 위해 준비한 카드는 디버프 스킬을 잔뜩 배운 우마무스메, 소위 ‘역병마’를 3명 준비하여 상대의 스퍼트를 견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준비한 캐릭터는 대표적인 역병마이자 선입마인 ‘나이스 네이처(이하 네이처)’와 ‘아그네스 타키온(이하 타키온)’, ‘그라스 원더(이하 그라스)’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네이처가 상대방 캐릭터의 속도를 줄이고, 타키온과 그라스가 원더가 디버프 스킬이 속박·독점력 등 1개씩인 대신 가속기와 회복기를 많이 붙여 막판 역전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이는 약간 어쩔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 지난달 업데이트 되었던 서포트 카드 ‘키타산 블랙: 다가오는 열기에 떠밀려(이하 키타산 블랙)’ 픽업 뽑기에서 다수의 서포트 카드를 확보했지만, 어째서인지 키타산 블랙 이외에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한계 돌파된 카드들이 대부분 지능, 그중에서도 다수의 디버프 스킬을 차용한 카드들이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친구 카테고리의 서포트 카드인 ‘키류인 아오이: 함께 같은 길을!’도 최종까지 한계 돌파가 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택지가 역병마로 모여지게 됐다. 

그러나  몇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었다. 제대로 속도를 받은 도주마는 전혀 견제가 안되었다는 점과 아무리 속도와 스퍼트 타이밍 늦춰도 잘 키운 추입마 ‘골드 쉽’의 스퍼트는 막아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전반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했고, 캐릭터를 새로 육성하기로 챔피언스 미팅 등록 기간 직전인 7일부터 캐릭터 육성을 다시 시작했다. B랭크 이하의 캐릭터만 출전할 수 있는 오픈 리그로 넘어갈까도 생각했지만, 어떻게 육성하든 이미 최소 B+을 넘기는 상태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육성에 매진하기로 했다. 

타우러스배 최종엔트리. 이때까지만 해도 '난 망했어' 상태였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타우러스배 최종엔트리. 이때까지만 해도 '난 망했어' 상태였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타우러스 배 등록기간: 여기 아직 덜키웠어요!!

상황은 급박했다. 3역병마 전략이 안된다면 네이처는 유지하되 추입마인 골드 쉽과 함께 선행·도주마 중 1명을 키워야만 했는데, 추천 캐릭터였던 ‘마루젠스키’와 ‘심볼리 루돌프’는 가지고 있지도 않았으며 ‘오구리 캡’과 ‘사일런스 스즈카’는 키타산 블랙 다음으로 중요한 서포트 카드인 ‘슈퍼 크릭: 한알의 평온’은 나도 친구들도 한계 돌파가 전혀 안되어 있었기 때문에 써먹을 수가 없었다. 나머지 중장거리 도주·선행마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기자의 선택은 골드 쉽과 타키온으로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스태미나 회복 스킬을 가지고 있는 캐릭으로, 골드 쉽의 경우에는 추입 각질에 맞는 ‘하굣길의 스페셜리스트’와 ‘후방 대기’가 있었고 타키온의 경우에는 ‘U=MA₂’와 ‘레이스 플래너’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타키온의 경우에는 선행이었기 때문에 이벤트 배포 서포트 카드인 ‘스페셜 위크: 저녁 놀은 동경의 색’을 통해 선행마용 회복 스킬인 ‘먹보’를 배울 수 있기도 했다.  

여기에 운좋게도 친구 중 인자 계승용 캐릭터 중 ‘타이키 셔틀’·‘매지로 라이언’을 부모 인자로 가지고 있었던 마루젠스키 캐릭터가 있었으며, 이렇게 되면 타우러스배 필수 가속용 고유 스킬인 ‘홍염 기어/LP1211-M’· ‘렛츠 아나볼릭!’· ‘빅토리 샷!’ 3개를 모두 배울수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또 내가 보유한 인자 중 ‘위닝 티켓’과 ‘오구리 캡’을 가지고 능력치가 스태미나에 올인되어 있는 ‘킹 헤일로’가 있어 운이 좋다면 빠르게 육성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타키온은 약간 모자라지만 쉽게 원하던 능력치와 스킬을 가진 상태로 빠르게 완성이 됐다. 그러나 골드 쉽은 쉽사리 원하는 스텟이 완성되지 않았다. 타우러스 배에서 추입마가 원활하게 사용되려면 능력치가 ‘스피드 1200/스태미나 800/파워 1000/근성 300/지능 300’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야만 했는데, 부모인자 중 마루젠스키 쪽이 파워 쪽 능력치에 올인되어 있는 게 문제였는지 스태미나가 계속 미달인 채로 육성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어느새 타우러스 배가 시작됐다.  

출발부터 3명 다 느리게 스타트. 갸아아악 그러지마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출발부터 3명 다 느리게 스타트. 갸아아악 그러지마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타우러스 배 1라운드: 절망

1라운드는 약 2~3일간 진행된다. 매일 약 4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4번의 기회중에서 3승을 하면 A그룹으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다. 출전 기회는 매일 정오에 리셋됐다.

첫날인 12일에는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친구 인자 5회를 모두 사용해 골드 쉽을 키우고, 그 안에서 가장 좋은 캐릭터가 나오면 경기를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육성을 했으나,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중간에 잠깐 슈퍼크릭을 키워서 스태미나 인자 최대치로 만들고 골드쉽에 계승시킬까 했지만 1~2번만에 될리도 없었다. 결국 첫날은 1승을 거둔 1번의 기회를 제외하고 전 경기 패배했다.

