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여건 변화 금융부담 가중…“취약계층 전가 바람직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이후 중·저신용자 대상 카드·캐피털사 신용대출이 2/3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여신금융협회의 중금리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드·캐피털사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8753억원으로 3분기(2조 8662억원) 대비 1조 9909억원(-69%) 줄었다. 금융당국은 여신업계에 서민금융창구 역할을 유념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22년 1분기 2조 1100억원, 2분기 3조 6549억원 등 1∼3분기 중 2조∼3조원대 중저금리 신용대출액을 유지하다가 4분기 들어 1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여신업계에서는 작년 4분기 대출금리 급등이 중금리대출 급감의 주된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로 인정되는 금리 상한은 고시금리로 고정돼 있는데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다 보니 자연히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신 규모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카드·캐피털사의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고, 일부 캐피털사의 경우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제2금융권의 중저신용자 대출이 줄어들자 금융당국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민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을 지속해줄 것을 여신업계에 당부했다.
지난 16일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에서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시중금리 상승으로 취약·서민계층 금융부담이 가중되고 금융 접근성이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 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위험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