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온 쇼케이스서 시작된 업데이트 지연 불만, 검열 항목 발견으로 확대
주요 유저 커뮤니티 및 크리에이터 비판…트럭 시위 등 집단 행동 예고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CCO, 소통 및 운영으로 한시적 복귀…각종 논란 해명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최고창의성책임자는 4일 저녁 8시 방송을 통해 로스트아크와 관련된 의혹 및 논란에 대해 모두 해명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상=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스마일게이트의 간판 게임이자 글로벌 서비스중인 MMORPG ‘로스트아크’가 최근 커다란 논란의 중심에 놓여졌다 겨우 실마리가 풀리는 모양새다. 이는 갑작스럽게 한국 서버에 적용된 몬스터와 캐릭터 등에 대한 검열 논란 때문으로, 직전 진행됐던 쇼케이스에서 지적받은 문제들과 합쳐져 순식간에 로스트아크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확산됐다.

이에 기존 로스트아크 디렉터로서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최고창의성책임자(이하 CCO)가 새로운 총괄 디렉터가 선임되기 전까지 운영과 이용자 소통업무로 복귀한다. 금강선 CCO는 지난 4일 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유저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선 CCO가 공식 석상에서 유저들과 소통한 것은 지난해 6월 건강 문제로 총괄 디렉터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 알아본다.  

지난달 27일 진행되었던 '2023 로아온 썸머' 쇼케이스과 관련해 여러 부정적인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카멘' 군단장 레이드의 연기 소식은 유저들을 분노시켰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지난달 27일 진행되었던 '2023 로아온 썸머' 쇼케이스과 관련해 여러 부정적인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카멘' 군단장 레이드의 연기 소식은 유저들을 분노시켰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로아온 쇼케이스로 시작된 업데이트 지연에 대한 불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갑작스러운 몬스터·캐릭터의 검열이지만,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진행된 쇼케이스인 ‘2023 로아온 썸머’에서부터 준비 미흡 및 개발진 태도에 대한 논란이 부정적인 의견들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이 날 쇼케이스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것은 엔드 콘텐츠인 ‘카멘’의 연기다. 카멘은 ‘군단장 레이드’의 마지막 순서로, 이미 직전 군단장이었던 ‘일리아칸’이 지난해 하반기에 등장했기 때문에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최소 6개월 이상 새로운 엔드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에 놓여져 있었다. 게다가 카멘은 메인 스토리와 각종 영상을 통해 무수하게 등장하면서 등장을 암시해왔고, 그 기간이 무려 2년 이상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나오겠지?’ 하는 기대감이 쇼케이스 전 유저들 사이에서 감돌았다. 

그러나 막상 쇼케이스에서는 카멘의 출시가 9월로 연기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에 유저들은 불만이 폭발했다. 7~8월은 학생들의 여름방학 및 직장인들의 휴가 시기로, 여러명의 인원이 여러번 죽어가며 패턴을 파악하고 협동해 클리어해야 되는 군단장 레이드의 특성상 9월 출시라는 것은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9월이라는 사실만 공개되었을 뿐, 정확한 출시 일자가 공개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출시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쇼케이스 당시 많았다. 이에 주요 로스트아크 커뮤니티들이 일제히 분노를 터트렸고,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는 크리에이터들로부터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개발진은 하루 뒤 인 6월 28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였으나 여전히 미흡한 라이브 환경 및 발표로 인해 여론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꼴이 되어버렸다. 특히 해당 방송에서 개발진이 오는 7월 20일 출시되는 중국 서버 준비로 여력을 분배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했는데, 이후 검열 논란이 발생하면서 쇼케이스 관련 논란과 합쳐지게 된다. 