결국 둘째날부터는 그동안 키워온 골드 쉽 중 가장 능력치가 괜찮은 것을 하나 골라 투입하게됐다. 그럼에도 패배는 계속됐다. 1번의 기회 중 5번의 경기를 치르는데, 1번의 승리라도 가능했던 것은 겨우 2승 1번, 1승 3번이었다. A그룹 진출은 실패했고, B그룹에 배정되면서 결과적으로 너무나도 큰 벽을 느끼게 됐다. 

마생사 새옹지마라고, 일단 끝까지 가고 볼일이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마생사 새옹지마라고, 일단 끝까지 가고 볼일이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타우러스 배 2라운드: 구사일생?

그러나 2라운드에 진입하면서 상황이 반전된다. B그룹에 배정됐기 때문에 1승만 해도 최종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게 되지만, 승수가 너무 많은 차이가 났던 것이다. 3승은 기본에, 4승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고, 딱 한번 5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그룹이 달라졌다고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실제로 경기한 유저들을 상대로 캐릭터 능력치 차이가 약간 우세했으나 약간의 우세가 너무나도 큰 결과를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골드 쉽은 1라운드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불침함 출항!-하굣길의 스페셜리스트-렛츠 아나볼릭!-홍염 기어/LP1211-M’로 이어지는 스킬 연계를 자주 발동시켰으며, 중반부터 맨 뒤에서 슬금슬슴 치고올라와 막판 스퍼트로 단숨에 치고 올라오는 추입마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타키온도 1라운드에서는 선행마들 뒤에서 뛰면서 사실상 선입이나 다를 바 없었고 막판에는 존재감마저 옅었는데, 2라운드에서는 다른 선행마를 모두 제치고 시작부터 선두로 나가더니 회복기를 펑펑 발동해서 1위로 들어온다거나, 때로는 초중반 도주마 턱 밑까지 따라 붙어서는 막판 스퍼트에서 제쳐버리고 우승하는 등 골드쉽 못지 않은 활약상을 보였다. 

네이처는 1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2라운드에서도 시작부터 종반까지 ‘견제/긴장/주저/매혹적인 속삭임/사방팔방 째려보기’ 등 디버프 스킬을 아낌없이 상대에게 퍼부었다. 다만 그 스킬이 1라운드에서 뛰는 상대들에게는 그냥 생채기였다면, 2라운드에서는 말 그대로 질병 수준으로 다른 캐릭터들의 속도 저하가 여실히 체감됐다. 

이렇게 기자는 손쉽게 결승 라운드에 진출하게 됐다. 그러나 정말 강한 상대도 존재했고, 그런 상대에게는 여전히 패배했기 때문에 결승 라운드에서 1위를 거머쥔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막판에 겨우 1위를 거머쥐었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막판에 겨우 1위를 거머쥐었다.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타우러스 배 결승: 유종의 미

챔피언스 미팅의 결승 라운드는 단판제다. 즉, 1번의 경주에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긴장되는 마음으로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제일 먼저 달려나간 건 기자의 타키온과 상대의 오구리 캡, 스페셜 위크, 토카이 테이오 등 선행마들이었다. 여기에 네이처 2명, 골드 쉽이 3명으로 승부처는 ‘과연 누구의 골드 쉽이 막판에 더 잘 치고 나오느냐’에 달린 경기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마지막 코너에서의 상황은 유리하게 흘러갔다. 타키온은 1위를 유지하고 있었고 네이처와 골드쉽이 2위,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직후 네이처가 상대의 골드 쉽에게 추월당하면서 4위로 내려가긴 했지만, 동시에 주저 디버프 4종을 모두 발동했기 때문에 할 일은 마친 상황이었다. 이윽고 골드 쉽들은 타키온마저 제치면서 결승점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우리쪽 골드 쉽이 제쳐지나 했지만 상대의 진로를 정확하게 가로막으면서 결국 1위를 차지했다. 역전각을 보던 상대방의 골드쉽은 막판에 스태미나가 떨어졌는지 2~3마신 차로 2위를 차지하고 만다. 

그렇게 기자는 타우러스 배 B그룹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플래티넘 칭호는 얻지 못했지만 육성이 헛되지 않았다는 기쁨과 다음에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제미니배를 대비하며

기대주, 나리타 타이신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기대주, 나리타 타이신 [사진=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캡쳐]

챔피언스 미팅의 본연의 재미는 이러한 긴장속에 과연 내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재미인 것 같다. 기도를 하며 운에 기대고, 그에 맞는 행운이 터져주는 것도 나름의 기쁨이며, 열심히 육성했음에도 마지막에 우승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보면서 ‘다음에는 반드시’라는 열정을 불태우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나 아직 쉴 시간은 아닌 것 같다. 다음 챔피언스 미팅인 ‘제미니 배’가 10월 초로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장거리 경주로, 교토 경기장 특유의 막판 직선 오르막이 관건이 되어 직활강을 비롯한 스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드 쉽은 물론이고, 챔피언스 미팅 단골로 불리는 추입마 ‘나리타 타이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기자는 슈퍼 크릭을 스태미나와 원호의 마에스트로 스킬 인자를 보유한 상태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슈퍼 크릭 서포트 카드가 명함이기 때문에, 나리타이신을 키우려면 필수적으로 슈퍼 크릭을 키워 계승을 시켜야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노력 끝에 8 스태미나 인자에 ‘코너 회복’까지 계승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아직은 갈길이 먼 상황이다. 그래도 곧 육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우마무스메 한국 서버의 중요한 기로로 예상되는 간담회가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카카오게임즈 본사에서 진행된다. 시간을 따지지않는 무제한 간담회이니만큼 어떠한 결과가 나올 지는 알 수 없지만, 부디 이 재미있는 게임에서 유저들이 사라지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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