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악재 극복하긴 역부족”…중·장기 관점에선 '중립적' 평가도

[소비자경제신문=박소희 기자] 올해 하반기 시행될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정책이 그간 대외 악재로 부진했던 국내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선 해당 조치가 단기적으로 내수를 끌어올려 주가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G2 무역 갈등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은 아닐 것이며 중·장기적 효과가 나타나진 못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 18일 정부는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과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을 통해 승용차 개소세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경차를 제외한 승용자동차, 이륜자동차, 캠핑용 자동차 등의 개별소비세는 연말까지 현행 5.0%에서 3.5%의 탄력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8월까지 시행령 개정으로 하반기에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증시에선 즉각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기아차(000270)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3만1600원)보다 550원(1.74%) 오른 3만2150원에 거래되며 하루 만에 반등했다. 현대차(005380, 0.81%) 역시 오름세이며 현대모비스(012330, 0.23%), 현대위아(011210, 0.12%) 등도 상승세다.

증권가에선 개소세 인하 정책이 자동차 내수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내수 자동차 시장은 연초 이후 지속해서 부진한 수치를 이어오고 있으며 연중 누적 수익률(YTD) 기준 증가율이 -0.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지웅 연구원은 "개소세가 적용되면 약 3000만원 차량 구매 시 약 50만원가량의 가격 인하 인센티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도 "관세 이슈가 계속되고 있는 선진 시장과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이 높은 신흥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개소세 인하를 통한 내수 활성화는 긍정적"이라며 "수출 물량이 내수로 일부 이전되며 국내 공장 가동률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자동차는 소매 판매의 11.7%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개소세 인하 정책을 시행했을 당시 직전 11개월 대비 10% 내수 증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회복에 완성차 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 기아차 등은 신차 효과와 맞물려 판매 증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투싼 페이스리프트(F/L) 모델이 이달 말에 출시될 예정이며 오는 4분기 대형 SUV 출시도 예정돼 있다. 기아차 역시 오는 3분기 스포티지 F/L이 출시될 예정이다.

유 연구원은 "최근 3년 평균 연결 영업이익에서 내수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3%, 45% 수준"이라며 "특히 기아차는 해외 판매 비중이 적어 내수 이익 기여도가 높다"고 짚었다.

국내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이 내수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무역 갈등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에 편중된 구조란 점에서 해당 이슈를 극복할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G2 무역 갈등은 그간 자동차 업종의 실적 및 주가가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현대차의 경우 노사 갈등 문제까지 얽혀 투자심리가 특히 부진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소세 인하 정책은 내수 시장엔 긍정적일 것이나 G2 시장 악재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 대해선 "전년도 큰 폭의 할인 판매에 대한 후유증으로 신차 출시에도 소매 판매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도 "오는 8월 이후 마케팅 강화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내수 진작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 연구원은 "개소세 인하 종료 이후 통상적으로 선수요 발생에 따라 판매가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관점에선 중립적 이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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