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의심하지 않았나?”(피해자) “펀드 명세서 등 서류만 점검했다.”(NH투자증권) “그게 말이 되느냐? 천문학적인 돈이 모였는데 한두 군데만 확인했더라도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니냐?”(피해자) “그건 안했다.”(NH투자증권)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피해자들이 화났다. 피해자 모임 대표단은 3일 “한국 최고 펀드 판매사라는 NH투자증권이 펀드 자산을 실제로 조사하지도 않았다”며 혀를 찼다. 옵티머스 펀드를 유독 많이 판매했던 NH투자증권에서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결정했던 임원과 간부는 2일 피해자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펀드 자산을 서류로만 확인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달 18일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인 채 부동산 개발권이나 비상장회사 회사채에 돈을 빼돌린 탓이다. NH투자증권은 5천억원대 옵티머스 펀드 가운데 4,528억원(약 88%)이나 팔았다. 피해자들은 “채권팀에서 일했던 임원과 간부가 어떻게 수천억원대 펀드를 판매하면서 채권 관리를 이렇게 대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펀드 출시 초기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시점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수천억원대 펀드를 판매하면서 매출채권을 단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다른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에게 원금 70%를 선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소비자보호위원회에서 옵티머스 사건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객 사정을 고려해 고객 94명에게 원금 7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른 시일 안에 지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