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공장 건설 등 아세안 시장 공략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와 반도체 도입 예정
미래 모빌리티를 주도하는 2025 전략 일환

국내 제조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협력이 나올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협력이 나올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LGㆍ삼성 등 제조업계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삼성과 현대, LG가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이룰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LG그룹 구광모 회장을 만났다. 오창공장은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성능을 책임지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유럽의 환경정책등과 맞물려 디젤 자동차들이 규제를 당하고 각 국가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덕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수요가 많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이 3년 이내로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 제조 회사들은 전기자동차 생산에 지장이 없게 하려고 배터리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측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한편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고 품질의 배터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하여 이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은 지난 1월 배터리 제작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에 현대차는 LG 화학과 배터리 스타트업을 공동 발굴하고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에도 LG전자가 개발한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 배터리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하고 있다. 또한 아세안 시장을 겨냥해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델타마스 공단 공장 근처에 배터리를 만드는 공장을 세우고 생산거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1990년대 이후 관계가 소원했던 삼성과도 손을 잡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5월 14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회동을 가지고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가 아닌 2025년 이후 상용화가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 리튬 배터리의 3분의 1 가격)를 개발의 선두를 달리고 있어 추후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행보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를 위해 <2025 전략>을 내세워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두 방향성으로 성장방향성을 잡고 기존 사업 구조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당장은 기존 내연기관의 완성차를 바탕으로 유지하면서 전기자동차ㆍ수소전기자동차ㆍ플랫폼 기반 서비스 신사업 본격화 등의 차세대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전략은 핵심 부품의 IT화와 신기술이 접목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의 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선결과제가 남아있어 현대자동차가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을 진행하는 이유가 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22일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회동에 대해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며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곧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함께 최고 품질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현대자동차와 같은 그룹인 기아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플랫폼인 E-GMP용 배터리 공급사에 선정되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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