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의원, “설계비에서 공사비 산출까지 전 과정 주먹구구식”

▲ 고리 3,4호기. (출처=고리원자력본부)

[소비자경제=이동윤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원전 해안방벽 증축공사를 92억원에 발주하면서 설계비로만 35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공사는 신고리원자력 3,4호기 공사와 별개의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분리발주하지 않고 신고리원전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추가발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23일 “한수원은 2011년 10월 설계사인 한국전력기술(주)로부터 공사비를 92억원으로 산출한 해안방벽 설계서를 제출받으면서 용역비로 35억원을 책정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한수원과 한전기술(주) 간 수발신 공문에 따르면, 한전기술(주)은 해안방벽 증축공사 설계용역비로 35억 2천만원을 청구하고, 한수원은 추후 정산하겠다고 회신했다.

정 의원은 “한수원은 당시 ‘개략적인 설계’를 기준으로 공사비를 92억원으로 산출해 공사에 들어가면서 불과 1년뒤 준공과 더불어 현대건설로부터 공사비를 164억원으로 산출한 준공내역서를 제출받았다”면서 “한수원이 밝힌대로라면 한전기술(주)로부터 ‘개략적인 설계’를 제출받으면서 그 설계용역비로 35억원을 책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당초 92억원으로 공사비가 산출됐던 해안방벽 공사는 신고리원전 3,4호기 공사와 별개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설비공사에 추가발주해 최종적으로 164억원에 마무리됐다”며 “설계비에서부터 공사비 산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주먹구구식”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해안방벽 공사비가 당초 대비 78.3% 증가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수원은 “설계사 공사비 산출액 92억원은 공사의 시급성을 감안해 개략적인 설계를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이며, 이후 방수문, 과학화보안설비 등의 설계를 보완해 2012년 3월 150억원으로 최종공사비를 확정했다"며 "따라서 최초대비 공사비 증가율은 150억원 대비 9.3%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명했다.

또 한수원은 고리원전 해안방벽 증축공사와 관련 "고리원전 해안방벽 증축공사는 후쿠시마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대형해일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여유고를 추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공사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설계·시공 기간을 최소화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동윤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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