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 물러나
관세 장벽 변수…TF 꾸리고 대응 고심
[소비자경제] 김은경 기자 = 지난해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경제상황 지속으로 국내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설상가상 정치적 불확실성 가중,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이 더해지며 한국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역시 이런 악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각각의 유통기업 수장들은 자신만의 돌파 전략을 마련, 분주히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편집자주>
실질적인 현장 경영 집중
불닭볶음면 흥행으로 삼양식품이 성장 중인 가운데 김정수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양식품 대표와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직을 함께 수행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배우자다. 서울예고와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고 결혼 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왔다. 하지만 삼양식품이 IMF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해 남편 전 전 회장을 도우며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최근 그는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다. 이는 삼양식품 대표직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외 사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충격 대응 등에 공을 들이기 위해서다. 그룹 차원의 운영보다 실질적인 현장 경영에 집중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9월 대표를 맡은 지 1년 7개월 만이다. 다만 김 부회장은 큰아들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와 함께 삼양라운드스퀘어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에는 참여한다.
1분기 영업익 1000억 돌파 전망
삼양식품 실적을 견인하는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이 2012년 처음 선보였다. 혀를 감싸는 강렬한 매운맛으로 ‘K-매운맛’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인의 관심 속 매운맛의 열기는 날로 가열되는 모습이다.
불닭볶음면 열풍으로 삼양식품은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45% 증가한 1조7,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442억 원으로 133% 뛰었다.
또한 올해 1분기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 6월 완공 예정인 밀양2공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 개(원주·익산·밀양1공장)에서 약 24억 개로 증가하게 된다. 밀양2공장은 특히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준공한 것이다.
다만 여타 식품기업과 마찬가지로 삼양식품도 최근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한국 라면 등 수입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밀양2공장은 미주 수출의 거점으로 설계됐지만, 관세 장벽이라는 변수 앞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삼양식품은 내부에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전략적 리더십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삼양식품의 무궁무진한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글로벌 전략을 통해 세계 식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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