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집중호우·8월 폭염․태풍 등 기상 영향 가격↑
정부, 장바구니 물가 안정 생산·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 추진

상품권으로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품권으로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이번 추석은 장마로 인해 지난해 보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성수품 비용이 많이 뛰었다. 특히 지난 8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2.3% 올랐으며 오징어(지난해 8월 93.20 p, 이달 105.58p)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을 위해 성수품의 공급을 최대규모로 확대하고, 농수축산물 할인지원을 유통업계 할인행사와 연계해 할인 폭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체감물가 완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aT “전통시장 26만 7000원·대형유통업체 34만 원보다 21.4% 저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추석을 2주 앞두고 조사한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0만 3301원으로 전년 대비 4.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6일에 이어 13일을 기준으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의 16개 전통시장과 34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시한 결과다. 업체별로는 전통시장이 26만 7051원·대형유통업체가 33만 9551원으로 21.4%(7만 2500원) 저렴했다.

지난해는 이른 추석·기상악화 영향으로 사과 등 햇과일과 채소류를 포함한 전체 비용이 평년 대비 높게 형성됐으나, 이번에는 9월 말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의 출하량이 늘고 있고 금액 비중이 높은 쇠고기가 최근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로 가격이 낮아 전체 비용의 하락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 대비 품목별 동향을 살펴보면 배의 품종이 조생종 원황에서 당도와 저장성이 좋은 햇신고로 교체되며 가격이 상승했으나, 추석 성수품 출하 물량이 늘어나면서 무·밤·동태·참조기 등의 가격은 하락했다.

최근에는 성수품 공급이 원활한 상황에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유통업체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성수품 물가가 지난해 추석과 비교할 때 안정적이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을 위해 20대 성수품의 공급을 역대 최대규모로 확대하고, 670억 원 규모의 농수축산물 할인지원을 유통업계 할인행사와 연계해 할인 폭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체감물가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월 집중호우·8월 폭염․태풍 등 기상 영향으로 채소류‧과일류 가격이 상승했고, 지난해 산 쌀 민간재고 물량이 감소하면서 쌀 가격이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7월 집중호우·8월 폭염․태풍 등 기상 영향으로 채소류‧과일류 가격이 상승했고, 지난해 산 쌀 민간재고 물량이 감소하면서 쌀 가격이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농식품부, 추석 대비 농축산물 수급안정에 최선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8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2.3% 올랐으며 오징어(지난해 8월 93.20 p, 이달 105.58p)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7월 집중호우·8월 폭염․태풍 등 기상 영향으로 채소류‧과일류 가격이 상승했고, 지난해 산 쌀 민간재고 물량이 감소하면서 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이 있는 9월 농축산물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봄철 저온‧서리 피해가 발생한 사과‧배는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추석 3주 전부터 역대 최대 규모 성수품 공급(14만 9000t)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확대(지난해 403억 원→410억 원)·고령층 등 이용자 편의 제고(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등) △알뜰 소비 정보 제공·원산지 단속 등을 통한 생산·소비자 보호 강화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명태·갈치·고등어·오징어·멸치·전복·김 등 수산물을 최대 30~6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들은 명태·갈치·고등어·오징어·멸치·전복·김 등 수산물을 최대 30~6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수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 차질없이 추진

농협 하나로마트와 함께 수산물의 소비자 물가 안정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오는 28일까지 ‘수산물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 소비자들은 명태·갈치·고등어·오징어·멸치·전복·김 등 수산물을 최대 30~6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23일까지는 수도권 대형매장 6개 지점에서는 제철 수산물인 꽃게·새우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반값 할인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 매장은 하나로마트 양재·창동·성남·고양·삼송·동탄점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6개 주요 성수품(고등어·참조기·명태·오징어·갈치·마른멸치)의 정부 공급량은 2787t으로 민간 수요 4147t 대비 67.2% 수준이며, 오는 24일까지 수요에 맞춰 전량을 공급한 후 추가 수요가 있을 경우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6개 주요 성수품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추석 전 3주간 평균 가격 대비 5.6%(가중평균) 낮아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22일 김현태 수산정책관 주재로 주요 마트와 수협중앙회 등과 함께 추석 성수품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정부 비축품 공급·판매 현황과 수산물 할인행사 진행 상황 등을 면밀하게 점검했으며, 수산물 소비 동향과 향후 개선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의 민생안정대책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오는 27일까지 10일간 추석 명절 일일물가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정부의 민생안정대책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오는 27일까지 10일간 추석 명절 일일물가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내 주요 성수품 물가, 우려보단 안정적

aT공사가 지난 12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 16곳·대형마트 8곳·가락시장(가락몰) 등 유통업체 총 25곳에서 36개 주요 성수 품목 가격을 6∼7인 가족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 구매비용은 23만 7381원으로 대형마트(28만 581원)보다 4만 3200원(15.4%) 저렴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통시장 구매비용은 5892원(2.4%)·대형마트 구매비용은 2만 6849원(8.7%) 하락한 것이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지난해에 이른 추석의 영향으로 차례상 차림 비용이 다소 높게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일류(사과·배) △채소류(배추) △수산물(오징어·부세조기) △쌀은 모든 구입처에서 전년보다 가격이 올랐으며, △채소류(애호박·시금치·무·대파) △나물류(고사리·도라지) △축산물(소고기) 가격은 지난 대비 하락했다.

특히 품목별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국산 쇠고기(지난해 8월 109.23p, 이달 102.71p) △떡(지난해 8월 111.15p, 이달 117.15p) △달걀(지난해 8월 136.47p, 이달 131.80p) △사과(지난해 8월 117.77p, 이달 153.68p) △포도(지난해 8월 158.97p, 이달 161.66p)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과일류는 평균 11%·채소류는 13%·축산물은 25%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송편·밀가루·찹쌀산자 등 일부 가공품은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다.

또 가락시장 내 가락몰의 구매비용은 21만 5600원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보다 각 9%·23% 낮았으며, 특히 △임산물(대추·밤) △나물류(고사리) △건어류(북어포) △축산물(달걀·닭고기) 기타 가공식품의 가격이 다른 구입처 대비 저렴했다.

aT는 정부의 성수품 공급 확대 등 물가안정 정책으로 이번 추석 농수축산물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집중호우·고온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과일·채소류의 산지 작황 상태가 좋지 못해 일부 품목은 평년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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