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섭 기자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바야흐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다. 컴퓨터와 노트북 사용자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이미 옛말이고,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사물과도 소통(IoT)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가 도래했다. 쇼핑 방식 또한 급변했다.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을 현관 앞에서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의 급격한 발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 있다. 자동차가 바로 그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판매 채널로 오프라인 시장을 고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친환경차와 같은 혁신적인 차량이 속속 개발·판매 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자동차 판매 창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는 최근 논란을 빚었던 ‘티몬-재규어’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달 소셜커머스 기업 티몬이 재규어 XE 포트폴리오와 XE 알스포츠 모델 20대를 각각 700만원을 낮춘 4810만원, 4700만원에 할인 판매하겠다고 나서자 불과 3시간 만에 완판 됐다.

그러나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측에서 들고 일어났다. 재규어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본사나 공식 딜러사와 협의된 바 없는 판매 건이며 오직 공식 딜러의 공인된 유통망을 통해서만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티몬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회사들이 유독 온라인 판매에는 인색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들은 브랜드 가치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년간 쌓아 올린 고품격 이미지가 ‘장바구니’에 담기는 것을 원하진 않았을 것이다. 재규어 측도 논란 당시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의 판매 방식이 정체돼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각각의 공식 딜러망을 두고 신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유통 구조에 연계된 이해관계자들의 사정을 따지면 과거부터 이어져온 이 방식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데 자동차업계의 오프라인 판매 고집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로 끝날 공산이 크다. 고객들이 원한다면 업계는 두 귀를 막고 있을 수만은 없는 탓이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판매 방식을 개편하라는 주문은 이미 물밀 듯 쏟아지고 있다. 5000만원에 달하는 수입차 20대가 3시간 만에 모두 판매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이미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고 예약금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GM은 이미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개설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를 시도 하고 있다. 판매 영역을 다양한 활로로 확장한 것이다.

티몬으로 인해 터진 온라인 차량 판매 물꼬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번졌다. 이미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자동차 판매가 이뤄질 것에 대해 이견이 없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이제 대비에 나서야 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판매에 연착륙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해야 할 때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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