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 기자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배우이자 가수 설리가 꽃다운 나이 25살이라는 나이에 일년 중 가장 따뜻한 바람이 부는 10월에 세상과의 작별을 고했다. 설리의 자살에는 악플로 인한 우울증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본 기자는 TV를 즐겨보지 않는다. 하지만 설리의 죽음 소식을 들은 이후 그녀가 나온 악플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을 찾아봤다. 그녀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그녀는 악성댓글을 다는 누리꾼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했으며, 인정 하는 부분도 있다며 오히려 그들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그런 모습을 오히려 더 신랄하게 비판했다.

도대체 설리는 왜 악플에 시달리게 된걸까.

기자의 추측이 맞다면 설리가 SNS를 통해 올린 '노브라'사진 부터 일 것이다. 이 후 설리가 어떤 사진을 올릴때마다 네티즌들은 흥분에 가득차 갑론을박을 '자기네 끼리' 펼치곤 했다.

그녀의 게시물에 달린 악플의 대부분은 온갖 여혐과 페미니즘에 대한 글들이었다. 본 기자는 그녀의 악플을 확인하다가 화가 치밀어 올라 차마 다 읽어 볼수가 없었다.

설리는 개인의 취미와 생각과 취향을 본인이 기록할 수 있는 권한과 권리가 있다. 오히려 우리가 그녀의 게시글과 기록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권한과 권리가 없다. 도대체 인터넷 속 국민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 것인가.

실례로, '페미니즘의 서적'으로 불리는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그것을 SNS에 인증했다는 이유 만으로 악플러들의 공격이 대상이 되자 게시물을 삭제한 수많은 여자 배우, 가수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

하지만 그녀들과 설리는 달랐다. 노브라에 대한 사진에 온갖 악플이 달렸지만 그녀는 방송을 통해 브래지어는 악세서리 일 뿐, 어울리지 않으면 안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있는 그녀의 입장을 당당하게 피력했다.

새삼 이제와서 과거 그녀의 소신있는 발언과 당당한 행동들이 그녀의 죽음 이후에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으로 불리고 있다.

기가 찬다. 죽음과 맞바꾼 우상이라니.

노브라로 인해 어떤 이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일베충, 여혐, 남혐 등의 자극적인 단어와 문장들이 난무하는 인터넷 속의 대한민국 현실이 안타깝고 한심하다. 유연하지 못하고 아직도 머물러 있는 국민들의 인식들도 다시 한번 안타깝다.

국민 스스로가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고 스스로 매너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 인터넷 속 각 개인의 취향을 인정하고 돌이켜 볼 수 있는 인식을 갖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가을 처럼 싱그러웠던 설리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가사를 하나 읊어 보고 본 기사를 마무리 하고 싶다.

#미안해 하지말아요. 그대가 잘못한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되겠죠. 꿈은 여기까지죠. 그 동안 행복했어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헤어지기엔 아름답죠 그렇죠. 괜찮아 울지 말아요. 우리가 잘못한게 아녜요.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말 따윈 믿지 마요. (이은미 '녹턴' 중)

안녕,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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