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교육 통해 사회 공헌 …우리의 소리 계승 발전시키고자 노력

제12회 정의진 판소리 공개발표회 양암제 수궁가 완창공연 [사진=국악포털 아리랑]
제12회 정의진 판소리 공개발표회 양암제 수궁가 완창공연 [사진=국악포털 아리랑]

[소비자경제=김연주 기자] 정광수제판소리보존회는 故정광수 명창이 살아생전에 옛것을 지키고 잘 가꿔서 후세에 잘 전해줘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던 유지를 받들고 있다.

이에 보존회는 전승교육, 교육 등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우리의 소리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며 앞장서고 있다.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온 정광수제의 소중한 예술의 세계를 작은 것 하나도 잃지 않고 온전히 보존하겠다는 명창의 고집이다.

정광수제판소리보존회에서 정의진 명창, 김청만 고수, 최광수 고수가 참석했다.

정의진 명창은 전남 광주시에서 태어났으며 증조할아버지 정창업 명창, 큰할아버지 정학진 명창, 아버지 정광수 명창의 대를 이은 판소리 명문가의 후예로 가문의 법통소리를 그대로 전수받은 명창이다.

또 지난 2013년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로 인정됐다.

수궁가(水宮歌) 전문(全文)이란 용왕(龍王)이 병이 들자 약에 쓸 토끼의 간을 구하기 위해 자라는 세상에 나와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리고 간다. 그러나 토끼는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살아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이다.

다음은 수궁과의 한 소절을 옮겨보았다.

아니리
정 갑신년 중하지절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할 제, 삼해 용왕을 청래하니 군신빈객이 천승만기였다. 개성연어 구중하고 격금고이명고로다 주육에 잠기여 이삼 일 즐기더니, 남해용왕이 영해천열풍을 복중에 과히 쐬여 졸연득병해 수부조정 문무제신이 황황분급고 주야로 시의치병허되 소문회춘지도하고 난구명의지방이라, 용왕이 하루는 홀로 앉어 자탄을 하시는디.

진양조(웅강하고 침착)
탑상을 탕탕 뚜다리며 신세자탄 울음을 운다.
“천무열풍 좋은 시절 해불양파 태평헌디, 용와이 기세로되 괴이한 병을 얻어 남해수궁 높은 궁궐 벗 없이 누웠은들, 어느 뉘가 날 살 일이요? 의약만세 신농씨와 화타 편작 노월의 그러한 수단 만났으면 나를 구워 허련만은 이제는 하릴없구나. 답답한 나의 회로를 어느 뉘게 하소허리.”
웅장한 용성을 신세자탄 허는구나.

아니리
이렇다 탄실헐제, 하루는 선의돋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디, 이리 내려 오것다.

엇모리(엄·평·우조)
현황 홍문이 궁전을 뒤덮고, 표풍세우가 사면으로 두루더니 선의도사 학창의 떨쳐입고 궁중에 내려와 재배이진왈 “약수삼천리에 해당화 구경과 백운 요지연의 천년 벽도를 얻으랴 가옵다가, 풍편에 듣사오니, 대왕의 병세가 만만위중 타기로 뵈옵고자 왔나이다”

아니리
도사예필 좌정 후에 용왕이 왈, “도사께서는 황탄한 나의 병세 특효지약을 가르쳐 주시옵소서” 도사왈, “우선 맥을 보사이다”

이번 양암제 수궁가 완창공연을 보면서 본 기자는 판소리 관련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차이점이 있다면 TV에서 눈으로 본 판소리는 볼륨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달오름극장을 직접 방문해서 두 눈으로 생생하게 관람을 해보니 TV에서 본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

특히 고수와 소리꾼의 조합은 적절하게 톤 조절을 해서 불편함이 없었으며, 관람객들과의 자연스러운 눈 맞춤까지 편안하게 즐기면서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을 보기 전 판소리 관람은 처음이라 집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소리꾼이 내는 구수한 타령 덕분에 동화책 읽어주시는 느낌과 비슷해서 점점 스며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있었다.

판소리에 이런 구수한 매력이 있었다니 공연이 길었지만 첫 판소리 관람하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오히려 가까워지고 친숙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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