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다보탑 등 중요문화재 복구방안 전문가 논의 진행

▲ 경주 지진피해 복구 현장. 경주시는 중요 문화재의 경우, '원형보존' 특성상 응급복구 외 직접적인 복구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경주시)

[소비자경제=이동윤 기자] 경주발 지진과 여진으로 ‘경주역사지구’와 ‘석굴암 불국사’ 등 다수의 문화재에 큰 피해에 발생하며 문화재 보존·관리에 적색등이 커졌다. 

21일 문화재청은 지진으로 발생한 경주시와 그 일대의 문화재 피해상황은 현재 97건의 문화재(국가지정 51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46건)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주 지진으로 1995년 12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석굴암 불국사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국보 24호 석굴암 진입로에는 낙석이 떨어져 도로가 파손됐다. 

불국사 내에서는 다보탑(국보 20호) 상층 난간석이 내려 앉았으며, 대웅전(보물 1744호)은 용마루와 담장 일부가 파손됐다. 

고분군 분포지역인 대능원지구에서도 신라오릉(사적 172호)와 재매정(사적 246호)의 담장기와와 벽체가 파손됐고, 신라불교의 정수인 황룡사지구에서는 국보 30호인 분황사 모전석탑의 보광전 벽체와 지붕기와가 훼손됐다. 

불교유적이 몰려 있는 남산지구는 국보 312호 경주 남산 칠불암마애불상군의 지반이 내려 앉았고, 요사체 지붕기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천년왕조의 궁궐터인 월성지구에서는 국보 31호 첨성대가 기존보다 약 2㎝가 기울어지는 ‘변이’가 일어나고 정상부의 우물 모양의 돌 정자석도 모서리 부분이 5㎝ 더 벌어지는 ‘이격’이 발생했다. 

문화재청은 19일 여진으로 인한 첨성대 남측면 정자석이 북쪽으로 3.8cm 이동한 것을 제외하고는 중요 문화재 등의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잇따른 지진으로 문화재 중에서도 목조 건축물의 피해가 집중됐고, 현재 경주와 주변 문화재는 몹시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문화재 자체의 피해 확대 방지와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응급복구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이에 문화재청은 민관이 협력해 지진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를 조기복구해 문화재 보존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21일 영남지역 문화재 피해의 조기수습을 위해 문화재청 소속 직영사업단은 물론 민간단체인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문화재 돌봄사업단, 전통가옥 기동보수단 등 234명을 긴급 투입했다.

문화재청은 19일부터 문화재청 소속 직영사업단 34명을 피해현장에 급파해 피해 우선순위에 따라 응급복구를 실시하고 있다.

문화재 돌봄사업단도 경주지역 문화재 피해현장에 80여명이 집결해 파손된 기와 교체 등 복구작업과 함께 모니터링 등 피해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2개 직종 6,000여명의 고건축 민간 전문가 모임인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는 이번 지진과 태풍 피해를 입은 경주시 내 한옥 긴급복구를 위해 110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거주하여 자력 복구가 어려운 한옥 건축물부터 응급복구를 시작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함께 20일 경주 지역의 피해상황을 점검하며 "향후 민관 협력을 통해 조속히 문화재 피해복구와 지역 주민 생활안정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사전에 문화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중장기적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문화재 복구의 경우, '원형보존'이 원칙이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문화재 특성상 훼손될 우려가 있어 복구가 쉽지 않다"며 "앞으로 있을 지진에 대비한 내진보강을 문화재에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의 연구가 진행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진의 영향으로 기울기와 상부 정자석 변위가 발생한 첨성대에 대한 진단과 정비방안 마련을 위해 구조안전 전문가와 문화재위원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회의를 20일과 21일 양일에 걸쳐 현장에서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지진 발생 전후 정밀계측 결과와 3D 스캔 입체영상 등을 통해 현재 첨성대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진단실시 필요성 여부와 시뮬레이션을 통한 추가 지진에서의 내진성 진단 필요성을 논의했다. 첨성대의 보수정비 여부는 이러한 구조안전 진단 정보를 모두 검토한 후 판단할 예정이다.

또 문화재청은 난간석 접합부가 탈락된 불국사 다보탑은 접합재를 사용해 즉시 보수할 수 있으나, 다보탑의 상태 전반을 확인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최적의 방법을 결정하여 정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윤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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