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소비자경제 이남경 기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리틀 이건희’로 불려집니다. 카리스마와 추진력, 핵심을 파고드는 성격이 이 회장을 빼닮았기 때문이죠.

이 사장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본 이들은 하나같이 이 시장을 “매우 진취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일에 대한 몰입도와 집중력이 높고 야심도 크다고 합니다.

특히 과감한 사업 추진에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해 10월 홍콩 마카오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미국 면세기업 DFSS도 인수했죠.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이 내달 1일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서류 제출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는 것과 달리 이미 호텔신라는 서울과 제주도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내 면세점 사업에 처음 도전하고 있는 기업과 달리 시내 면세점 선발 주자인 셈이죠.

신라호텔은 크게 면세점 사업과 호텔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호텔 사업이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실적이 그리 좋지 않지만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 때문에 살맛이 난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인관광객이 몰리면서 큰 수혜자가 되고 있습니다.

2008년 오픈한 인천공항 면세점, 2011년 문을 연 김포공항 면세점, 지난해 오픈 한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에서 연 2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발 벗고 나선 것도 바로 신라호텔 면세 사업 성공 때문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이 사장이 2010년 취임후 호텔신라의 외형적 크기는 7배 증가했습니다. 경영에 참여한 첫 해인 2010년의 매출은 4304억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2조908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장이 마음까지 홀가분해 보이진 않습니다.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과 이혼 하고 아버지 이건희 회장은 병석에 오랫동안 누워있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1월 2일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때 이건희 회장을 옆에서 부축했던 이부진 사장이 생각납니다. 당시 아버지와 딸은 신라호텔 로비를 웃으며 다정하게 걸었습니다.

아마도 이 사장은 병석에 있는 이건희 회장에게 “아버지 빨리 일어나세요. 딸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이남경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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