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자기주식 0.1122주 2508원 배당
SK이노베이션[096770]이 주주들에게 보통주·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11주를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는 지난 해 자회사인 SK온을 물적분할 한 뒤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2021년도 기말 현물 배당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향후 3년간 이뤄질 대규모 투자를 고려해 자기 주식을 활용한 현물 배당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자기주식 0.011주를 배당하고 우선주에는 50원의 현금 배당도 한다.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0.011주는 2508원이며 배당 성향은 약 69%다.
SK이노베이션은 기말 배당분은 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주주들의 주식 계좌에 입고한다는 계획이다. 현물 배당 후 단주 등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현금 지급액은 정기 주총 전일 종가로 계산할 예정이다.
SK온, 프리IPO로 투자금 유치 나서
SK온의 투자유치 주관사인 JP모건과 도이치뱅크는 지난 7일 오후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무리했다. 칼라일그룹과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 자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프리IPO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SK온을 설립하며 배터리사업 물적 분할을 완료했다. SK온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BaaS·Battery as a Service),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수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을 만들고 그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물적 분할은 △사업의 전문성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 △특정사업 투자 가능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 상장기업의 자회사 물적 분할 문제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주식 시장에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도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한편, SK 배터리는 올해 세계 생산량 5위를 달성했고 수주 잔액은 1TWh 이상으로 글로벌 3위다. SK 측은 효율적 자금 조달을 위해 분할을 통한 자회사 설립이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020년에는 적자 시현으로 배당을 건너뛰었으나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됐다”며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물적분할로 주가가 하락한 데 따른 주주 가치 제고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