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사업 분할 시 모회사 주가 하락…사회 문제로 부각
정치권, 모회사 주주들에 신주인수권 부여 방안 등 거론 중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사진=연합뉴스]

최근 상장기업들이 알짜 신사업을 자회사로 물적분할 한 뒤 모회사의 주식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액주주 보호’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대기업들의 물적분할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을 약속하는 등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가 됐다. 

모회사의 알짜 사업부를 가진 신설 자회사를 상장하면 결과적으로 사업가치 중복으로 인한 이른바 ‘지주사 밸류에이션 할인’ 문제가 부각된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사회 문제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LG화학, NHN, SK케미칼, CJENM, 한화솔루션, 포스코 등이 알짜 신사업을 자회사로 떼내 상장시키거나 관련 계획을 밝힌 이후 지주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도미도처럼 번지고 있다.

기업의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면 사업 가치가 중복 카운팅 돼 자회사 상장 이후 기존 모회사가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실제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 LG엔솔 분사 계획 발표 후 주가 떨어져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돼 주식시장에 상장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된 이후인 최근 3개월 간 LG화학 주가는 최고가 86만 4000원에서 최저가 6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20일 오후 기준 68만 80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인 19일 한국투자증권은 LG화학에 대해 4분기 실적 부진과 석유화학 부문 가치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97만원으로 8% 하향 조정했다. 4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이 986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일회성 충당금을 제외하고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114조가 몰렸다[사진=연합뉴스]
LG엔솔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 114조가 몰렸다[사진=연합뉴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 규모의 증거금이 몰렸다. 18일부터 이틀 간 증권사 7곳을 통해 모인 청약 증거금은 114조를 넘어섰다. 이는 작년 4월 SKIET가 기록한 81조원을 30조원 이상 상회한 액수로,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 중이지만 상장 후 지분율은 80%대로 낮아진다. LG화학 측은 엔솔 지분을 70%이상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만일 엔솔이 추가 자금이 필요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할 경우 화학 지분은 더 낮아진다. 

정치권,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 문제 등 거론 중 

정치권에서도 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련의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지난 7일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의원은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은 기존의 상장회사를 나누어 모회사와 신규 유망사업 자회사 체계로 전환하는 물적분할을 통해 대주주는 지배력과 이익을 강화하는 한편 모회사 주식에 투자해 온 소액주주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과 소송에 대한 우려로 물적분할 후 모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경우가 적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물적 분할 시 신주인수권 부여 방안,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설하는 방안,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 우선 공모제 등을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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