외형이 바뀐 몬스터들 중 하나인 '역병군단' 소속 몬스터들. 위가 기존, 아래가 변경된 모습이다. 역병군단은 일리아칸의 수하들로 각종 질병에 걸려 몸이 뒤틀린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나, 업데이트 이후에는 멀쩡한 인간의 모습이 됐었다. 현재는 7월 5일 패치로 모두 기존 형태로 롤백됐다. [사진=로스트아크 인벤]  
외형이 바뀐 몬스터들 중 하나인 '역병군단' 소속 몬스터들. 위가 기존, 아래가 변경된 모습이다. 역병군단은 일리아칸의 수하들로 각종 질병에 걸려 몸이 뒤틀린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나, 업데이트 이후에는 멀쩡한 인간의 모습이 됐었다. 현재는 7월 5일 패치로 모두 기존 형태로 롤백됐다. [사진=로스트아크 인벤]  

갑작스레 외형이 바뀐 몬스터들, 그리고 이어지는 의혹

이러한 상황에서 이틀 뒤인 6월 30일, 로스트아크 인벤에서의 제보를 통해 게임 내 일부 몬스터들의 모델링이 변경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대상이 되는 몬스터는 ‘역병군단’소속의 일부 몬스터들과, ‘일리아칸’·‘비아키스’ 레이드에 등장하는 일부 몬스터 등이다. 해당 몬스터들은 기존에는 인간이 언데드화 혹은 변이된 모습이었으나 수정 이후에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경되었으며 일부는 명칭까지 변경됐다. 

당시 유저들은 이같은 변경이 중국 정부의 문화검열 중 해골 관련 항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중국에서 출시되는 게임에서는 배경 관련 항목 중 건축물이나 주요한 위치에 해골·시체 등의 이미지가 들어가는 것을 금지되며, 스토리상 중요하다면 해골 NPC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나 몬스터인 경우에도 금지하고 있다. 또 몬스터의 디자인 상 뼈가 보이면 안된다는 항목도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의 검열이 한국에 적용되었다는 것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심각한 반발을 불러왔다. 주요 로스트아크 커뮤니티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일각에서는 성명문을 제작하고 트럭시위를 준비하는 등 집단행동으로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앞서 로아온 쇼케이스에서 공개됐던 내용 일부도 검열됐다는 의혹이 떠올랐다. 해당 의혹은 신규 클래스인 ‘소울이터’가 최초 공개와 다르게 노출이 줄어든 바디슈트형 복장으로 변경되었고, 업데이트를 예고했었던 박쥐 모양의 가디언인 베스칼 역시 선홍색의 유혈 표현이 사라져 의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다음날인 7월 1일에는 게임 내 ‘애니츠’ 지역에 놓여진 북에 새겨진 삼족오 문양이 발견되었으며, 로스트아크의 중국 서버 출시를 위해 대만 서버 출시를 취소하고 거액의 위약금까지 물어주었다는 의혹들이 계속 꼬리를 물면서 로스트아크에서 이탈하는 유저들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금강선 CCO는 방송에서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슈들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해명하고 사과했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채널]
금강선 CCO는 방송에서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슈들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해명하고 사과했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채널]

금강선 COO가 밝힌 해명과 사과

이에 금강선 COO는 긴급 방송을 통해 “게임의 현지화가 국내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가 선임되기 전까지 CCO 직을 잠시 내려놓고 디렉터로 돌아와 이용자와의 소통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선 COO는 변경된 몬스터의 외형에 대해 “총 16종의 외형이 잘못 적용됐다”면서 “게임 업데이트 과정에서 해외 서버에 적용항 내용이 실수로 국내 서버에 적용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소울이터의 복장이 변경된 데 대해서는 “여러 버전의 의상을 준비한 것이다”면서 “현지 퍼블리셔의 요청 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스칼의 경우는 타 게임의 비슷한 몬스터와의 구도가 비슷했고, 이로인한 논란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금강선 COO는 애니츠 지역에 적용된 삼족오 문양관련 논란에 대해 “자체적으로 내사를 진행했고, 해당 리소스가 2014년에 애니츠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졌음을 확인했다. 또한 애니츠가 최초로 업데이트 될 때 해당 리소스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리소스를 제작한 원화가는 이미 퇴사한 상태라 문양을 추가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중국 서버 출시 준비로 인한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의 지연과 관련해서는 “중국 퍼블리셔의 요청이 많았다”면서 “그래픽실 소속의 11% 가량의 인력이 차출됐다”고 밝혔다. 또 ‘카멘’ 군단장 레이드의 출시 연기에 대해서는 “2관문과 4관문의 설계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전했으며, 알려진 것과 다르게 중국 서버로 인해 연기되고 있는 것은 신규 아바타의 출시뿐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금강선 CCO는 “모든 변경사항(몬스터 외형변경 등)은 롤백될 것이며, 유저들의 의구심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기에 현지화 작업이 상시 진행되는 작업은 아니지만 해당하는 인원만큼 인력을 충원할 것이다”면서 “소통 방송을 통해 충원이 전부 진행되면 결과를 전달할 것임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향후 문화재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기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한편, “(현재 공석인) 총괄 디렉터를 오는 11월 로스트아크 5주년 때까지 선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로아온 쇼케이스 이후 긴급방송에 출연한 (왼쪽부터)김상복 수석팀장, 전재하 수석팀장, 이병탁 수석팀장. 해당 방송 이후 검열 관련 의혹이 발생하면서 안타깝게도 방송에서 밝힌 해명과 운영, 수습을 위한 노력은 무위가 되고 말았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지난달 28일 로아온 쇼케이스 이후 긴급방송에 출연한 (왼쪽부터)김상복 수석팀장, 전재하 수석팀장, 이병탁 수석팀장. 해당 방송 이후 검열 관련 의혹이 발생하면서 안타깝게도 방송에서 밝힌 해명과 운영, 수습을 위한 노력은 무위가 되고 말았다. [사진=로스트아크 공식 유튜브] 

