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담합 적발 후 지속적 가격 인상
원유값 인상 불가피 주장…인상률보다 2배 이상 더 ↑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앞서 식품을 가지고 소비자 먹거리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기업들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매년 아이스크림 가격 상승은 최근 소비자들의 또 다른 스트레스다. 과연 아이스크림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의 가격이 맞을까?

현재 국내 원유 가격의 인상으로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은 가격에는 왜 더 높은 인상률이 적용되는 것인가?

쿠앤크, 비비빅, 메로나, 요맘때, 메로나 등으로 유명한 빙그레가 최근 국산 원유값 인상 이유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하는 소비자 우롱 지적으로 빗발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빙그레가 아이스크림 과거 가격 인상 논란과 관련해 되짚어 보기로 했다.

국내 원유 사용…인상률보다 2배  이상 더 ↑

한국소비자협의회에 따르면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가공식품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사진=한국소비자협의회]
한국소비자협의회에 따르면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가공식품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사진=한국소비자협의회]

한국소비자협의회에 따르면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가공식품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9월 메로나를 17.2% 인상했다. 이들 빙과업계는 매년 가격을 10% 이상씩 올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배경의 공통점은 원유가 인상이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원유 가격 상승을 근거로 단행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이 타당한 것인지 분석했다.

협의회 측은 자료를 통해 “빙과업계는 매년 가격을 10% 이상씩 올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배경의 공통점은 원유가 인상이다”며 “국내 원유 가격은 지난해 1월 947원이었고 이후 10월에는 999원으로 5.5% 인상됐다”고 밝혔다.

국내 원유 가격은 지난 2023년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됐다. 최근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하지만 본 협의회가 빙과업체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던 지난 2월의 아이스크림 가격을 분석해 본 결과, 빙그레의 투게더 바닐라맛(900ml)는 14.7%, 메로나는 2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대비 지난 2월 원유 가격은 5.2%만 상승한 상황이었으며, 원유 가격 상승에 비해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협의회 측 설명이다.

빙과업체 4년간 가격 담합 적발 후 지속 상승세

국내 원유 가격은 지난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됐다. 최근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사진=한국소비자협의회]
국내 원유 가격은 지난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됐다. 최근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사진=한국소비자협의회]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4년간 5개 빙과류 제조·판매 사업자·3개 유통사업자의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직후 빙그레는 지난해 소매점과 편의점을 대상으로 3번, 이번에는 소매·편의점 기타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4번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물론 원유가 외에 다른 원부자재가, 인건비 등의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 공통적으로 주장한 국내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이며, 원유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제재 나선 공정위

지난 2021년 11월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를 포함한 타 기업등 빙과류 제조업체 6곳은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등 공정법 위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1년 11월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를 포함한 타 기업등 빙과류 제조업체 6곳은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등 공정법 위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1년 11월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를 포함한 타 기업등 빙과류 제조업체 6곳은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등 공정법 위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 업체들은 지난 2016~19년까지 3년간 대형마트, 편의점 등 아이스크림을 납품하면서 제품 할인율과 가격인상폭을 합의하는 등 가격을 담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서로 거래처를 침범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제각각 영업망을 챙긴 혐의도 포착됐다. 공정위는 해당 업체들의 공정법 위반 혐의를 심의하고 제재 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내 빙과시장 매출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담합이라는 논란이 수면 위로 올랐다. 앞서 빙그레와 타 기업 등 빙과류 제조업체 4곳은 지난 2007년 아이스크림 콘 값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유통사 담합 1300억원 과징금

지난해 2월 국내 아이스크림 빙그레 포함한 타 기업 등 주요 판매업체들이 수년간 아이스크림 판매, 납품 가격을 담합해오다 적발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월 국내 아이스크림 빙그레 포함한 타 기업 등 주요 판매업체들이 수년간 아이스크림 판매, 납품 가격을 담합해오다 적발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월 국내 아이스크림 빙그레 포함한 타 기업 등 주요 판매업체들이 수년간 아이스크림 판매, 납품 가격을 담합해 오다 적발된 바 있다.

이들 담합 행위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됐고 공정위는 이 업체에 1300억 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일부 업체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원회는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과 소매점 거래처 분할 등 담합한 빙그레와 타 기업체 등 5개 판매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법 위반 점수와 과거 전력 등 고려해서 빙그레와 타 기업에 대해 ‘검찰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경쟁사가 거래 중인 소매점을 자신의 거래처로 전환하는 등 영업경쟁을 금지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소매점 지원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공급하는 아이스크림의 납품가격 하락을 간접적으로 방지하는 차원이었다.

특정 사업자가 합의를 어기고 경쟁사가 거래 중인 소매점에 낮은 가격을 제시해 자신의 거래처로 흡수하면 기존 소매점을 경쟁사에게 제공하는 등 보상하기도 했다.

기업이 발주한 아이스크림 구매 입찰에서는 낙찰 순번 정해 돌아가며 납품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지난 2017~19년 사이 타 기업 자동차가 발주한 3차례 구매 입찰에 3개 제조사가 낙찰받아 14억 원 상당의 아이스크림을 납품한 바 있다.

또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7년에도 가격 담합이 적발돼 4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이번에 재차 적발돼 판매시장의 경쟁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다.

아이스크림 비싸진 진짜 이유?

빙과업계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가격 담합으로 논란을 빚어오며 매해 가격 인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빙과업계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가격 담합으로 논란을 빚어오며 매해 가격 인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편의점에 잠시 들러 아이스크림을 살려고 가격표 확인한 소비자는 너무 당황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마트에서 800원에 사 먹던 아이스크림이 금세 1500원이 됐다. 2년도 안 됐는데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에서 빙과류에 묶음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치솟은 빙과제품에 가격 부담은 여전하다. 아울러 빙그레 메로나는 지난해 3월 편의점 유통 기준 메로나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지난 2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일반 소매점에서 800원에 유통됐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어디서나 빙과제품을 접하는 소비자는 거의 절반이 올랐다고 체감할 수밖에 없다.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불안 등의 영향으로 아이스크림의 주재료인 원유, 설탕 등 제반 비용 전반이 올랐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빙그레 타 기업 등 국내 빙과업체 4곳은 지난 2016년부터 4년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을 담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과징금을 부여받아 큰 논란이 됐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1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빙과업계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가격 담합으로 논란을 빚어오며 매해 가격 인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행적이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보장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돈 주고 사 먹는 식품으로 더 이상 농락하거나 장난치는 일이 없어야만 한다. 덮어놓고 올리면 과연 끝이 날까? 기업도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되는 문제다. 기업들은 명심해야 한다. 정직한 제품 생산과 올바른 소통만이 가장 강력한 아군을 만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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