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크리에이터 25·26호’ 등 약 400억 규모 만기 요청
23일·26일 만기 예정인 펀드 역시 환매 미지수…연장 규모 700억 관측
업계 “속히 펀드 정상 상환될 수 있도록 자원 동원” 대책 마련 분주
‘제2 라임 사태’ 우려까지… 금투업계 “아직 사태 파악 안 돼 예측 어렵다”

사모펀드에서 만기가 무기한 연장되는 사태가 또다시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약 400억원 규모로 환매를 중단해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더욱이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가 있어 추가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환매중단은 지난 ‘라임 사태’ 당시와 흡사한 부분이 있어 ‘펀드 대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펀드 정상 상환 마련에 나선 상태로 “사태 파악 전까진 추이 흐름 예상이 어렵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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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억원 규모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

금융투자업계는 23일과 26일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의 만기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6개월 단위로 펀드를 설정했는데 트러스트전문투자형 제4호와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7·28호가 설정한 지 6개월이 되어 가기 때문이다. 트러스트전문투자형 제4호 등은 각각 100억원대 규모로 전체 규모는 300억원이 훌쩍 넘는다고 알려졌다.  

만기로 예상되는 펀드에 대한 환매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17일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에 펀드 만기 연장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25·26호’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헤르메스 1호’ 167억원 등 모두 384억원 규모다.

더욱이 당초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와는 다르게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다른 채권이 편입됐다는 위변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우려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투자자에게 지난 18일 “18일 만기가 예정된 해당 펀드의 자산 현황 및 정상적인 상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로부터 상황이 유예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운용사에서 제공해 준 자료에 위변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이에 운용사와 신탁은행을 통해 펀드의 실제 자산 편입 내역을 재차 확인한 결과 이전에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사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대신 부실 사모사채를 인수한 뒤 ‘펀드 돌려막기’로 자금을 빼돌려 기존 투자자에게 3000억원가량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는 상태다.

트러스트전문투자형 제4호와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7·28호까지 환매중단이 이뤄지면 연장되는 규모는 총 700억 원이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앞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다른 펀드도 중단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규모는 4월 말 설정 잔액 기준 5565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4778억원으로 펀드판매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한국투자증권(577억 원)과 케이프투자증권(146억원)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판매사들은 펀드 정상 상환을 위한 대책 마련 등 비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투 관계자는 “애초 투자자 요청에 의해서 신탁자산 확인하는 과정에서의 서류는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갑자기 18일 만기를 앞두고 우리 쪽에 (운용사가) 환매 유예 요청을 했고 이후 편입 자산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실사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편입한 자산 규모나 자산 가치 등에 대한 분석과 회수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며 “판매사로서 펀드가 정상 상환될 수 있도록 가동 자원을 총동원해 문제 해결에 책임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각 판매사하고 협의를 해서 (펀드 상환 대책 마련을) 진행 중에 있고 자산 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방안 내용에 있어선 “이미 나왔을 텐데 회사에서도 현재 아직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검사 인력을 보내 환매 중단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우선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펀드 환매중단 사유와 더불어 자산 편입 내역 위·변조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안이 위조와 관련된 만큼 이후 검찰까지 개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전해지고 있다. 만일 최종적으로 사기 혐의가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계약 자체 취소가 가능해 손실금액은 대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 악몽’ 재현되나…업계 “아직 예측 안 돼”

현재 이번 환매중단이 ‘라임 사태’ 당시의 초기 양상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일각에선 ‘제2 라임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금성이 낮은 폐쇄형 펀드 상품을 통해 투자자와 판매사를 속였다는 점이 흡사한 것이다. 다만 라임 때와는 달리 타 금융투자사와의 공모 여부까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기에 향후 양상에 대해선 예단이 조심스럽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단하기가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업계가 현재 어떤 자산이 어떻게 편입이 됐는지에 대한 과정과 현황에 대해 파악 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상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판매사가) 자산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는 기업이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낸다. 기대 수익률은 연 3% 안팎으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펀드 자산의 95% 이상이 정부 산하기관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점 등 높은 안정성 때문에 다수 투자자를 끌어모아 8000억원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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