반전된 여론, 그리고 앞에 놓인 숙제

현재 유저들은 방송이후 분위기가 반전되어 ‘일단 기다려보자’라는 의견이 대세다. 이는 핵심이었던 로아온 쇼케이스에 대한 불만 사항과 검열 관련 의혹을 하나하나 되짚으면서 해명과 설명이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유저들은 금강선 CCO가 쌓아온 이미지와 그간의 책임감 있었던 행보, 업데이트 하겠다고 한 것은 모두 진행해올 정도의 약속 이행률이 이러한 여론의 반전을 이끌었다고 호평했다. 

일부 유저들은 이에 대해 “금강선 CCO가 복귀해 후임 디렉터 취임 전까지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고, 콘텐츠에 대한 불만도 이해하고 있으니 중국 서버 관련 논란은 ‘일단 여기까지’라는 의식이 유저들 사이에서 돈 것 같다. 애초에 이번 검열 논란의 본질은 유저들이 게임 운영의 정상화를 바라던 상황에서 덤으로 얹어진 것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방송에서는 생각치도 못한 소식도 있었다. 금강선 CCO는 앞으로 가디언 토벌의 주간화와 함께 콘텐츠에 관련한 전반적인 것들을 모두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방송중  ▲카제로스 레이드와 군단장 레이드 리메이크 ▲남자 인파이터 ▲원정대 6회 제한 재검토  ▲가디언 토벌 주 3회로 변경 ▲3차 각성 ▲보정 콘텐츠에 대한 개편 등 유저들이 정말 궁금해하던 사항들을 언급했다. 또 이벤트 진행방식의 변경 등 로스트아크의 변화를 확신을 갖고 이야기 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개발팀에게는 여러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중 유저들 사이에서는 ‘과연 스마일게이트가 금강선을 대체할만한 후임 디렉터를 찾아올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금강선 CCO가 지난해 디렉터를 그만두었을 때도 결국 후임을 못찾아서 수석 팀장 3인 체제로 갔었는데, 11월까지라는 짧은 시간에 가능할까’라는 우려와 기대가 뒤섞여 있는 탓이다.

여기에 수석 팀장 체제에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해 금강선 CCO가 다시 돌아오게 된 만큼 로스트아크의 서비스를 오랫동안 이어나갈 수 있는 운영·개발팀 체제의 구성이나 구조 변화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진지하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유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방송에서 언급했던 개발관련 항목의 이행, 이미 이탈해버리거나 로스트아크에 관심이 사그라든 유저들을 붙잡을 콘텐츠와 퀄리티를 준비해야한다는 숙제가 스마일게이트 앞에 놓이게 됐다.  

한편 금강선 CCO가 출연했던 공식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동시 시청자 수 8만 명·기타 유튜브 중계 동시 시청자 수 5만 5000명·트위치 중계 동시 시청자 수 약 21만 명, 아프리카TV 중계 동시 시청자 수 2만 명을 달성하며 통합 동시 시청자 수 약 37만 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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