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누적 이익 약 14조원…금리 인상 효과 누린 금융가
금리 상승기, 대출이 예금보다 금리 인상 속도 빨라 예대마진 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신음하는 서민들은 부담만 가중
신한·KB “이익 증가분 사회환원, 충당금 적립에 사용할 방침”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의 이자 수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커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만 혜택을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향후 기준금리가 더 인상되면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거둔 누적 당기순이익은 13조 8544억원에 이르렀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금융지주 4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4조 3154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KB금융 역시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순이익 4조 279억원을 남겼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각각 2조 8494억원과 2조 6617억원으로 역시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특히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까지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각각 4조 193억원, 2조 5879억원을 경신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게 됐다.
연이은 금리 인상로 극대화된 ‘이자수익’
4대 금융지주의 사상 최대 실적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3분기 이자수익은 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연 0.5%에서 시작해 1년 2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여덟 차례에 걸쳐 인상에 나서 3.0%까지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레를 타 대출금리도 인상을 하면서 이자도 가파르게 올랐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대출금리보다 더디기 때문에 예대 마진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한금융 3분기 순이자이익 2조 7160억원은 전 분기, 작년 3분기와 비교해 각각 2.7%, 17.8% 많았다. KB금융 3분기 순이자이익 2조 8974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19.4% 늘었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까지 이자이익은 6조 4872억원으로 작년 동기 5조 4323억원보다 19.4% 늘었고 우리금융 이자이익 역시 6조 3466억원에 이르렀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만 높아져도 주요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은 0.03∼0.05%p 오르고 이자 이익도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분기 NIM을 살펴보면 KB금융과 KB국민은행 NIM은 각각 1.98%와 1.76%로 올해 2분기 1.96%, 1.73% 대비 0.02%p와 0.03%p 많았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신한은행 NIM도 0.02%p와 0.05%p 늘은 2.00%와 1.68%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3분기 NIM은 1.82%로 2분기 1.80%보다 0.02%p 상승했고 하나은행 3분기 NIM은 1.62%로 전분기 1.59%보다 0.0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3분기 NIM은 각각 전분기 1.86%와 1.62%로 올해 2분기 1.83%, 1.58%대비 0.03%p와 0.04%p 많았다.
지주들 “수익 환원·충당금 적립 예정”
한편, 누적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금융지주 업계는 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수익을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금리 상승기에는 금융사들의 수익 상승이 당연히 따라올 수 밖에 없다”며 “늘어나는 이자이익에 대해서 이를 어떻게 환원을 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고 충당금도 계속 쌓아야 된다”고 응답했다.
충당금은 차후 지출할 것이 확실한 특정비용에 대비하여 미리 그 이전에 각 기간 대차대조표 부채항목에 미리 계상하는 금액을 일컫는다.
KB 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지주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핵심 비즈니스인 IB와 자본시장 부문 실적 개선에 노력했고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손익변동성을 최소화하며 실적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단순히 이자수익 일변도를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코로나19 특례운용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실질적 연착률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예수금 뿐만 아니라 차입이나 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도 시스템에 따라 적용된다. 대출할 때도 연동된 금리, 기준금리 인상 효과, 만기구조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주마다 이자 수익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